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더블오 감상.
에 일단 이 애니는 종교애니입니다. 건담천국 불신지옥이라는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지요.
요즘 젊은 것들이 건담과 슈로대와 건프라의 삼위일체를 믿지 않고 하*히니 를*슈니 하는 것들을 섬겨대며 빨간 것이 어째서 세 배 빠른지 알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한 건담교의 상층부에서 몇 년 전 포교애니로 건담시드를 냈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에 절망하지 않고 새로이 포교용 애니를 열심히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 증거로 주인공은 신앙심 깊은 중동 출신 소년으로 건담을 믿어서 목숨을 구원받았습니다. 1화부터 신의 모습으로 강림하신 건담을 보고 주인공은 감동을 받아 건담교에 귀의하고 건담교의 교리를 몸으로 실천하여 외칩니다.
"내가 건담이다."
................농담이고
이하 내용누설이 좀 있는 내용과 인물평이니까 볼 분은 넘어가시고.
폭력을 통한 폭력근절 같은 무슨 이상주의자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은 소리를 해 대길래 일본애들의 파르티잔 활동에 대한 로망이 집약된 작품인 줄 알았어요. (트리니티 블러드에서는 열일곱 먹은 어린 게 파르티잔 대장을 하고 그 이외에도 어쨌건 싸움은 나쁘다며 삽질만 해 대는 여러가지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얘네가 혁명을 못 겪어봐서 혁명에 로망이 좀 있나봐요?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폭력을 통한 폭력근절 같은 소리를 정말 진지하게 하는 놈이 있구나 싶어서 한 번 봤습니다. 미국이 하는 뻘짓도, 현 세계정세도 잘 나와서 웃으면서 봤어요.
그런데 전쟁근절 자체가 떡밥일지도 모르겠어요.
아주 종류며 색깔이 다른 떡밥이 잔뜩이라 모아 놓으니 이거 완전 잔칫상이네요.
폭력으로 전쟁을 근절시켜 보겠다고 세상에 싸움을 건 아이들은 결국 자신들에게 돌아온 전세계의 집중포화를 맞게 됩니다. 세상은 자신들 때문에 단결했지요. 어떻게 보면 자신들의 모순을 통해 뜻을 관철시킨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하지만 계속 단결하리라는 보장은 없고 싸움도 어디에선가 계속됩니다. 그럼 쟤들은 이제 뭘 믿고 사나요,
이 이야기가 나올 시점에서 사고가 터졌지요. 이제 죽은 자의 유지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될 테고, 어디에선가 새로운 이념이 하나쯤 나올 겁니다.
록온 스트라토스 : 가장 어른으로 보이고 또 어른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프톨레마이오스 선내에서 아저씨들 빼고 나면 얘가 제일 어른 같고, 마이스터들의 리더노릇하기에 손색이 없는 애고요. 리더라기보단 알렐루야 말마따나 어린애보기일지도 모르지만요. 어쨌든 동네 형님입니다, 딱. 말은 건들거리면서 하고 옷은 택배기사처럼 입고 (그 조끼 당장 벗지 못할까!) 대충 사는 것 같은데 꼬마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고 조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요. 스물 네 살이라는 나이 치고도 꽤 어른답답니다.
그런데 분명히 어른 맞는데 결정적인 부분에서 트라우마가 있고, 그 부분만 자라지 못한 거예요. 뭐랄까 전족? 다른 데는 모두 록온 스트라토스로 자라서 어른이 되었는데 한 부분만 닐 디란디로 남아서 못 큰 탓에 천벌은 할 일을 다 끝내고 나서 받겠다고 해 놓고선, 자신의 복수를 완료하자마자 더 이상 뭔가 해 볼 힘도 없이 죽어버리고 말았지요. 자라지 못한 부분 주제에 영양분은 제일 많이 필요했던 모양이에요.
