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후 문답
전에 엠 님의 홈에서 받아놓은 건데 트랙백을 걸려고 보니 홈이 닫히고 없군요. 그래도 이 문답은 엠 님의 홈페이지에서 받아왔다는 사실은 밝혀두고 시작하겠습니다.
2007년 1월 11일엔 저랬는데, 2시즌까지 봤고, 2006크리스마스편도 보고 있으므로(유튜브에서 보고 있습니다.) 문답을 수정하겠습니다.
1. 어쩌다 [닥터 후]를 보게 되셨습니까? (상세할수록 좋습니다)
2005년의 어느 날입니다. 시간은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동생과 집에서 뒹굴다 채널을 돌리는데 우연히 웬 마네킹들이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패는 장면이 나오고, 이상한 지하 같은 게 나오고, 어떤 언니가 멋지게 줄을 타고 날아가서 지구를 구하시고, 이상한 타임머신인지 뭔지를 타고 있는 남자가 나오고, 그 언니는 옆에 있던 남친을 포기할 수 없다더니 시간 여행 된다는 말에 남친을 놔 두고 그리로 달려가 버리더니 광고가 나오더라고요. 무슨 영화인가 싶었습니다.
그게 닥터후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2006년입니다. 어쩔 수 없었어요. TV와 인터넷 없이 5개월 살았거든요. 여기저기 스토킹 하다(지금 이거 읽으시는 분들 홈도 좀 될 겁니다 아마;) 마침 루시엔 님이 닥터 후 그거 참 재미있다고 말씀해 주신 덕에 보게 되었고, 그걸 보자마자 그 때 내가 봤던 그거다! 를 외치고, 동생이 저거 볼 만 했다고 이야기해준 덕에 다음 화도 받아보고, 지금 이러고 있습니다.
2. 이 시리즈에 반했다고 느끼게 된 순간은?
Fantastic이 아무 때나 내 입에서도 튀어나올 때. 동생과 달렉 모창을 하며 놀 때. 닥터라는 말만 들어도 웃음이 날 때(죽음과 닥터라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탓에 정상적 언어생활이 힘듭니다.), 영국식 영어발음을 따라하겠다며 이상한 영어를 구사할 때(구사라고 해도, 저 닥터후 일어더빙판이 영어더빙판보다 잘 들리는 인간입니다;; 일본어 잘 하냐면, 그냥 웃지요. 현지에 떨어지면 길도 못 찾을지도;) 닥터후 관련 정보 찾겠다고 영어로 웹서핑을 할 때(독어 때 보단 쉬워서 좋습니다.), 코크니가 뭔지 검색해 볼 때, CE나 DT를 보면서 혼자 히죽히죽 웃고 있을 때, 사람들이 CE가 올렉 씨랑 좀
닮은 것 같다고 그럴 때. (눈매랄까 코랄까 조금 슬라브틱하여요.)
그리고 모 홈페이지에서 웨일스 카디프성을 모델로 그렸습니다, 하는 대목 보고 혼자 웃을 때.
이 중 뭘 고를까요? 닥터 후 자체는 한 3화정도부터 굉장히 좋아했고, 그 때 CE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만. 그러니 탕아 여러분, 제발 한 화만 봐 줘요. 그간 쓴 파푸와 팬픽을 걸고 맹세하는 거예요. 이거 진짜 괜찮다니까요. 특히 현지 사는 은아, 2007년부터 3시즌 시작한다니 한 번 보지 그러니?
3. 닥터가 왜 좋은지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스포일러를 자제하라 하시니 일단 심호흡을 하고요, 후읍.
닥터가-9든 10이든-하는 대사가 좋고 행동이 좋고, 사고방식이 좋아요. 외계인 주제에 영국인인 척 하는 것도 좋아요. 현명하면서 동시에 좀 멍한 것도 좋군요. 결정적으로 선택은 네 몫이라고 말하면서 그 선택을 지켜봐 주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십니까?
정신 없이 마구 뛰어다니고 구르는 모습도, 블랙유머도, 다 마음에 듭니다. 주인공 주제에 히어로는 절대로 못 되는 것도 좋고요, 마지막 남은 타임로드라는 설정도 취향직격이죠.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이고요.
