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에 올렸던 글을 찾아 왔습니다. 하나 더 있는데 그건 쪽글이고 뭐; 이걸 2009년 12월에 썼더군요.
커플링 세츠알렐세츠? 아무튼 둘이 나옵니다.
야마시타 토모코의 만화에서 따 왔고, 친절하게 책을 주며 언니가 쓰셔야하지 않겠냐고 우겨댄 얄미운 모 고양이의 의뢰를 받고 썼습니다. 저기서 안 썼어야 하는 건데 야마시타 토모코가 좋았어요 쳇. 게다가 그해 12월이면 한창 일할 때라 현실도피도 좀 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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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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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기다림과 이어집니다. 은혼만 하려고 했는데, 보는 순간 누가 떠올라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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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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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랑하는 뮤지컬 모차르트!를 듣다(공부 안 하냐) 떠올랐습니다.

빨간옷 - 대주교 : 리본즈
파마머리(아르코백작) : 힐링
금발청바지개초딩(모차르트) : 리제네
레오폴트(청색옷 긴머리) = 모차르트 아빠 : 티에리아
나머지 : 복붙베이터

원래 가사는요


그리고 이것은 더블오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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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풀이 겸 감사의 마음을 표할 겸 히츠지사 님의 리퀘를 받았습니다.
록언니가 나옵니다. 여체화가 싫으신 분은 스루하시길.


사실 즐거운 크리스마스고 뭐고 그저 록언니도 나쁘고 사춘기 소년 세츠나는 귀엽고 뭐 이런 걸 쓰고 싶었어요.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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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의 슬픔
원작 :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아무 것도 못 했는데
나는 동료들이 죽었는데도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 속에서
그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술예보사가 살아남았다."
"살아서 정말 다행이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브레히트 나쁜 놈. 손 대기 힘들잖앗!!
더 수정 보던가 시집에 안 싣던가 둘 중 하납니다.

그나저나 자기가 자기 칭찬하는 글쓰기는 이력서에 넣는 자기소개서 이후로 처음이라 매우 신선하군요. 한 게 없는데 뭘 적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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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특전 - 유품  (6) 2009.09.07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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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변화한다.

원작, 브레히트 <alles wandelt sich>

모든 것은 변화한다. 그가 마지막 숨을 거두면
당신은 새로 태어날 수 있다.
물론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 그가
너는 변하라고 한 말을 당신이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도.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 당신이
변혁이 일어난 자신을
다시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화한다. 신이었던 머리에 칼을 꽂으며.
당신이 새로 시작할 수는 없지만.

----------------------------------------------------------
윈디 언니가 매우 분발하고 계십니다. 독해지겠다고 하셨어요! 얼마나 더 무서운 게 나올지 저는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여러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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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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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일. 내일은 록온 앤솔 나가는 날이다. 한 부라도 더 팔리게 해 주세요. 많이 사 가세요 많이많이 사 가세요. 저도 나름 노력은 했답니다. 게다가 존잘들이 포진해 있다니까요.

나름 할로윈이라서 뭔가 하나. 할로윈은 모든 유령들의 밤이라죠?

靑草 우거진 墓에 자는가 누웠는가
綠眼은 어디가고 빈 관만 묻혔는가
싸움을 권할 이 없어 데리러 가노라

원작은 그겁니다. 그거요. 임제가 황진이를 기리며 쓴 시조입니다. 하여간 이 아저씨도 참 이단아예요.
원래는 할로윈에 맞게 시귀 이하 선생의 소소소묘를 하려고 했는데 압운 맞출 자신이 안 나네요. 오언절구 같으면 어떻게 해 보겠는데.......

에이 모릅니다. 키사라 님 말씀이 개사에서 제일 중요한 건 배 째는 거래요. 배 쨉니다!!어차피 압운 맞추고 평측 따져봐야 아무도 안 읽잖아요 한자라서!!! (한문 약해서 사전 보고 책 끼고 야단법석을 떨어가며 작문해야 하는 신세) 원문 이상해도 다들 알아서 스루해 주시겠죠 뭐! 같이 배 째요!
아무튼, 억지로 끼워맞춰서 문장이 성립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 갑니다!!!

