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혼] 구구단을 외자

책 읽을 땐 그래도 괜찮은데 그걸로 뭘 쓰려니까 손이 전혀 움직이질 않아요. 은근히가 아니고 좀 심하게 부담스러워 하고 있나 봅니다.

하던 일 다 하고 쓰려고 했는데 어차피 짧아서; 긴히지로는 개그가 됩니다 네.
더블부장 설정입니다. 국장도 더블 대장도 더블. 자세한 것은 K 모 님의 블로그를 참조하시랍.

주가 되는 일본어 말장난은 아저씨 밴드 유니콘에서 있었던 일화에서 빌려왔습니다. 미니미니 양에게 감사를.
저 그룹이 아저씨들이라 그런지 어쩐지 은혼이랑 통하는 데가 있더라고요.

진선조 둔영에 있는 회의실에서 간부란 두 놈……어흠, 두 사람이 뻑하면 싸워대는 통에 항상 고함소리니 부서지는 소리니 하는 것들이 담장너머까지 새어나가기가 일상다반사였지만, 그날은 특별했습니다.
“이것들아, 회의하는 중이잖아! 듣고 있냐?”
“아, 오오구시 군 말 했었어? 미안미안~ 전혀 못 들었네.”
“회의중에 뭔 헛소리야 사카타 부장! 제대로 불러라 좀.”
“아 그렇구나, 그래. 오오구시 부장.”
“야!”
이런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말싸움이 일상다반사입니다. 부장이 둘이기 천만다행이지. 아니 둘이라서 문제일지도요. 사카타 긴토키 부장과 히지카타 토시로 부장은 늘 저러고 삽니다. 가끔은 저 사람들 즐기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듭니다. 아니 사카타 부장은 즐기고 있어요. 확실합니다.
“아무튼, 진지하게 회의하는데 웬 사담이 그리 많아. 거기 대장 두 놈, 회의장에서 주먹질 하지 마! 그리고 거 하세가와 국장하고 사카타 부장, 회의중에 사담…….”
“20!”
사카타 부장이 초등학교 교실에서처럼 손을 들고 외쳤습니다. 순간, 산만하던 회의장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습니다, 나쁜 의미로. 카구라 대장과 오키타 대장이 싸움을 멈추고 ‘저 아저씨가 드디어 개념을 상실했구나, 아니 우리 부장은 원래 개념 같은 거 없다해’하고 소곤거리고 있었습니다.
“……뭐?”
히지카타 부장이 음침하기 이를 데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거나 말거나 사카타 부장은 명랑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습니다.
“에이 참, 일일이 가르쳐 줘야 알아먹어? 私語라고 했잖아? 4랑 5잖아?”
히지카타 부장의 이마에 울끈불끈 힘줄이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셋, 아 끊어진다. 사카타 부장이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어디서 정신줄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툭 하고.
“그걸 지금 개그라고 하냐!”
어이쿠, 칼이 날아왔어요. 칼집이랑 분리된 대검이. 양손으로 칼을 재빨리 잡은 사카타 부장이 밥상엎기를 시전했고 아슬아슬하게 밥상-이 아니고 사실은 회의용 좌탁이지만-을 피한 히지카타 부장이 발차기를 날렸습니다. 이야 분위기 좋네요.
그런데 태클 걸 데가 거기가 아니잖아.

주 : 私語 = 시고라고 읽습니다. 사담이라는 뜻.
      4는 시, 5는 5고라고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