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하루
후기입니다-2월 15일
유안.
2006. 4. 21. 18:27
쓰다 한 번 날렸습니다만.......다시 힘내서 쓰겠습니다.
좀 일찍 경산역에 도착했어요. 6시도 안 되어서 집을 나섰습니다. (차는 6시 44분에 출발하는데 제가 왜 그랬을까요.) 학교 가는 여고생들 보면서 나도 한 때는 여섯 시에 학교에 가던 성실한 학생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감격하고 있었어요. 역에서 좀 기다리다가 차를 타고, 네 시간 몇십분 동안 열심히 책 보다가 창 밖 보다가 하면서 무사히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심심할 것 같아서 이태준의 무서록을 들고 갔는데 한 시간만에 책을 다 읽어서 정말 심심했어요. 옆자리 아가씨 때문에 들고 간 동인지도 못 읽고, 좀 슬펐습니다.
역에 도착해서 지하철 역으로 가서 윈디 언니를 만났어요. 보자 마자 얼굴을 알아보았답니다. 명동으로 이동해서 미니 만나고 조금 뒤에 피아랑 아인이랑 토르가 와서 하렘 대장님과 서비스 님 생일축하 케이크를 골랐어요. 위에 장미 장식을 얹을까 하다 치즈케이크 사서 초코 레터 펜으로 위에 글씨를 쓰고 장미꽃을 꽂자, 이렇게 되어서 꽃집에서 백장미랑 오렌지색 장미를 샀습니다. 오렌지색 장미는 송이가 큼지막-한 것이 참 화려하더군요. 포장 안 한 꽃을 한 송이씩 들고 걸어가는 걸 꼭 해 보고 싶었어요. 이번에 소원성취했습니다.
해마다 아가씨들 의상이 화사해 지는 것이 참, 제가 키운 애들 자라는 거 보는 것 마냥 뿌듯하더군요. 역시 사람도 식물도 잘 가꾸는 게 좋죠. 특히 동인녀들은 평소에 좀 잘 입고 다니는 게 보기에도 그렇지만 정체를 감추는 데는 참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왜 동인활동 하는 사람들, 만화 오타쿠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있잖아요. 우리 아가씨들은 다들 너무 일반인스럽게 보여서 정말 기뻤어요!!
(꼭 하고 싶었던 한 마디-아인아, 언니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건데 그 각선미는 안 살리는 게 범죄다. 니삭스가 그렇게 잘 어울리는 예쁜 다리이니 꼭 그렇게 입고 다녀야 한다!)
커피빈에서 잠시 동인지 감상하고, 아웃백으로 자리 옮겨서 점심 먹고 케이크에 글자 쓰고 장미 꽂아서 생일축하 했습니다. 쌍둥이 생일 축하 합니다~ 노래 부르고 초 마흔 일곱 자루에 불 붙이고 함께 불 끄고- 그게 참 기뻤어요. 나오에 생일도 축하해 봤고 O2 님 생일도 지호 양이 정해서 축하해 봤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어떤 캐릭의 생일을 챙기게 될 날이 정말 올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케이크 사진은 나중에 공개하겠습니다. 저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서 올리려고 했는데 아인 양 피아 양 뒷모습 도촬하다 갑자기 폰이 망가진 거예요- 화면이 하얗게 되어서 전화 걸고 받는 것 이외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사람은 도촬 같은 걸 하면 벌을 받는 겁니다. 앞으론 주의해야겠어요. 아무튼 저한테 사진이 없어서 사진 공개는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
빵 잘라서 빵에다 레터 펜으로 사비(=서비스)라고 쓴 미니를 보고 저는 빵에 쟝, 이라고 쓰고 그 옆에 肉이라고 쓴 사진도 있습니다. 다들 아주 좋아해 주어서 기뻤어요. 그리고 남은 꽃은 각자 입에 물고 손에 들고 열심히 사진 찍었어요. 공단 리본을 보면서 무슈 자베르를 떠올리고 얼른 그걸로 옆에 앉은 아가씨들 머리를 묶어주는 것도 몇 개 찍었습니다. 아이노 쿠사비 맞담배질을 재연한 사진이라거나- 다들 카메라 앞에서 온갖 포즈를 다 잡으면서 어찌 그리들 태연하십니까, 전 포즈 잡으면서 웃음 나와서 몇 번 실패했는데 말이죠-다음엔 사진 찍는 게 익숙해지게 좀 노력해 보겠습니다.