幽苜露                       고요한 클로버에 맺힌 이슬
如喋眼                       피 맺힌 눈동자 같아서
無物結閜鷺                   마음 한 데 모을 하로도 없고
煙花不堪接                   아지랑이 같은 지상의 꽃은 만져볼 수도 없네.
命如花                       목숨은 꽃과 같이 덧없어지고
肉如革                       몸은 변혁하듯 하여
自爲上                       몸소 신인류가 되고
弟爲師                        동생을 건담 마이스터를 만들어
丞建擔                        건담을 계승하고
對相待                        다가올 대화를 기다린다.
冷金燭                        금색 인광처럼
炯光彩                        눈은 형형히 빛을 발하고.
家墓下                        가족 무덤 아래에서는
風吹雨                        바람이 비를 몰아 분다.

이하가 시 존잘이니까 이거 원문으로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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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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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특전 - 유품

2009. 9. 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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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름밤의 풍류지만 뭐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봄감자 라일/벗겨먹어야 제 맛/새하얀 속살
뭐 하다 나온 건지 모르겠지만 한 수 읊어보았습니다.

마침 메신저에서 제게 영감을 주신 KISARA 님이 화답해 주셨습니다.
옴감자 라일 / 벗겨먹어도 좋고 / 튀겨먹어도 제 맛 / 어서 오소서 / 우리 주 세츠나 님

세이에이교 신도로서 포스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재밌어서 혼자 하기 아까운 고로, 이어주실 용자님 모집합니다.

히츠지사 님(감사합니다!)
봄감자 라일/술술 잘 벗겨지네/누구랑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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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인식의 힘 (최승호)

절망한 자들은 대담해 지는 법이다 - 니체

도마뱀의 짧은 다리가 날개 돋친 도마뱀을 태어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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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힘

