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입문하시는 T님과 올렉 죽음으로 낚았음에도 마테에게 버닝하시는 W님을 위한 올렉파의 발악입니다. 우리 올렉파는 다른 사람들 입에서 오 너네 아저씨 괜찮다 소리가 나와야 흡족한 사람들이거든요.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포인트만 소개할 겁니다. 여기서 이게 재미있으시면 다른 데로 넘어가셔도 좋아요. 루케니라던가 루케니라던가 루케니라던가. 제가 루케니 참 좋아하는데 여기선 다 못 썼지 뭡니까;
시씨=엘리자베트는 다 알다시피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황후예요. 지금도 관광지에서 저 언니 사진 같은 거 팔고 다닐 만큼 얼굴 알려진 언니고, 당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황후로 이름이 높았죠. 본래 언니랑 결혼했어야 할 황제랑 어쩌다 선자리 따라가서 눈 맞아 결혼하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탄생에 기여하긴 했는데 그 순간에도 죽음이랑 줄다리기 하고 있고, 하이네 덕질하고, 아킬레우스랑 헥토르 가지고 동인질하고, 헝가리어랑 그리스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덕질은 좋은 겁니다.) 황후이면서도 세상과 불화해서 여행을 빙자한 방랑생활을 하고, 지금 기준으로 봐서도 문제 있는 중2병이었고, 아들이 마리 베체라랑 눈맞아서 마이어링에서 동반자살하고, 본인은 그다지 정치적이지 않았음에도(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문제만 빼고) 무정부주의자 루이지 루케니한테 칼 맞아죽은 스펙터클한 인생이면 뭐 유명할 만 하기는 합니다.
저 언니가 글연성러였어요. 하이네 빠여서 그런 시를 쓰려고 했는데 암튼 중요한 건 죽음을 예찬하는 시가 아직 좀 남아있단 겁니다. 거기서 나온 게 이 뮤지컬이죠. 쿤사마는 똑똑하고 지적이고, 예쁘고 자기한테 목 맨 삼돌이 같은 남편도 있고, 모든 걸 갖고 있었는데도 인생이 견딜 수 없이 허무했던, 사실 가끔 좀 엎어놓고 패 주고 싶은 여성으로 엘리자베트를 재구성했습니다. (아니 연성러 입장에서 예민하긴 죽도록 예민한데 자기는 글 재주 없을 때 세상 살기 얼마나 괴로운지 알기는 아는데 말입니다; 저 사람은 그것도 아니거든요?)허무하다 보니까 세상 어떤 것도 좋아할 수가 없었고 세상 무엇과도 서로 소통할 수가 없었어요. 심지어는 자기 자신과도. 그래서 평생 모든 것을 피해 도망다닌 거고요. 아무튼 죽음을 동경한 우울한 중2병 환자인 엘리자베트의 이야기가 이 뮤지컬입니다. 혹은 와까리아우 좆망이라고도 합 처음 나왔을 땐 세기말이어서 세기말 특유의 음산하고 퇴폐적인 분위기가 아주 쩔었어요.
2006년 9월 26일 슈투트가르트 막공 영상입니다.
der letzte Tans= 마지막 춤 서양에는 죽음의 춤이라는 전통이 있습니다. 퓌센 가면 벽화도 있으니 기회 되면 보시고요 선행학습으로 진중권 씨의 춤추는 죽음을 읽고 이걸 보면 이해가 아주 잘 됩니다.
요 앞에선 아직 10대라 중2병의 정점에 있던 시씨가 혼자 놀다가 떨어져 죽을 뻔 해서 죽음이랑 만난 적이 한 번 있었어요. 그때 쟤가 어쨌냐면 죽음을 보고 왕자님이라는 둥 꼭 에드워드 만난 벨라 같은 뻘소리를 주워섬기는데 루케니가 옆에서 비웃어요 ㅋㅋㅋㅋ 위대한 사랑이네요 ㅋㅋㅋㅋ 하면서; 그리고 쟤가 황제랑 결혼하는데 찾아와서 저러고 있는 겁니다. 아무리 살려고 발버둥쳐 봐야 결국 마지막 춤은 나하고 춰야 되는데 너 지금 뭐 하냐 하며 비웃고 있어요. ......어 가사는; 계속 하일트 님 댁에서 무단 전제하자니 매우 찔리지만...............
