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무슨 꽃을 좋아하세요?
S.G씨 : (심드렁하게 머리를 벅벅 긁고 코나 파면서) 못 먹는 건 관심없는데.
K.K씨 : 사무라이 된 자가 유약하게 화조풍월을 읊다니 될 말인가. 관심없네.
(그러나 잠시 후 목 떨어진 동백을 붙들고 츠바코 죽으면 안 되네! 친구와의 약속을 잊었나 어쩌고 하며 혼자 울고 있는 꼴이 발견됨)
T.S씨 : .......백목련.
피어 있을 땐 하얗고 깨끗한데 떨어지면 바로 썩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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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요.
그리고 이건 덤
실은 K 님이랑 고교생 패러랠 하면서 부장이랑 신스케 쌍둥인데 둘이 취미로 하이쿠를 좋아한다는 망상을 하고 놀았어요. 근데 부장은 바쇼 팬이고 신스케는 부손 팬이라 둘이 늘 싸우는데, 싸우다 긴토키한테 물어요 둘 중 누가 낫냐고. 근데 긴토키가 불퉁하게 난 문학 안 좋아하는데 했다가 둘한테 처맞은 다음엔 그냥 입 다물고 듣습니다. 그 옆에서 유약하게 하이쿠라니 하고 비웃는 카츠라는, 주신구라 읽으면서 펑펑 울어요 곤도랑 같이.
전 부손이 목련꽃에 대해 쓴 하이쿠가 있대서 기겁하고 찾아봤는데,
牡丹散て打かさなりぬ二三片 -蕪村
모란꽃 지니 부딪히고 겹쳐진 꽃잎 두세 점 -부손
어떤 망할 책이 저걸 목련으로 번역해 놨더라고요. 야 원문 보니까 목단이잖아 저게 목련이냐!!! 전 부손이랑 싱크로한 줄 알고 경악했지 말입니다. 어제 목련에 대해 쓴 시 있더라고 이야기해놨는데!!
그치만, 암튼 저런 시인이에요. 뭔가 끈적거리는 하이쿠가 꽤 있더라고요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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