절망한 자들은 대담해 지는 법이다. - 니체

닐 디란디의 짧은 인생이 록온 스트라토스를 태어나게 한다

------------------------------------------------------------

책 사 주신 분 읽어주신 분 만들라고 격려해주신 분 모두모두 감사하다는 마음을 담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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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1  (6) 200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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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앞에는 중무장을 한 기마대가 질서정연히 도열해 있었다. 그 선두에는 파란 갑주를 입은 금안의 남자가 있다. 남자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려 보이고 소년이라 하기에는 원숙해 보인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러나 숨길 수 없는 다가올 전투에 대한 희열과 자부심으로 두 눈을 번득이며 외쳤다.
"준비됐냐쵸릿~~스!"
"예이!"
"오슈 필두, 다테 건담무네! 간다!"
"우오오오오오!!!"
환호소리와 함께 무수한 말발굽소리가 땅을 울렸다. 맨 앞에서 말을 몰아가는-몬다기 보다 그냥, 고삐도 안 잡고 팔짱을 낀 채 말등 위에 앉아 있는 금안룡 다테 건담무네는 조용히 눈을 빛내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카이를 치고 남쪽을 정벌하여 천하를 통일한다. 천하통일, 참으로 아름다운 어감이 아닌가.
그 때, 다테의 눈 앞으로 차가운 바람이 날아들었다. 머리를 움직여 피하자 눈 앞에 날붙이가 번득이고 있었다. 말을 급히 세우고 눈 앞에 나타난 무장을 보았다. 창을 자신의 팔 안으로 갈무리한 무장은 아직 젊었다. 젊다기보다 어리게 보이는 둥글고 큰 눈을 가진 무장은 붉은 갑옷에 목에는 명나라 동전 여섯 닢을 목걸이삼아 차고 있었다. 저승길 삯을 목에 걸고 다니는 데다 창이 특기인 무장이라면 들은 바가 있다. 게다가 이 곳은 다케다의 땅이 아닌가. 그는 큰 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이 몸 사나다 부시도 그라함! 오야가타사마께 이 곳을 지키라는 명을 받았소. 이 앞은 지나갈 수 없소이다, 다테 건담무네 공!"
"지나가고 말고는 내가 결정한다."
애마 더블오에서 뛰어내린 다테가 애도를 뽑았다. 그 즉시 사나다가 창을 꼬나들고 달려들어 다테의 심장을 노렸고 다테는 칼로 창을 치고 다른 손에 든 세 자루 칼로 사나다의 머리를 쳤으나 사나다는 즉시 피했다. 그리고 곧 수준을 좀 높인 개싸움이 전개되었다.
"그라함 스페.......아니 천패절창!!"
불꽃 튀는 소리 파박.
"트란자........아니 워댄스!"
땅 쪼개지는 소리 콰광.
퍼런 불 뻘건 불이 번쩍번쩍하고 땅이 패이고 하늘이 쪼개지고 말과 사람이 넘어가는데도 어째서 두 사람은 털끝 하나 안 다치고 무사한 건지는 말하지 말자. 그것이 캡콤, 아니 그것이 전국바사라, 아니 그것이 개그다.한 합 한 합 칼과 창을 부딪힐수록 사나다의 입가엔 기쁨이 넘치다 못해 흉악하고 괴상해보이기까지 하는 미소가 걸렸다.
"뭐냐, 왜 웃어?"
사나다는 앙천광소했다. 먹이를 발견한 맹수와도 같았다.
"무엇을 숨기랴! 사나다 부시도 그라함! 귀공에게 마음을 빼앗긴 사내요!"
"쵸릿스?"
"다시 한 번 말하리다! 이미 이 몸, 귀공에게 마음을 뺏겼소!"
창백하게 질린 다테 건담무네가 칼을 쳐든채로 쩍 굳어있거나 말거나 사나다 그라함은 싱글벙글 웃으며 외쳤다.
"그러니 내 창에 죽어주시오오오오오!!! 다테 건담무네에에에에에에엣!!!!"

훗날, 용의 오른쪽눈이라 사람들이 일컫는 카타쿠라 사지로는 그 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살다 살다 그렇게 정신줄을 놓은 무장도 처음 봤고 그렇게 무서운 무장도 처음 봤으며 우리 건담무네 님께서 그렇게 목숨 걸고 후퇴하시는 경우도 처음 봤다고.

---------------------
하라는 원고는 안 하고 이게 뭔 짓인지 저도 모르겠는데요;
죄송합니다 Kisara 님 Taken 님. 허락없이 빌려봤습니다. 캐스팅은 건담님 빼곤 죄다 제 맘대로. 실은 마에다 케이지가 알렐루야입니다. 눈새거든요.
그, 그렇지만 건담무네 님 너무 훌륭하셨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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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오]장마철엔