4. 타디스에 탈 기회가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일단 타디스 내부를 구경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2006년 9월 17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폴로 극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루시엔 님, 산도 님, viai가 저 보면 놀라시겠군요. 어쩌면 막공 후기에 실리는 사진에 제 얼굴이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타디스가 번역도 해 준다니 올렉 씨랑 대화도 할 수 있겠네요? 당신을 보고 싶어서 굉장히 멀리서 왔습니다. 2007년에서 왔다고 말은 못 하겠지만 저 말은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닥터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저-기에 한 번 가 보고 싶군요.
5. (고백할 시간입니다.) 닥터 후 휀질에 관련된 일 중 자기가 생각해도 안구에 습기가 차는(……) 일이 있다면 무엇?
에이 없어요. DT는 바티 크라우치도 했죠 CE는 여기저기 찾아보면 DVD도 꽤 되죠. 무엇보다 다행히 영어로 말이라도 걸어볼 수 있죠. 독일어 공부하고 우크라이나 자료 찾고 2분 나오는 DVD 공구하고, 사람이 고파서 자급자족하는 2차창작하고 살았는데 더 습기찰 일이 뭐가 있겠어요?
영어권이고 그 쪽에선 메이저라서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도 많아서 자막 없어도 그거 볼 수도 있고, 관련상품도 많아서 저걸 사야되냐 말아야 되냐가 문제지(DVD가 문제인게 집에 DVD 볼 수 있는 도구가 플스밖에 없는데 저거 코드1이죠, 돌아가나 몰라요. 동생이 개조하게 놔둘까.) 전혀 습기찰 일 없습니다. 그럼요.
6. 닥터의 목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음, 목? 좋죠. 늘씬한 목입니다.
기럭지도 좋고요, 특히 CE의 미간이랑 눈이 좋아요.
7.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는 자제해 주시는 센스;)
잔인하게도 하나를 고르시라니. 전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할 수 없어요. 굳이 고르라면 1시즌 8화, 2시즌 4화.
1시즌 1화에서 엔간한 별엔 다 북쪽이 있거든 하는 부분도 좋고 2화에서 지구로 돌아와서 웃는 부분도 좋고 3화에서 함께 과거의 런던을 걷는 대목도 좋았고 5화에서 무너진 집에서 나오는 부분도 좋았고.......더 할까요? 싫으심 말고.
8. 보고 나서 작가(또는 연출자)를 테러하고 싶어진 에피소드가 있으셨어요? 있었다면 어느 에피소드였나요?
1시즌 13화. 그 장면, 그 대사! 오밤중에 머리 쥐어뜯으면서 비명 지르게 만들어 놓고도 2시즌에서 사람 염장질 하는 꼴 좀 보세요. 어쩜 저렇게 드롯셀마이어다울까요?
10화는, 그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저도 좀 서글펐고요, 그리고 마지막, 2시즌 13화의 그 바닷가와 벽. 잊지 않을 겁니다.
(저거 보다가 통영 가는 버스 놓칠 뻔 했어요.)
9. 2005년에 시작된 새 시리즈 말고, 그 이전 시리즈(1~8대 닥터 관련 에피소드들)를 보신 적 있으십니까?
대본 올라가는 사이트 알아두었습니다. (씨익)
10. 제일 좋아하는 대사는 어떤 건가요?
FANTASTIC!
11. 수석 작가 겸 프로듀서인 러셀 T 데이비스(=RTD)를 향해 한 마디 하신다면?
솔직히 이야기하십시오. 데이비스라는 성은 영국으로 이주하신 기념으로 바꾸신 거고 사실 드롯셀마이어죠? 제가 다 압니다, 제발 사실을 말해 주세요.
12. BBC와 KBS를 향해서 한 말씀 +_+)
KBS : DVD 좀 내 주쇼. 더빙도 저렇게나 잘 해 놓고 왜! 그리고 좀 자르지 말고. 자를 거면 DVD나 내 주던가 말입니다. 골라요, 둘 중 하나로.
BBC : 홈페이지부터 아주 사람 낚는 기술이 훌륭하시더이다, 으르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