건담 뒤나메스를 타는 저격수입니다. 네라이우츠! 라면서 건담을 출격시키는 거 보면서 참 호청년이다 싶었는데 역시 성격 좋은 놈 치고 오래 사는 놈이 없다니까요. 항상 옆구리에 하로를 끼고 다니고, 23화에서 한국, 일본의 수많은 여성들 가슴에 대못을 쳤습니다. 그 결과 네이버에서 록ㅇ까지 치면 록온스트라토스가 완성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알렐루야 합티즘 : 공기 같은 남자. 인혁련(이라니까 80년대 운동권 조직 같잖아요) 출신 개조인간입니다. 개조 중에 인격이 하나 더 생겼는데 그 놈 이름이 할렐루야 입니다. 내심 본 인격은 천주교고 다른 인격은 개신교인가 했습니다. 본인격은 사람 좋고 뭘 죽이는 것에 저항감이 큰 편인데, 폭력적인 성격은 다 다른 인격인 할렐루야가 떠맡고 있습니다. 당신이 지킬앤하이드입니까. 그런 주제에 자신의 과거를 제 손으로 싸그리 없애버리기도 합니다. (할렐루야가 없애라고 종용하긴 합니다만.) 그리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데 남들 전부 대화합의 장을 여는데 혼자 못 끼이게 된 후부터 공기 같은 남자가 되었습니다.
록온을 잘 따르고, 티에리아랑은 친하지는 않지만 잘 지내고 싶어하고, 은근히 세츠나를 귀여워하는 것 같긴 한데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큐리오스를 탑니다. 명 대사로 "아이해브콘트로-ㄹ" "이걸로 희대의 살인자로구나." "돈마이(DON'T MIND)" "건담 마이스터는 혼자가 아니야!" 등등, 셀 수 없는 주옥같은 명대사를 남겼습니다. 대사만 보면 짤없이 개그캐릭터입니다. 제발 쫄티 말고 가끔은 다른 거 좀 입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만히 보니까 슈트 입을 때 속에 검은 쫄티를 입는 것 같던데 그걸 늘 입고 다니나요 알렐루야 합티즘?
세츠나 F 세이에이 : 본명 소란 이브라힘. 중동 소년 주제에 코드네임은 왜 일본이름이죠?
팀의 막내입니다. 자기가 건담인 줄 아는 이상성격의 소유자에 애가 아직 개념이 없어서 한 번씩 형들 뒤통수를 때립니다. 그러다 록온한테 세게 맞았습니다.
좀 더 설명하자면 건담교를 믿습니다. 어려서 자기 부모님도 쏴 죽이고 성전에 참여한 전적이 있는데 거기서 충격받고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천사의 형상을 한 건담을 보고 건담교에 귀의해서 건담을 타는 것, 전쟁을 막는 것 빼고 다른 건 아무 것도 생각 안 하면서 삽니다. 그러다가 한번씩 폭주를 하지요.
지금은 건담을 타면서 자신이 왜 건담을 타는가, 자신이 넘어서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청소년이지요.
건담 엑시아를 탑니다. 명대사로 "나는 건담이다"가 있습니다. 하도 저러니까 이젠 전부 다 포기하고 그래 너 건덕후다. 너만한 건빠가 없다고 인정해 주는 분위기입니다.
티에리아 에데 : 사실 얘가 제일 막내일지도. 누가 봐도 참 아가씨처럼 생겼습니다. 까칠까칠합니다. 베다하고 말고는 협조할 줄 모릅니다. 베다가 내린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르고, 건담 마이스터들의 자격에 대해 깐깐하게 따집니다. 자신은 당연히 건담을 탈 자격이 있다고 믿는데 그게 이 녀석 태생 탓인 듯 합니다. 건담 버체/나드레를 타고, 나드레의 특수능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마이스터입니다. 이것이 인간인가, 등 본인의 정체를 드러내는 말을 종종 남깁니다.
이런 놈한테 록온이 사람을 좋아하는 법을 가르치거든요. 그래서 티에리아는 사람과 친해지고 사람과 말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런데 그래놓고 록온이 죽습니다.
저는 저기에서 베풀 줄만 알고 받을 줄 모르는 썩을 놈한테 정 주는 게 미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만 제작진이 록온을 양분 삼아 아이들을 기르고 세상을 바꿀 결심을 한 모양이라 처음부터 들인 공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밟고 죽으라고 작정하고 깔아놓은 지뢰 안 밟을 자신 있으신가요.
아무튼 간만에 볼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이런 작품에서는 먼저 싸움을 건 쪽이 붕괴되는 게 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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