Tod: Es ist ein altes Thema doch neu für mich Zwei, die dieselbe lieben - nämlich dich. Du hast dich entschieden Ich hab'dich verpaßt. Bin auf deiner Hochzeit nur der Gast.
죽음:
낡은 소재이나 내게는 새롭다. 같은 여인을, 즉 너를 사랑하는 둘이라. 너는 결정을 내렸고 나는 너를 놓쳤다. 네 혼인식에 나는 손님일 뿐.
Du hast dich abgewendet Doch nur zum Schein Du willst ihm treu sein, Doch du lädst mich ein. Noch in seinen Armen lächelst du mir zu Und wohin das führ'n wird weißt auch du-
네가 등을 돌린 것은 겉보기일 뿐. 그에게 정절을 지키고자 하면서도 너는 나를 초대한다. 그의 팔 안에 안겨서도 내게 미소짓는 너. 이것이 어찌 흘러갈지는 너 역시 알고 있다.
Der letzte Tanz der letzte Tanz gehört allein nur mir Den letzten Tanz den letzten Tanz tanz ich allein mit dir
마지막 춤은 마지막 춤은 나만의 것. 마지막 춤을 마지막 춤을 오로지 나만이 너와 추련다.
Die Zeit wird alt und müde der Wein wird schal Die Luft ist schwül und stickig im Spiegelsaal Unsichtbare Augen seh'n uns beiden zu Alle warten auf das Rendezvous
시간은 늙고 지쳐간다. 포도주는 시어지고 공기는 후덥지근 숨막힌다. 거울의 방에서는 보이지 않는 눈들이 우리 둘을 응시하고 있다. 모두들 기다리는 것이다. 만남의 때를.
Der letzte Tanz der letzte Tanz gehört allein nur mir Den letzten Tanz den letzten Tanz tanz ich allein mit dir
마지막 춤은 마지막 춤은 나만의 것. 마지막 춤을 마지막 춤을 오로지 나만이 너와 추련다.
Und so wart ich im Dunkeln und schau zu dir hin als der große Verlierer Doch ich weiß ich gewinn.
그리고 이렇게 나는 어둠 속에서 기다리며 네 쪽을 바라본다 깨끗한 패배자로서.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이길 것임을.
Der letzte Tanz der letzte Tanz gehört allein nur mir Den letzten Tanz den letzten Tanz tanz ich nur mit dir
마지막 춤은 마지막 춤은 나만의 것. 마지막 춤을 마지막 춤을 나는 오로지 너와 추련다.
Tod & Ballgäste:
Der letzte Tanz der letzte Tanz gehört allein nur mir (dir) Den letzten Tanz den letzten Tanz tanz (tanzt) ich (du) nur mit dir (ihr)
죽음과 무도회 손님들:
마지막 춤은 마지막 춤은 나만의(너만의) 것. 마지막 춤을 마지막 춤을 나는(너는) 오로지 너와(그녀와) 추련다.
Andere Ballgäste: (gleichzeitig) Wien em Ende Zeitenwende Alle Fragen sing gestellt
다른 무도회 손님들:(동시에)
빈의 종말 시대의 전환 질문은 모두 던져졌다.
인생에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는 건 그 인생 뒤에 죽음이 버티고 있어서라며 루케니가 말하듯, 도대체 되는 게 없는 인생이었지만 시씨는 나름 자기가 원하는 걸 찾아내요. 그리고 싸움에서 승리하고요. 그런데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에도 항상 죽음은 시씨 뒤에서 음침하게 중얼거려요. 그래봤자 넌 내 거라고.
이 장면이 꽤 의미심장하죠. 싸움에서 이겨서 나는 나만의 것! 이라고 외치는 시씨와 합창하는 죽음은 너는 나만의 것! 이라고 노래해요.
Franz Joseph: Ich will dir nur sagen, ich geh auf dein Schreiben ein. Ich kann nicht ertragen, von dir nicht geliebt zu sein. Was immer du willst, ich geb’ es dir, bevor ich dich verlier. Und willst du bestimmen, wer Rudolf zum Mann erzieht, dann soll es mir recht sein, denn ich bin des Streitens müd. Und was du auch sonst verlangst von mir, gehört von nun dir.
