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하루

6월 10일

유안. 2008. 6. 10. 11:09

1. 농담으로 저 인간들이 이제 시위를 막기 위해 시내를 통제하고 차량을 통제하고 인터넷 종량제를 실시하겠구나 프하하 하고 웃은 적이 있다. 그런데 세상에 저게 현실이 되어가고 있네? 누가 이건 네가 간밤에 잠을 안 자서 헛 걸 보는 거라고 말 좀 해 줬으면 좋겠는데. 이봐요, 농담은 농담일 뿐, 그걸 듣고 그대로 하면 그게 멍청한 거야.
얼마 전에 지하철은 통제했고, 이젠 시내에 컨테이너를 쌓아 교통을 통제했으며(그래, 전경버스 건이 심했다는 건 인정하는데 그건 핑계지. 아예 못 넘어가게 하려고 작정한 거잖아. 말 좀 들어라, 제발.) 이제 블로그, UCC도 통제를 하겠다고. 덧글 단 사람도 잡아갈 정도면 그 통제의 수준을 짐작하겠다.

여기가 중국이냐. 너네가 중국 공안이니. 왜 아예 인터넷 자체를 못 하게 하지, 바보들아. 메신저에서 얼마나 많은 불온한 대화가 오고가는데? 컴퓨터에 기본으로 깔린 MSN부터 설치 못 하게 하던가.
광화문 앞에 계신 메가패스 장군님, 컨테이너를 어떻게 좀 해 주세요.  아니면 저 서울 모 처 책으로 꽉꽉 채운 폐가에 사시는 전직 국왕 현직 백수님, 저 작자랑 대화 좀 시도해 주세요. 말씀마따나 공돌이가 정치에 관심 가진 것 자체가 망조라면서요. 댁네 동생이 미사일 어쩌고 하기 전에 좀.

2. 그리고 시위현장을 배회하는 흡혈귀들도 어서 빨리 자기 관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내가 21세기나 되어가지고 운동권용어들을 인터넷에서 봐야겠니. 나 대학 입학할 때도 안 쓰이던 그 용어들을?
너네 때문에 저 위에 계신 바보들이 친북좌파 운운하는 모양인데, 실지 너네도 친북좌파 아닌 애가 더 많지 않냐? 뭐 나 작년에 동생이 배 잡으면서 수업 시간에 만난 주사파 이야기 해 줘서 미친 듯 웃긴 했지만. (어머니와 나는 학교괴담인 줄 알았다. 시위하다 졸업 못 하고 죽은 학생이 너무 억울해서 매년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대 글쎄.......) 아무튼 저기 친북좌파니 주사파니 소리 되게 민망하거든. 아니 그전에 너네가 왜 우리 배후니. 우리 배후는 양초공장 사장님들이시라니까. 아니면 종이컵 공장 사장님들이나. 요새 애들 주사파라면 뭔지 몰라요, 응? 전교조가 뭔지도 모르는 애들도 많거든? (사립학교 중엔 전교조 가입률이 0% 학교도 제법 됩니다 겔겔겔.)그 애먼 애들이 왜 그런 소리 들어가며 제 시간 쪼개서 촛불 들어야 하는데? 남이 차려놓은 밥상엔 덤비지 마라. 예의가 아니에요.

3. 생업에 바쁘고 부모형제와 간만에 상봉하여 무심했던 사이 별 일이 다 있었구나. 보는 내가 화가 치미는데 그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오죽할까. 이런 일로 그간 쌓은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될까봐, 그게 제일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