7월에 정말 MT 가자고요. 목표는 반바지랑 미니스커트랑 프릴로 해서.
그리고 동인지 감상- 정말 많이 봤어요. 뭘 봤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이 봤습니다. 슬레이어즈, 반지, 갓슈벨, 칠협오의, 아밍 작가 동인지에 파푸와에.......
비스퍼랑크 님 홈에서 파본까지 사 가신 미니미니 님, 이라는 대목 읽으면서 얘가 내가 아는 그 미니 맞나본데 참 열심히도 샀구나, 싶었더니 그 파본이 제 책이었습니다. (파푸와 동인지 구하기에 혈안 된 사람;) 나중에 비스퍼랑크 님 홈에 방명이라도 남겨야겠어요. 그 파본을 구한 사람입니다. 희귀본 구해서 너무 기쁩니다! 라고요. 농담 아니에요, 진심이랍니다, 진심. 그리고 망상은 해수욕장은 제가 19금을 처음 본 이후로, 가장 부끄러웠던 책입니다. 야하다는 느낌도 아니고 정말 새로운 세계를 본 듯한 느낌이 들어서-앞으로 그 분들이 더 많은 파푸와 책을 내 주시길 바랍니다. 한 발짝 더 나아간 기분이에요.
맘보 몽키는, 저 다 잊었습니다. 정말로 제가 뭘 봤는지는 기억이 나는데, 장면도 기억이 나는데 하렘이랑 서비스 대사가 기억이 안 나요......암흑물질이 작용했는지 아무튼 소거되었습니다. 그런 거예요.
무엇보다 아인이가 동인지를 보다 서비스 님을 마음에 들어하셔서 우리는 옐로 8호, 미니 양이 합류한 아밍 워크스가 되었습니다. 기뻤어요.
교보문고 외서코너에 갔는데 강강은 제가 가지고 있는 12월호밖에 없어서 새로 사 오진 못했어요. 그리고 역시 미라쥬가 제일 많이 꽂혀 있어서 재미있었고요, 상신의 비는 있으면서 카라완기 사가라는 없는 걸 보고 슬퍼했습니다. 아인이는 일찍 들어가고(OT 잘 다녀와요-) 나머지 사람들은 카페로 이동해서 또 동인지 보고 만화책 보고
......슬레 온리 이벤트 기획하다 우리는 뭘 하면 좋겠냐, 이 이야기가 나오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탕아워크스는 7월 코믹에 합동회지를 내는 결론이 나고 제가 펜을 들고 각자 맡은 걸 메모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파푸와 타로도 만들어볼까 하고 있어요.
들르시는 분들, 책 광고 나오면 좀 사 주십쇼- 저 처음으로 회지 내 보는 겁니다. 자라나는 새싹을 밟으시면 안 돼요~
그리고 또 동인지 보고 만화 보고 놀았습니다.와일드 라이프, 재미있었어요. 절대음감을 가진 소년이 주인공인데, 이 애가 음악을 하는 이야기가 아니고요, 수의사가 됩니다. 동물들 심장소리를 듣고 병을 알아내는 거예요. 그리고.......주인공은 마성의 게이임에 틀림없습니다. 원장이고 동료의사고 다 자기 편으로 만드는 게 대단하더군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는 얼굴의 소유자인 괴물 의사는 분명히 게이. 농담처럼 주인공을 덮치겠다고 말하는 걸 보니 틀림없습니다!
......이런 글 보고 책 읽으셨다 왜 사실을 쓰지 않았냐고 화내지 않으실까 걱정입니다.