2009. 7. 1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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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브릿지에 모여있을 때 그 사건이 발생했다.
-거주구역에 침입자 발생.
화면에 뜬 문자를 읽는 펠트의 목소리가 떨렸다. 지금 톨레미는 우주에 있다. 주위엔 아무 것도 없었다. 설령 뭔가가 접근했다고 치더라도 거주구역에 나타나기 전에 반드시 어디에서건 침입자를 확인하게 되어 있다.
우주 한 가운데서, 갑자기 거주구역에 누군가가 나타난 것이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누군가가 나타났을 가능성을 따져보느라 이 생각 저 생각에 바쁜 스메라기며 바로 총을 들고 뛰어가는 세츠나에 브릿지에서 원인을 파악하고자 애쓰다 세츠나가 뛰어나가자 그 뒤를 쫓아가는 라일까지. 전원이 제각각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유령이라도 나타난 걸까요오.
미레이나가 이 어이없는 상황에서 전원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고자 사춘기소녀다운 희망사항을 피력해보았으나 누구도 미레이나의 말을 듣지 않았다. 베다에서 보내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아무래도 인간이 아닌듯 하다.]
-꺄아!
미레이나가 노골적으로 즐거워하며 비명을 질렀다. 그야 적의 침입보다야 유령의 침입이 백 번 천 번 낫지 않은가. 연방군을 만나느니 유령을 백 번이라도 더 만나주고 말지. 함내의 전원의 의견이었다.
-외계인일수도 있잖아? 아니면 하나요 같은 존재일수도 있고.
스메라기 리 노리에가가 인간이 아닌, 하로의 선배격인 2세대 건담 마이스터의 예를 들어보았다.
[그런 거라면 내가 먼저 알았을 거다. 나 같은 존재는 아냐.]
티에리아가 답했다.
-그럼 뭐죠? 뭐가 들어온 걸까요?
펠트의 목소리에 답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톨레미가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고, 다들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인간이 아닌 자라 여기 들어올 수 있었던 건가.
침입을 확인하자마자 뛰쳐나가서 세츠나가 티에리아의 메시지를 들은 것은 브릿지에 한 번 뒤집힌 다음이었다. 경과보고를 듣고 무덤덤하게 감상을 말하며 총을 꼭 쥐었고 라일은 조금 어이없는 눈으로 세츠나를 쳐다보았다.
-사람이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이야?
-모른다.
세츠나는 정면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침입자다. 만약의 경우 제거해야지.
역시 요지부동 세츠나 님. 언제나 변함없으십니다. 라일이 한숨을 쉬다 앞을 보자, 꺾어진 복도에서 뭔가가 툭 하고 튀어나왔다. 짙은 파란색 줄무니 슈트에 흰색 컨버스를 받쳐 신은 갈색 머리 유럽인종 남성이었다.
-뭐 하는 놈이냐!
세츠나가 총을 겨누었다.
-어이쿠. 이거 꽤 과격하시네.
그것은 항복하겠다는 듯 익살스럽게 손을 들었다. 재미있는 것도 다 봤다는 듯 빙글빙글 웃고 있어서 라일은 맥이 탁 풀렸다. 세츠나도 아마 어느 정도는 그러했으리라.

