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앞에는 중무장을 한 기마대가 질서정연히 도열해 있었다. 그 선두에는 파란 갑주를 입은 금안의 남자가 있다. 남자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려 보이고 소년이라 하기에는 원숙해 보인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러나 숨길 수 없는 다가올 전투에 대한 희열과 자부심으로 두 눈을 번득이며 외쳤다.
"준비됐냐쵸릿~~스!"
"예이!"
"오슈 필두, 다테 건담무네! 간다!"
"우오오오오오!!!"
환호소리와 함께 무수한 말발굽소리가 땅을 울렸다. 맨 앞에서 말을 몰아가는-몬다기 보다 그냥, 고삐도 안 잡고 팔짱을 낀 채 말등 위에 앉아 있는 금안룡 다테 건담무네는 조용히 눈을 빛내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카이를 치고 남쪽을 정벌하여 천하를 통일한다. 천하통일, 참으로 아름다운 어감이 아닌가.
그 때, 다테의 눈 앞으로 차가운 바람이 날아들었다. 머리를 움직여 피하자 눈 앞에 날붙이가 번득이고 있었다. 말을 급히 세우고 눈 앞에 나타난 무장을 보았다. 창을 자신의 팔 안으로 갈무리한 무장은 아직 젊었다. 젊다기보다 어리게 보이는 둥글고 큰 눈을 가진 무장은 붉은 갑옷에 목에는 명나라 동전 여섯 닢을 목걸이삼아 차고 있었다. 저승길 삯을 목에 걸고 다니는 데다 창이 특기인 무장이라면 들은 바가 있다. 게다가 이 곳은 다케다의 땅이 아닌가. 그는 큰 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이 몸 사나다 부시도 그라함! 오야가타사마께 이 곳을 지키라는 명을 받았소. 이 앞은 지나갈 수 없소이다, 다테 건담무네 공!"
"지나가고 말고는 내가 결정한다."
애마 더블오에서 뛰어내린 다테가 애도를 뽑았다. 그 즉시 사나다가 창을 꼬나들고 달려들어 다테의 심장을 노렸고 다테는 칼로 창을 치고 다른 손에 든 세 자루 칼로 사나다의 머리를 쳤으나 사나다는 즉시 피했다. 그리고 곧 수준을 좀 높인 개싸움이 전개되었다.
"그라함 스페.......아니 천패절창!!"
불꽃 튀는 소리 파박.
"트란자........아니 워댄스!"
땅 쪼개지는 소리 콰광.
퍼런 불 뻘건 불이 번쩍번쩍하고 땅이 패이고 하늘이 쪼개지고 말과 사람이 넘어가는데도 어째서 두 사람은 털끝 하나 안 다치고 무사한 건지는 말하지 말자. 그것이 캡콤, 아니 그것이 전국바사라, 아니 그것이 개그다.한 합 한 합 칼과 창을 부딪힐수록 사나다의 입가엔 기쁨이 넘치다 못해 흉악하고 괴상해보이기까지 하는 미소가 걸렸다.
"뭐냐, 왜 웃어?"
사나다는 앙천광소했다. 먹이를 발견한 맹수와도 같았다.
"무엇을 숨기랴! 사나다 부시도 그라함! 귀공에게 마음을 빼앗긴 사내요!"
"쵸릿스?"
"다시 한 번 말하리다! 이미 이 몸, 귀공에게 마음을 뺏겼소!"
창백하게 질린 다테 건담무네가 칼을 쳐든채로 쩍 굳어있거나 말거나 사나다 그라함은 싱글벙글 웃으며 외쳤다.
"그러니 내 창에 죽어주시오오오오오!!! 다테 건담무네에에에에에에엣!!!!"

훗날, 용의 오른쪽눈이라 사람들이 일컫는 카타쿠라 사지로는 그 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살다 살다 그렇게 정신줄을 놓은 무장도 처음 봤고 그렇게 무서운 무장도 처음 봤으며 우리 건담무네 님께서 그렇게 목숨 걸고 후퇴하시는 경우도 처음 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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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는 원고는 안 하고 이게 뭔 짓인지 저도 모르겠는데요;
죄송합니다 Kisara 님 Taken 님. 허락없이 빌려봤습니다. 캐스팅은 건담님 빼곤 죄다 제 맘대로. 실은 마에다 케이지가 알렐루야입니다. 눈새거든요.
그, 그렇지만 건담무네 님 너무 훌륭하셨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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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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