저녁 먹고 저와 언니는 언니네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왔습니다. 떡볶이가 참 맛있었어요. 언니도 요리를 잘 하실 확률이 높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참 많이 챙겨주시는 게 언니랑 어머님이 많이 닮았더라고요. 그리고 부천으로 가서 언니댁에 도착.
방 한 칸이 책으로 가득-동인지도 많고 만화책도 많고, 책꽂이만 쳐다보고 있어도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 행복한 방이었답니다. 거기서도 동인지 보고 만화책 보고 놀다 잤습니다.
실은 저 사람이랑 친해지는 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는, 까탈스런 애라서 다른 사람 집에서 잠을 자거나 처음 보는 사람이랑 손을 잡는 것 같은 스킨쉽을 하거나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인간이에요. 예의상 하는 악수야 억지로 하지만 제 쪽에서 나서서 손을 잡는 일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낯설지 않고 참 편안해서 역시 온라인에서 몇 년간 만난 것도 대단한 인연이라고, 웹상에서의 만남이 가벼웠다는 사람은 오프라인에도 별 존재감 없는 인연도 많다는 걸 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자다가 눈을 떴는데 옆에 사람 얼굴이 보이는 것에 저항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어요. 그만큼 우리가 오래 만났다는 뜻이겠지요.
그게 제일 큰 소득이었습니다. 제가 4년동안 많은 걸을 얻었다는 증거예요.
16일 후기는 이 다음으로-
덧 : 잡채를 김으로 싼 걸 튀긴 것을 처음 먹었어요. 김밥튀김인 줄 알았거든요. 보통 대구에선 떡볶이를 팔 땐 납작만두를 곁들여 파는데 그게 안 보여서 역시 대구에서밖에 안 먹는구나......싶었습니다. 이런 게 지역차겠지요.
그리고 에스컬레이터 우측통행이었나요? 혼자 왼쪽에 서 있다가 움찔 했어요; (대구는 좌측통행이었나 우측통행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실은 그런 게 없어요;; 한 줄 서기 하는 걸 잘 못 봤습니다;;)
좀 일찍 경산역에 도착했어요. 6시도 안 되어서 집을 나섰습니다. (차는 6시 44분에 출발하는데 제가 왜 그랬을까요.) 학교 가는 여고생들 보면서 나도 한 때는 여섯 시에 학교에 가던 성실한 학생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감격하고 있었어요. 역에서 좀 기다리다가 차를 타고, 네 시간 몇십분 동안 열심히 책 보다가 창 밖 보다가 하면서 무사히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심심할 것 같아서 이태준의 무서록을 들고 갔는데 한 시간만에 책을 다 읽어서 정말 심심했어요. 옆자리 아가씨 때문에 들고 간 동인지도 못 읽고, 좀 슬펐습니다.
역에 도착해서 지하철 역으로 가서 윈디 언니를 만났어요. 보자 마자 얼굴을 알아보았답니다. 명동으로 이동해서 미니 만나고 조금 뒤에 피아랑 아인이랑 토르가 와서 하렘 대장님과 서비스 님 생일축하 케이크를 골랐어요. 위에 장미 장식을 얹을까 하다 치즈케이크 사서 초코 레터 펜으로 위에 글씨를 쓰고 장미꽃을 꽂자, 이렇게 되어서 꽃집에서 백장미랑 오렌지색 장미를 샀습니다. 오렌지색 장미는 송이가 큼지막-한 것이 참 화려하더군요. 포장 안 한 꽃을 한 송이씩 들고 걸어가는 걸 꼭 해 보고 싶었어요. 이번에 소원성취했습니다.
해마다 아가씨들 의상이 화사해 지는 것이 참, 제가 키운 애들 자라는 거 보는 것 마냥 뿌듯하더군요. 역시 사람도 식물도 잘 가꾸는 게 좋죠. 특히 동인녀들은 평소에 좀 잘 입고 다니는 게 보기에도 그렇지만 정체를 감추는 데는 참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왜 동인활동 하는 사람들, 만화 오타쿠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있잖아요. 우리 아가씨들은 다들 너무 일반인스럽게 보여서 정말 기뻤어요!!
