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월 1일 ; 신스케가 밥을 통 못 먹는다. 오늘도 저녁을 반절 남겼다. 잠자리 바뀌고 물 낯선 곳에 오니 못 자는 모양이다. 건강 축날까 걱정이다.
*월 2일 : 긴토키와 신스케가 싸우는 걸 중재했다. 그놈들 참. 애도 아닌데 뭘 그리 싸워대나 모르겠다.
*월 3일 : 어제 새벽에 신스케가 잠이 안 오는지 자꾸 뒤척였다. 어렸을 때처럼 재워주고 싶었는데 명색 귀병대 총독. 내가 함부로 대해서야 위신이 안 설 테지. 오늘도 국과 반찬을 많이 남겼다.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야 할텐데.
*년 4일 : 신스케가 발의한 작전이 너무 무모하여 신스케와 언쟁을 벌였다. 귀병대에서는 신스케랑 단독으로라도 작전을 실행한다고 해서 언쟁이 크게 번질 뻔 했다. 물론 말만 오고 간 게 아니긴 하나 남자의 싸움에서 주먹이나 발 정도야 사소한 일.
추가 : 신스케가 방금 찾아왔다. 대화는 내가 상을 뒤엎는 통에 그만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만큼 타일렀으면 알아들었겠지.
*년 5일 : 귀병대 녀석들을 간신히 말려놓았다. 신스케는 몸이 약해서 무리하면 안 된다고 그토록 타일렀는데도, 정작 신스케 본인이 자기는 괜찮다고 우겨대니 이를 어찌할꼬. 네가 이래서야 고향에 계신 너희 부모님을 내가 무슨 낯으로 뵙겠냐고 했더니 이미 의절하고 나온 마당에 그게 다 뭐냐며 화를 냈다. 내가 괜한 말을 했다.
*월 5일 : 결국 제일 무모한 짓은 긴토키가 다 했다. 내 이놈을 그냥......그러나 긴토키가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다들 그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공포란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사카모토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상식인은 나 하나 뿐인가.
신스케가 어제부터 내게 한 마디도 안 붙였다는 것을 지금 알았다. 어쩌나.
*월 6일 : 저녁 때 신스케가 밥상을 앞에 놓고 인상을 쓰고 있길래 안 먹는 우엉이랑 파를 가져오고 대신 내 몫의 양배추를 줬다. 밥 한 끼 챙겨먹이기 왜 이리 어려운지.
*월 7일 : 신스케고 긴토키고 이상한 데서 죽이 잘 맞아서, 신스케 녀석이 긴토키가 날뛰는 걸 부추기는 것도 같다.
*월 8일 : 신스케가 부추긴 거 맞더라. 내 눈으로 확인하니 정말 열 받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전략이라고? 저리 무모해서야 누구 하나 다치고 말지. 화를 냈더니 신스케가 그랬다. 저 녀석은 내가 책임지고 간수하겠다고.
그 조그맣고 예민하던 꼬마가 이렇게 크다니, 공연히 자랑스러웠다. 세상 부모들의 마음이 다 이런가.
나이 지긋한 사무라이들은 들고 있던 수첩-빽빽하지만 단정한, 무슨 필기교본 같은 글씨로 가득한-에서 고개를 들어 눈 앞의 젊은 사무라이를 쳐다보았다.
"카츠라 선생, 이게 다 뭐요?"
"예로부터 장수들은 군영생활을 일지로 기록했다 들었소. 미숙한 몸이나마 옛 풍습을 본받아 행했을 뿐이오만."
사무라이들은 자기들끼리 고개를 맞대고 수군댔다.
".......병영일지가 다 얼어죽었구료."
"육아일기 아니었습니까?"
"거 모 반도국가에서 이따위로 군생활 하면 고문관 소리 듣는 거 시간 문제겠소."
"이상한 예 들지 마시고!"
커흠. 헛기침을 한 사무라이 중 한 사람이 카츠라에게 어이없는 시선을 보냈다.
"그래서, 이게 선생이 귀병대 소속 병사 6, 7인을 전치 6주에 상당하는 상처를 입도록 두들겨 패 놓은 이유란 말이오?"
"아니 그걸 보더니만 나한테 항의를 하지 뭐요. 너무하다느니 이래도 되냐느니."
"이의 있습니다!"
카츠라의 옆에 옹기종기 모여서 자기들끼리 음울한 오오라를 뿜어내던 눈두덩이 시퍼렇게 물들고 뺨이 퉁퉁 부은 병사 몇몇이 아우성을 치며 손을 들었다.
"카츠라 씨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저희가 총독님 관찰일기 좀 썼다고 사무라이의 자세가 그게 뭐냐고 잔소리 하시던 게 누군가요!"
"옳소! 그래놓고 자기는 정념이 소용돌이치다 못해 뻘밭으로 화한 일기나 쓰고!"
"시끄럽네. 기록해 놓아야지 안 그러면 다음에 같은 사태가 일어났을 때 대처하기 어렵단 말이야. 자네들이 형의 마음을 아나?"
"형 좋아하네! 우리 엄마도 저런 육아일기는 안 쓰셨습니다!"
"뭣이! 지금 그게 사내한테 할 말인가! 아까의 결판을 내세!"
"계급장 떼고 붙으면 안 집니다!"
전쟁터에서 아군끼리 단결해도 모자랄 판에 허구헌날 지들끼리 싸워대는 젊은 사무라이들을 좀 어떻게 챙겨보겠다고 나선 중년남자들은, 이제 모르겠다. 이놈들 지들끼리 싸우다 죽건 말건 나는 손을 뗄란다, 하고 누구 한 사람 소리내어 말 한 적도 없는데도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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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마무리. 마스라오 님 힘내셔라.