프란츠 요제프:
당신에게 그저 이 말만 전하려 하오. 당신이 썼던대로 다 받아들이리다. 당신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건 견딜 수 없구려. 내 당신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주리다. 당신을 잃지 않도록. 그리고 누가 루돌프를 남자로 키워야 할지 당신이 결정하고 싶다면 나는 반대 않겠소. 난 다툼에는 지쳤다오. 그리고 이 밖에도 당신이 내게 뭔가 요구할 게 있다면 다 가지도록 하오.
Ich herrsche und lenke, bezwing das Gefühl. Gefühl ist verboten für mich. Doch wenn ich an dich denke, schweigt jedes Kalkül. Ich werde mir untreu für dich!
나는 감정을 지배하고 조종하고 억누르는 사람이오. 내게는 감정이란 게 금지되어 있다오. 그럼에도 당신을 생각하면 모든 계산이 사라지는구려.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 자신을 배신하겠소!
Elisabeth: Soll ich dich verstehen, will ich auch verstanden sein. Ich will mit dir gehen, doch sperr mich nicht länger ein. Ich bin nicht das Eigentum von dir. Denn ich gehör nur mir.
내가 당신을 이해해야 한다면 나 역시 이해받기를 원해요. 당신과 같은 길을 가고 싶지만 더 이상 나를 가두어서는 안돼요. 나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예요. 왜냐면 나는 나만의 것이니까요.
Soll ich dich verstehen, will ich auch verstanden sein. Ich will mit dir gehen, doch sperr mich nicht länger ein.
내가 당신을 이해해야 한다면 나 역시 이해받기를 원해요. 당신과 같은 길을 가고 싶지만 더 이상 나를 가두어서는 안돼요.
Stimme des Todes(gleichzeitig)
Was heut das Auge sieht Ist morgen schon Vergangenheit Wohin dein Blick Auch flieht Auf meiner Seite Ist die Zeit –
죽음의 목소리(동시에):
오늘은 눈에 비치는 것도 내일이면 이미 과거가 되어버리리. 네 시선이 어디로 도망치든 시간은 나의 편 –
Elisabeth
Du musst mir Nichts geben Nur lass mir Mein Leben Denn ich gehöre…
엘리자베트:
당신은 내게 아무 것도 줄 필요 없어요. 그저 내 인생을 내게 맡기기만 해요. 왜냐하면 나는…
Tod
Du gehörst…
죽음:
너는…
Elisabeth & Tod
…nur mir!
엘리자베트와 죽음:
…나만의 것이니까!
Franz Josef(gleichzeitig)
Elisabeth!
프란츠 요제프(동시에):
엘리자베트!
Elisabeth
Ich gehöre nur mir
엘리자베트:
나는 나만의 것.
나는 내 인생과 싸워 이겼고 내 삶에서 내가 춤출 장소와 때와 방법은 내 마음대로 정한다고 노래해도 안 됩니다. 게다가 저게요 이 뮤지컬에서 무려 사랑한다는 소리 하고 다니는 남주와 여주가 부르는 듀엣입니다. 근데 목숨 걸고 캬르릉 거리면서 싸우고 있어요. 그런데 그 주제에 긴장감은 또 장난 아니라는 게 포인트고.
Elisabeth: Was für ein Triumph!
엘리자베트:
얼마나 위대한 승리인가!
Tod: Mein Triumph!
죽음:
나의 승리지!
Elisabeth: Welch ein Fest!
엘리자베트:
어마어마한 축제!
Tod: Mein Fest!
죽음:
나의 축제다!
Elisabeth: Ich hab die Feinde überwunden
엘리자베트:
나는 적들을 이겨냈다.
Tod: So änderst du Den Lauf der Welt In meinem Sinn So eng sind wir Verbunden
죽음:
그렇게 너는 세상의 흐름을 바꾼다. 내 뜻대로 우리는 이토록 가깝게 이어져있다.
Elisabeth: Ich tu's nicht für die Welt
엘리자베트:
세상을 위해 한 게 아니야.
Tod: Nicht für die Welt
죽음:
세상을 위한 게 아니지.