(꼭 하고 싶었던 한 마디-아인아, 언니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건데 그 각선미는 안 살리는 게 범죄다. 니삭스가 그렇게 잘 어울리는 예쁜 다리이니 꼭 그렇게 입고 다녀야 한다!)
커피빈에서 잠시 동인지 감상하고, 아웃백으로 자리 옮겨서 점심 먹고 케이크에 글자 쓰고 장미 꽂아서 생일축하 했습니다. 쌍둥이 생일 축하 합니다~ 노래 부르고 초 마흔 일곱 자루에 불 붙이고 함께 불 끄고- 그게 참 기뻤어요. 나오에 생일도 축하해 봤고 O2 님 생일도 지호 양이 정해서 축하해 봤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어떤 캐릭의 생일을 챙기게 될 날이 정말 올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케이크 사진은 나중에 공개하겠습니다. 저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서 올리려고 했는데 아인 양 피아 양 뒷모습 도촬하다 갑자기 폰이 망가진 거예요- 화면이 하얗게 되어서 전화 걸고 받는 것 이외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사람은 도촬 같은 걸 하면 벌을 받는 겁니다. 앞으론 주의해야겠어요. 아무튼 저한테 사진이 없어서 사진 공개는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
빵 잘라서 빵에다 레터 펜으로 사비(=서비스)라고 쓴 미니를 보고 저는 빵에 쟝, 이라고 쓰고 그 옆에 肉이라고 쓴 사진도 있습니다. 다들 아주 좋아해 주어서 기뻤어요. 그리고 남은 꽃은 각자 입에 물고 손에 들고 열심히 사진 찍었어요. 공단 리본을 보면서 무슈 자베르를 떠올리고 얼른 그걸로 옆에 앉은 아가씨들 머리를 묶어주는 것도 몇 개 찍었습니다. 아이노 쿠사비 맞담배질을 재연한 사진이라거나- 다들 카메라 앞에서 온갖 포즈를 다 잡으면서 어찌 그리들 태연하십니까, 전 포즈 잡으면서 웃음 나와서 몇 번 실패했는데 말이죠-다음엔 사진 찍는 게 익숙해지게 좀 노력해 보겠습니다.
7월에 정말 MT 가자고요. 목표는 반바지랑 미니스커트랑 프릴로 해서.
그리고 동인지 감상- 정말 많이 봤어요. 뭘 봤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이 봤습니다. 슬레이어즈, 반지, 갓슈벨, 칠협오의, 아밍 작가 동인지에 파푸와에.......
비스퍼랑크 님 홈에서 파본까지 사 가신 미니미니 님, 이라는 대목 읽으면서 얘가 내가 아는 그 미니 맞나본데 참 열심히도 샀구나, 싶었더니 그 파본이 제 책이었습니다. (파푸와 동인지 구하기에 혈안 된 사람;) 나중에 비스퍼랑크 님 홈에 방명이라도 남겨야겠어요. 그 파본을 구한 사람입니다. 희귀본 구해서 너무 기쁩니다! 라고요. 농담 아니에요, 진심이랍니다, 진심. 그리고 망상은 해수욕장은 제가 19금을 처음 본 이후로, 가장 부끄러웠던 책입니다. 야하다는 느낌도 아니고 정말 새로운 세계를 본 듯한 느낌이 들어서-앞으로 그 분들이 더 많은 파푸와 책을 내 주시길 바랍니다. 한 발짝 더 나아간 기분이에요.
맘보 몽키는, 저 다 잊었습니다. 정말로 제가 뭘 봤는지는 기억이 나는데, 장면도 기억이 나는데 하렘이랑 서비스 대사가 기억이 안 나요......암흑물질이 작용했는지 아무튼 소거되었습니다. 그런 거예요.
무엇보다 아인이가 동인지를 보다 서비스 님을 마음에 들어하셔서 우리는 옐로 8호, 미니 양이 합류한 아밍 워크스가 되었습니다. 기뻤어요.
