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이 님께
열하일기의 이본 중 <博士本>이라는 것이 특기할 만하다. 한문필사본이 1종 존재하며 성립연대는 적힌 어조사의 용법으로 보아 열하일기를 쓴 때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필사본의 저자가 연암이라는 설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연암의 필법을 흉내내 쓴 필사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당대 정조의 문체반정으로 열화일기가 받았던 대접을 생각하면 굳이 연암을 사칭해서 필사본을 만들 이유가 없으므로 본고는 이 필사본을 연암이 쓴 원본으로 인정하고자 한다.
博士와 路主라는 미지의 인물이 나온다는 점, 결말에 작자의 의견이 들어간다는 점은 열하일기 옥갑야화의 허생전과 같은 수법으로 보여 유안의 경우 이 작품이 연암의 알려지지 않은 열 번째 단편소설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1)그러나 같은 시기에 열하일기에 수록된 <호질>이나 <허생전>의 경우 남에게 들어 베껴왔다2)는 표현이 있다는 점이나 서역인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의 정교함이 부족한 점 등을 볼 때 후세의 위작일 가능성이 높아 연암의 한문단편에 박사전은 넣지 않고 있다. 본고에서는 작품 속의 현실인식과 인물묘사의 수법을 분석하여 박사전이 연암의 작품임을 증명하려고 한다.(이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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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안, 《이본에 나타난 박지원의 한문단편 양상》, 2010, 임대 출판부. P21
2) 燕巖集 券 12, 余從頭寫下
쓰신 글 보고 감동해서 적었습니다. 각주도 나름 열심히 넣었어요. 자라는 잠은 안 자고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게 뭔 뻘짓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