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하루

5월 7일. 오르세 미술관전

유안. 2007. 5. 19. 11:17

이모님 댁에서 자고 예술의 전당으로 갔습니다. 뭐 한참 걸어 가는 것 처럼 적어놓은 거 치고는 굉장히 가깝던데요? 슬렁슬렁 걸어가다보니 악기가게가 많아서 이 근천가 하고 보니 눈 앞에 크고 하얀 건물이.
표를 사고 가방은 라커에 넣어두고 전시회장에 들어갔습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 몇 개.
모네 - 실내 풍경. 토시오 같은 꼬마가 서 있어서 놀랐다는 건 넘기고. 양분된 화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모네 사실 눈 펫치가 아닌가 의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징그러운 점묘파, 시냐크. 평생 친구 화풍 따라 그렸다면서요 독한 놈. 그런데 제가 좋았던 작품은 크로스의 저녁의 미풍이었습니다. 네가 동로마 화가냐 모자이크나 파게 싶을 만큼 재밌었습니다. 붉은 색이 환상적이었고요.
호킨스가 그린 트로카테로기서 바라본 에펠탑은 여름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상이 빛으로 녹을 것 같았어요. 역시 인상파. 강한 빛과 약한 빛이 구분이 되더라고요.
보나르 : 일상생활. 그 때 적은 메모를 옮겨적겠습니다.
거짓말!!! 저 담배연기처럼 자욱한 게 일상이라고? 비현실 속에서 몽상하는 게 니 일상이냐아아아악! 거기다 자기밖에 없잖아!
그림을 감상하는 법에 문제가 있었는지 제 눈엔 그게 내 내면의 일상생활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함메르쇼이의 휴식. 회색과 갈색 만세였습지요. 언니 뒤태가 예술이었어요.

인상파의 위명인지 사람들이 정말 조용히 열심히 그림을 감상하더라고요. 하지만......저기 아직 말도 못 하는 아기들은 전시회장이 불편하지 않을까요? 그 나이에 본 게 무의식에 남아서 어떤 작용을 할 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확실히 그림은 실제로 보아야 합니다. 전 모네가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든다고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실물을 보니까 다르더라고요. 빛도 눈도 하늘도 다 멋있었습니다.

그림 슬렁슬렁 감상하고 전시관을 나와서 북오프에 갔다 집에 왔습니다. 북오프에 지금 카라완기 사가라 전권이 있습니다만 전 못 사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