Elisabeth: Nur für mich
엘리자베트: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였어.
Tod: Für mich
죽음:
나만을 위해.
Elisabeth: Jetzt hab ich meinen Weg gefunden
엘리자베트:
이제 나는 내 길을 찾았어.
Tod: Sie haben über Dich gelacht Doch jetzt hast du Dich deurchgesetzt Und sie besiegt
죽음:
그들이 너를 비웃었으나 이제 너는 네 뜻을 관철하고 그들을 꺾었다.
Elisabeth: Sie hielten mich an drähten fest Als puppe, die man tanzen lässt Doch ich werd'keine Marionette sein!
엘리자베트:
저들은 나를 끈에 묶고 자기들 마음대로 춤추는 인형으로 삼았지. 하지만 나는 마리오네트가 되진 않을거야!
Wenn ich tanzen will Dann tanz ich so wie's mir gefällt Ich allein bestimm' die Stunde Ich allein wähl die Musik Wenn ich tanzen will Dann tanze ich Auf meine Ganz besond're art Am rand des Abgrunds Oder nur In deinem blick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내가 내키는대로 춰. 나만이 때를 정하고 나만이 음악을 골라.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나의 특별한 방식으로 춰.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혹은 단지 네 눈빛 속에서.
Tod: Schwarze möwe, flieg!
죽음:
검은 갈매기여, 날아오르라!
Elisabeth: Ich flieg...
엘리자베트: 나는 날아오른다…
Tod: Ich allein...
죽음:
나 홀로…
Elisabeth: ...allein!
엘리자베트:
홀로!
Tod: ...will dich durch nacht und sturm begleiten
죽음:
밤과 폭풍을 뚫고 너와 함께 날아가리라.
Elisabeth: Ich will nicht mehr Beglietet sein Auch nicht von dir Ich lass mich nicht Leiten
엘리자베트: 나는 더 이상 아무와도 함께 날고 싶지 않아. 너와도 마찬가지야. 아무도 나를 이끌게 두지 않아.
Tod: Frei bist du nur durch mich
죽음:
오로지 나를 통해서만 너는 자유로울 수 있다.
Elisabeth: Nur durch mich
엘리자베트:
오로지 나를 통해서만.
Tod: Nur für mich
죽음: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Elisabeth: Für mich
엘리자베트:
나를 위해서.
Tod: Denn du sollst mir den Weg bereiten
죽음:
너는 내게 길을 열어줄테니까.
Elisabeth: Ich geh jetzt Meinen eig'nen Weg Ich habe mich Getrennt von dir Lass mich in ruh!
엘리자베트:
이제 나는 나만의 길을 가. 너와는 이미 헤어졌어. 날 내버려 둬!
Tod: Du hast dich in mich verliebt Weil's Freiheit ohne mich nicht gibt Und keiner dich verstehn kann ausser mir
죽음:
너는 나와 사랑에 빠졌어. 나 없이는 자유도 없기 때문에. 그리고 나 외에는 아무도 너를 이해할 수 없어.
Elisabeth & Tod: Wenn ich tanzen will Dann tanz ich so wie's mir gefällt Ich allein bestimm' die Stunde Ich allin wähl die Musik Wenn ich tanzen will Dann tanze ich Auf meine Ganz besond're art Am rand des Abgrunds Oder nur In deinem blick
엘리자베트와 죽음: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내가 내키는대로 춰. 나만이 때를 정하고 나만이 음악을 골라.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나의 특별한 방식으로 춰.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혹은 단지 네 눈빛 속에서.
Elisabeth: Ich bin stark genug allein
엘리자베트:
나는 혼자서도 충분히 강해.
Tod: Stark warst du nur Solang du noch geglaubt hast Schwach zu sein
죽음:
네가 강했던 건 단지 아직 네 자신이 약하다고 믿고 있던 동안 뿐이야.
Elisabeth: Ich ruf dich nicht
엘리자베트:
난 너를 부르지 않아.
Tod: Du wirst mich rufen
죽음:
넌 나를 부르게 될거야.
Elisabeth: Ich such dich nicht
엘리자베트:
난 너를 찾지 않아.
