나는 나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어서, 이런 생각도 하고 논다.
루저 님은 올렉 씨와 닮았다.
올렉 씨는 CE와 닮았다.
3단 논법에 의거, 루저 님은 CE와 닮아야 하는데 루저 님은 CE와 안 닮았다. 논리 자체의 오류......라기 보다 각각 닮은 부분이 달라서 그렇겠지만. (~와 닮았다, 가 명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 패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 남은 건 아니다. 강강 2월호와 관련해서 뭘 좀 생각해 봤다. 치명적인 천기누설이니만큼 안 보신 분 패스.
미츠야가 루저 님 인생에 개입하지 않았으면 쟝도 안 죽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루저 님 성격은 원래 좀 그렇게 생겨먹었다. 미츠야의 M 자도 안 보이던 어린 나이에 벌써 하렘이 안 잔다고 새를 한 손으로 틀어쥐어 죽인 전과가 있지 않은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부수어버린다는 발상 자체도 애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손으로 뭘 죽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게 아이 특유의 잔인성이기는 하지만, 애들은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는 않는다. 곤충 대가리를 비틀어서 떼버리기는 하는데, 고양이를 패서 죽이지는 않는다. 계산에 의한 것이건, 무서움에 의한 것이건. 남의 생명을 뺏는 것, 폭력에 대한 공포를 모른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교육이 안 되어서 심성이 황폐화된 건 아닌 듯 싶다. 나머지 가족들은 비뚤어지고 폭력적이긴 해도 잔인하진 않거든. 그러니까 루저 님은 천성이 그런 거 맞다. 어린아이의 잔인함이 아주 극대화된 경우니까.
그러면 루저 님은 미츠야가 없었어도 쟝을 안 죽였을까? 천성이 잔인하고 남의 생각은 요만큼도 할 줄 모르는데다 묘하게 순진해서 진짜로 악의는 없는 건 맞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모두 인간도 아니라는 소리 듣는 지경에 이르지는 않는다. 이게 문제다. 어지간하면 교육을 통해 잔인성을 갈무리하는 법도 배우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남을 대하는 법도 배운다.
물론 저 사람이 제대로 된 의사소통법을 어디 가서 배워왔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저 사람에게 인간의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겠는가. 매지크 님이 못 한 일이다. 그러니 쟝을 죽인 것은 저 사람이 본래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남의 기본권이나 심정 따위는 아무 상관 안 할 인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비스와 쟝의 사이를 몰랐을 리 없지.
하지만, 그는 형에게 접근하지 말라면서 쟝을 죽였다. 우리가 익히 아는 그 망할 스콧티 때문이건 형님의 목숨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건 이유는 같다. 루저 님은 형에게 방해가 된다, 는 이유로 살인했다. 그런데 총수님을 위해 사람을 죽이라고 가르친 게 그 미츠야다. 형을 위해 죽이라고.
저 사람이 마음에 안 든다고 꼭 남을 괴롭히라는 법도 없다. 동생이 좋다면 아주 무관심하게 행동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쩌면, 미츠야가 아니었으면 서비스를 사랑하는 쟝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뭐 하렘처럼 루저 공포증에 시달리는 정도로 그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게 내가 66호를 보면서 생각했던 것이고, 미츠야 때문에 제일 피해를 입은 것은 매지크 님이지만, 서비스 님을 제외한 다른 형제들도 많은 것을 잃게 되었다고 믿게 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