교보문고 외서코너에 갔는데 강강은 제가 가지고 있는 12월호밖에 없어서 새로 사 오진 못했어요. 그리고 역시 미라쥬가 제일 많이 꽂혀 있어서 재미있었고요, 상신의 비는 있으면서 카라완기 사가라는 없는 걸 보고 슬퍼했습니다. 아인이는 일찍 들어가고(OT 잘 다녀와요-) 나머지 사람들은 카페로 이동해서 또 동인지 보고 만화책 보고
......슬레 온리 이벤트 기획하다 우리는 뭘 하면 좋겠냐, 이 이야기가 나오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탕아워크스는 7월 코믹에 합동회지를 내는 결론이 나고 제가 펜을 들고 각자 맡은 걸 메모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파푸와 타로도 만들어볼까 하고 있어요.
들르시는 분들, 책 광고 나오면 좀 사 주십쇼- 저 처음으로 회지 내 보는 겁니다. 자라나는 새싹을 밟으시면 안 돼요~
그리고 또 동인지 보고 만화 보고 놀았습니다.와일드 라이프, 재미있었어요. 절대음감을 가진 소년이 주인공인데, 이 애가 음악을 하는 이야기가 아니고요, 수의사가 됩니다. 동물들 심장소리를 듣고 병을 알아내는 거예요. 그리고.......주인공은 마성의 게이임에 틀림없습니다. 원장이고 동료의사고 다 자기 편으로 만드는 게 대단하더군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는 얼굴의 소유자인 괴물 의사는 분명히 게이. 농담처럼 주인공을 덮치겠다고 말하는 걸 보니 틀림없습니다!
......이런 글 보고 책 읽으셨다 왜 사실을 쓰지 않았냐고 화내지 않으실까 걱정입니다.
저녁 먹고 저와 언니는 언니네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왔습니다. 떡볶이가 참 맛있었어요. 언니도 요리를 잘 하실 확률이 높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참 많이 챙겨주시는 게 언니랑 어머님이 많이 닮았더라고요. 그리고 부천으로 가서 언니댁에 도착.
방 한 칸이 책으로 가득-동인지도 많고 만화책도 많고, 책꽂이만 쳐다보고 있어도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 행복한 방이었답니다. 거기서도 동인지 보고 만화책 보고 놀다 잤습니다.
실은 저 사람이랑 친해지는 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는, 까탈스런 애라서 다른 사람 집에서 잠을 자거나 처음 보는 사람이랑 손을 잡는 것 같은 스킨쉽을 하거나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인간이에요. 예의상 하는 악수야 억지로 하지만 제 쪽에서 나서서 손을 잡는 일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낯설지 않고 참 편안해서 역시 온라인에서 몇 년간 만난 것도 대단한 인연이라고, 웹상에서의 만남이 가벼웠다는 사람은 오프라인에도 별 존재감 없는 인연도 많다는 걸 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자다가 눈을 떴는데 옆에 사람 얼굴이 보이는 것에 저항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어요. 그만큼 우리가 오래 만났다는 뜻이겠지요.
그게 제일 큰 소득이었습니다. 제가 4년동안 많은 걸을 얻었다는 증거예요.
16일 후기는 이 다음으로-
덧 : 잡채를 김으로 싼 걸 튀긴 것을 처음 먹었어요. 김밥튀김인 줄 알았거든요. 보통 대구에선 떡볶이를 팔 땐 납작만두를 곁들여 파는데 그게 안 보여서 역시 대구에서밖에 안 먹는구나......싶었습니다. 이런 게 지역차겠지요.
그리고 에스컬레이터 우측통행이었나요? 혼자 왼쪽에 서 있다가 움찔 했어요; (대구는 좌측통행이었나 우측통행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실은 그런 게 없어요;; 한 줄 서기 하는 걸 잘 못 봤습니다;;)
by 유안 | 2005-02-17 22:46 | 골방-소소한 일상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