Tod: Du wirst mich suchen
죽음:
넌 나를 찾게 될거야.
Elisabeth: Ich fang an des leben zu lieben
엘리자베트:
나는 삶을 사랑하기 시작했어.
Tod: Bald wird es dir verhasst sein
죽음:
곧 너는 그것을 증오하게 될거야.
Elisabeth & Tod: Wenn ich tanzen will Dann tanz ich so wie's mir gefällt Ich allein bestimm' die Stunde Ich allin wähl die Musik Wenn ich tanzen will Dann tanze ich Auf meine Ganz besond're art Am rand des Abgrunds Oder nur In deinem blick
엘리자베트와 죽음: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내가 내키는대로 춰. 나만이 때를 정하고 나만이 음악을 골라.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나의 특별한 방식으로 춰.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혹은 단지 네 눈빛 속에서.
Wenn ich tanzen will Und mit wem ich tanzen will Bestimm nur ich Allein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누구와 춤을 출지 나만이 정해. 나 홀로.
결국 시씨는 인생은 죽도록 허무하기만 하다는 걸 압니다. 계속 모든 걸 피해 도망만 다니고요, 아들이 자신을 도와달라고 매달릴 때도 아들을 피해요.(루돌프는 자유주의자라 황제인 아버지와 꽤 부딪히는 걸로 나옵니다.) 결국 아들은 어려서부터 내가 니 친구다 드립을 치던 죽음하고 키스해버려요. 버전에 따라 죽음은 마리 베체라의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기도 합니다, 뭐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르죠. 그리고 우리 죽음님은 아들 죽고 죽음에게 날 데려가라고 울부짖는 엘리자베트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겁니다만 뭐 일단 넘어갑시다. 더 자세한 건 나중에.
결국 루케니는 엘리자베트를 찌르고, 이 뮤지컬은 주인공이 죽으면서 모든 불화가 끝나는 듯 하지만, 죽어가는 순간에도, 죽음이 득의만만하게 너는 나만의 것이라고 선언하는 와중에도 시씨는 나는 내 거라고 오만하게 선언합니다. 무려 죽음에게요.
Tod: Der Schleier fällt, verlaß die Schatten. Ich hab mich so nach dir gesehnt. Laß mich nicht warten.
죽음:
베일은 떨어진다. 그림자를 떠나라. 이렇게나 너를 그리워해온 나를 더 기다리게 하지 마.
Elisabeth: Mach die Nacht zum Morgen. Laß mich befreit sein und geborgen. Lösch die Erinn’rung in mir aus, gib meiner Seele ein Zuhaus!
엘리자베트:
밤을 새벽으로 만들어줘. 내가 해방되고 구원된 몸이게 해줘. 나의 기억들을 지우고 내 영혼에 안식처를 마련해줘!
Tod: Laß die Welt versinken!
죽음:
세상은 가라앉게 내버려둬!
Tod & Elisabeth: Ich will mit dir im Nichts ertrinken, mit dir als Feuer auferstehn und in der Ewigkeit vergeh’n...
죽음과 엘리자베트:
나는 너와 함께 無 속으로 삼켜질거야. 너와 함께 불로 부활하고 영원 속에서 사라져갈거야…
Elisabeth: Ich weinte, ich lachte, war mutlos und hoffte neu. Doch was ich auch machte, mir selbst blieb ich immer treu.
엘리자베트:
나는 울었고 웃었고 용기를 잃었다가 새로 희망을 얻곤 했어.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하든간에 나는 언제나 나 자신에게 충실히 남았지.
Elisabeth & Tod: Die Welt sucht vergebens den Sinn meines / deines Lebens...
엘리자베트와 죽음:
세상이 나의/너의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 드는 것은 헛된 짓…
Elisabeth: ... denn ich gehör...
엘리자베트:
…왜냐하면 나는…
Tod: Du gehörst...
죽음:
너는…
Elisabeth & Tod: ... nur mir!
엘리자베트와 죽음:
…나만의 것이니까.
뭔가 더 자세히 설명하고 싶은데 일단 여기까지. 이까지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저는 세기말의 퇴폐적인 분위기와 세상 따위 가라앉게 내버려두라는 대사와 저 죽음의 모습에 반해 뮤지컬 판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