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하루

10월 잡담2

유안. 2007. 10. 19. 20:52
1. 어쩐지 이번 주 내내 아무 것도 하기가 싫더라니 많이 피곤했나봐요. 일찍 퇴근해서 지금까지 잤습니다. 지금도 팔다리가 뻐근한 게 몸살이었나 봅니다. 하도 의욕이 없어서 뭔 일인가 했다니까요. 도대체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으니.
말이 나와서 말인데 사흘만 좀 제대로 쉬었으면 좋겠어요. 최대한 객관적으로 봤을 때 노동량이 적은 일이라는 건 저도 아는데요. 야근도 안 하고 힘 쓸 일도 별로 없고. 하지만 기력이 쇠하거나, 내 정기를 누가 쪽쪽 홍시 빨아먹듯 빨아먹고 있다는 건 느낄 수 있거든요.

2. NL과 PD는 인터넷을 뒤지니까 있더라고요. 직장에서 그런 거 읽고 있었습니다. 누가 보면 가열차게 운동이라도 한 줄 알겠지만 전 NL노선은 그다지 땡기지 않아요. 좌파니 우파니 사람을 구분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웃기고 슬픈 일이고.
라기보단 저 자신 책상물림이라 어디 가서 저런 거 관심 있다고 말하기도 아주 수치스럽거든요.

3. 수치스럽다니까 생각났는데 집에 다자이 오사무 단편집이 세 개쯤 새로 왔습니다. 오토기조우시랑 뷔용의 아내랑 여학생의 결투랑. 그런데 신 햄릿은 어째서 아무 데서도 내 주질 않는 걸까요? HUMAN LOST도 좀 내 주면 어디가 덧난답니까. 기왕 수치 플레이, 끝까지 가야죠. 만년도 전편을 모두 번역해서 내놓으란 말입니다.
사실 다자이 버닝은 수치 플레이 맞습니다. 볼 때 마다 느끼는 건데 정말 옆에 있으면 한 대 확 후려치고 싶은 인간이에요. 하지만 제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아서 참 ......한 기분이 드는 책은 찾기 힘들단 말이죠. 문학적 완성도가 부족하단 소리도 이해는 가는데 (자기 이야기밖에 못 쓰는 소설가는 문제가 많죠.) 그래도 쓴 거 보면 귀엽고. 예 그렇습니다, 애증이죠.
그런데 다자이 이야기 읽고 내 이야기 같았다고 생각하는 게 그렇게 별난 일이었나요.

이거 다 읽고 미학 오디세이를 처음부터 읽어볼까 합니다. 실은 좀 띄엄띄엄 읽어놔서 내용이 기억이 안 나려고 해요.

4. 판타스틱 10월호는 받고 아예 데굴데굴 굴렀답니다. 네크로맨서가 스토리 쓴 단편 읽고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진지하게 진작 정기구독을 했어야 했다고 생각 중입니다.

5. 테메테르가 그렇게 좋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듣고 있습니다. 참으로 좋은 일이에요. 조만간 저도 읽어볼까 합니다. 이건 절대로 모처의 팬픽을 봐서가 아니에요. 팬픽을 이해하려고 읽는 게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