그리고 힘내라 나님. 얼른 마무리하고 다음 주엔 좀 놀자.
*월 2일 : 긴토키와 신스케가 싸우는 걸 중재했다. 그놈들 참. 애도 아닌데 뭘 그리 싸워대나 모르겠다.
*월 3일 : 어제 새벽에 신스케가 잠이 안 오는지 자꾸 뒤척였다. 어렸을 때처럼 재워주고 싶었는데 명색 귀병대 총독. 내가 함부로 대해서야 위신이 안 설 테지. 오늘도 국과 반찬을 많이 남겼다.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야 할텐데.
*년 4일 : 신스케가 발의한 작전이 너무 무모하여 신스케와 언쟁을 벌였다. 귀병대에서는 신스케랑 단독으로라도 작전을 실행한다고 해서 언쟁이 크게 번질 뻔 했다. 물론 말만 오고 간 게 아니긴 하나 남자의 싸움에서 주먹이나 발 정도야 사소한 일.
추가 : 신스케가 방금 찾아왔다. 대화는 내가 상을 뒤엎는 통에 그만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만큼 타일렀으면 알아들었겠지.
*년 5일 : 귀병대 녀석들을 간신히 말려놓았다. 신스케는 몸이 약해서 무리하면 안 된다고 그토록 타일렀는데도, 정작 신스케 본인이 자기는 괜찮다고 우겨대니 이를 어찌할꼬. 네가 이래서야 고향에 계신 너희 부모님을 내가 무슨 낯으로 뵙겠냐고 했더니 이미 의절하고 나온 마당에 그게 다 뭐냐며 화를 냈다. 내가 괜한 말을 했다.
*월 5일 : 결국 제일 무모한 짓은 긴토키가 다 했다. 내 이놈을 그냥......그러나 긴토키가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다들 그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공포란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사카모토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상식인은 나 하나 뿐인가.
신스케가 어제부터 내게 한 마디도 안 붙였다는 것을 지금 알았다. 어쩌나.
*월 6일 : 저녁 때 신스케가 밥상을 앞에 놓고 인상을 쓰고 있길래 안 먹는 우엉이랑 파를 가져오고 대신 내 몫의 양배추를 줬다. 밥 한 끼 챙겨먹이기 왜 이리 어려운지.
*월 7일 : 신스케고 긴토키고 이상한 데서 죽이 잘 맞아서, 신스케 녀석이 긴토키가 날뛰는 걸 부추기는 것도 같다.
*월 8일 : 신스케가 부추긴 거 맞더라. 내 눈으로 확인하니 정말 열 받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전략이라고? 저리 무모해서야 누구 하나 다치고 말지. 화를 냈더니 신스케가 그랬다. 저 녀석은 내가 책임지고 간수하겠다고.
그 조그맣고 예민하던 꼬마가 이렇게 크다니, 공연히 자랑스러웠다. 세상 부모들의 마음이 다 이런가.
나이 지긋한 사무라이들은 들고 있던 수첩-빽빽하지만 단정한, 무슨 필기교본 같은 글씨로 가득한-에서 고개를 들어 눈 앞의 젊은 사무라이를 쳐다보았다.
"카츠라 선생, 이게 다 뭐요?"
"예로부터 장수들은 군영생활을 일지로 기록했다 들었소. 미숙한 몸이나마 옛 풍습을 본받아 행했을 뿐이오만."
사무라이들은 자기들끼리 고개를 맞대고 수군댔다.
".......병영일지가 다 얼어죽었구료."
"육아일기 아니었습니까?"
"거 모 반도국가에서 이따위로 군생활 하면 고문관 소리 듣는 거 시간 문제겠소."
"이상한 예 들지 마시고!"
커흠. 헛기침을 한 사무라이 중 한 사람이 카츠라에게 어이없는 시선을 보냈다.
"그래서, 이게 선생이 귀병대 소속 병사 6, 7인을 전치 6주에 상당하는 상처를 입도록 두들겨 패 놓은 이유란 말이오?"
"아니 그걸 보더니만 나한테 항의를 하지 뭐요. 너무하다느니 이래도 되냐느니."
"이의 있습니다!"
카츠라의 옆에 옹기종기 모여서 자기들끼리 음울한 오오라를 뿜어내던 눈두덩이 시퍼렇게 물들고 뺨이 퉁퉁 부은 병사 몇몇이 아우성을 치며 손을 들었다.
"카츠라 씨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저희가 총독님 관찰일기 좀 썼다고 사무라이의 자세가 그게 뭐냐고 잔소리 하시던 게 누군가요!"
"옳소! 그래놓고 자기는 정념이 소용돌이치다 못해 뻘밭으로 화한 일기나 쓰고!"
"시끄럽네. 기록해 놓아야지 안 그러면 다음에 같은 사태가 일어났을 때 대처하기 어렵단 말이야. 자네들이 형의 마음을 아나?"
"형 좋아하네! 우리 엄마도 저런 육아일기는 안 쓰셨습니다!"
"뭣이! 지금 그게 사내한테 할 말인가! 아까의 결판을 내세!"
"계급장 떼고 붙으면 안 집니다!"
전쟁터에서 아군끼리 단결해도 모자랄 판에 허구헌날 지들끼리 싸워대는 젊은 사무라이들을 좀 어떻게 챙겨보겠다고 나선 중년남자들은, 이제 모르겠다. 이놈들 지들끼리 싸우다 죽건 말건 나는 손을 뗄란다, 하고 누구 한 사람 소리내어 말 한 적도 없는데도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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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마무리. 마스라오 님 힘내셔라.
그리고 힘내라 나님. 얼른 마무리하고 다음 주엔 좀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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