그것을 브릿지로 옮겨 심문했다. 아니, 심문이라기보단 대화에 가까웠다. 그것은 내내 세츠나를 보며 실실 웃고 있었고 브릿지의 전원이 긴장하며 그를 쳐다보자 헬로~ 하며 손까지 흔들어주었다. 끝내 열받은 라일이 한 마디 하려고 했으나 세츠나에 의해 저지당했다. 세츠나는 그를 주의 깊게 쳐다보고 있었다.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며 재미있는 우주선인데, 구성원들도 다양해! 하며 관광객처럼 즐거워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도무지 긴장할 마음 같은 게 나지도 않았다. 혀를 차고 라일은 우선 필요한 질문을 시작했다.
-이름은?
-응? 나? 나 닥터라고 하는데.
어쩐지 구레나룻이 클라우스랑 닮은 청년이 빙글빙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러니까 닥터 뭐냐고.
-그냥 닥터다.
세츠나가 옆에서 불쑥 끼어들었다.
-뭐?
대답은 라일의 입과 그 닥터라는 자의 입에서 동시에 튀어나왔다.
-내가 할 말을 하네? 이건 무슨 일이람. 지구인들 맞죠?
닥터는 대놓고 재미있어하는 티를 내며 싱글벙글 웃었다. 꼭 처음 보는 무언가를 발견한 아이 같은 천진한 미소였다. 스메라기가 세츠나에게 물었다.
-세츠나, 좀 알 것 같아?
-음. 역시 티에리아의 말이 맞아. 사람이 아니다.
세츠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닥터의 눈이 둥그래졌다.
-역시?
-뭔가.
-당신, 토치우드요? 나를 알아본단 말이야? 혹시 우리 어디서 만난 적이 있.......아니, 저 쪽은 날 아는데 난 저 쪽을 모르는 건....... 혹시 미래에서 만났었나? 그럼 난 여기 두 번째 온 거란 말인데, 그렇겐 안 보이고, 음, 생각 좀 해 봐야겠군?
-무슨 소린지는 못 알아듣겠다만 인류가 아닌 건 확실하군.
세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를 해치기 위해 온 자는 아니다.
-어, 뭐 그건 맞죠.
닥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냥 여행 온 거라니까. 여기 24세기 맞죠?
-맞다.
24세기를 보통 여기라고 부르나? 세츠나가 일행을 대표해서 대답했고 나머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라일이 옆에서 그보다 미래는 만났었다가 아니고 만날 것이다 아닌가 하고 중얼거리자 티에리아가 어차피 한국어의 미래시제는 시간 개념보단 상태를 나타내는 개념이므로 솔직히 미래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로 적합한 가가 의문이라고 말했고 라일은 작가가 한국어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여기 사람들이 하지도 않는 언어로 개그하려는 시도 하지 말라고 허공에 대고 툴툴거렸다. 아무튼 이 사람의 언어는 참 독특했다. 시간개념이 지구에 거주하는 인류와 다르기라도 한 듯. 라일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번뜩 지나갔으나 그것은 그냥 번뜩임일 뿐 아무 깨달음도 주지 못했다. 그 때 스메라기 리 노리에가가 의문을 표했다.
-그건 그렇고 대체 어떻게 들어왔나요?
-아, 타디스를 타고 왔어요.
-타디스?
-내 우주선 이름입니다. 어디든 가죠.
과연 거주지역 한 구석에 파란, 샤워부스만한 크기의 목조설치물이 생겼다. 모니터에 뜬 그 난데 없는 목조설치물을 다들 어이없는 표정으로 구경하고 있었다. Police call이라고 적혀있는 그 것은 20세기 공중전화라고 라일이 설명해 주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여긴 저런 게 없었지. 저건 저 자가 타고온 게 맞는 모양이다.
-과연.
-납득할 일이 아니잖아요. 저게 어떻게 이 안으로 들어온 거죠? 게다가 나무잖아요?
펠트가 의문을 제기했다.
-외계인이라서 우주를 왔다갔다 하는 걸지도요. 이 우주, 저 우주랄까요오?
미레이나가 농담처럼 이야기했고 다들 웃으려고 했지만 세츠나와 닥터만은 웃지 않았다.
-맞군. 외계인이다.
웃기야 같이 웃지 않았지만 반응은 달랐다. 세츠나의 대답은 관찰 결과를 도출하는 듯 했지만 닥터의 반응은 달랐다. 그리고 그의 반응 때문에 세츠나의 반응은 잠시 묻혔다.
-그래, 그거야!
갑자기 닥터가 벌떡 일어났다. 그는 방 안을 아주 산만하게 빙빙 돌아다니며 두서없이 말을 쏟아냈다.
-평행우주! 그 생각을 왜 못 했지? 아냐, 이제라도 생각했으니 난 역시 대단해! 여긴 다른 세계로군? 지구인이 있고, 새로운 지구인이 있어! 자기들 스스로 변혁을 시도한 거지, 역시 지구인이란!
그리고 그가 세츠나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더니 어깨를 콱 짚고 세츠나와 눈을 맞추었다.
-역시, 그냥 지구인이 아니었어. 뭔가 있었어. GN입자. 그거로군. 분명히 내 우주엔 없는 개념이야. 지구인의 작품이군? 뭘 위해 이런 걸 만들었지? 나노입자 같은 거랑은 종류가 달라. 인간의 생체반응을 바꾸는 물질.......왜지? 왜 이런 게 내 눈앞에 있지?
닥터는 세츠나를 꽉 붙들고 열띤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세츠나가 조금 당황한 듯 했고 지켜보던 랏세와 라일이 닥터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이 달려들어 닥터의 어깨에 손을 놓자, 닥터는 세츠나에게서 조심스럽게 손을 놓고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뭐 하는 짓이요?
-아, 실례. 내가 원래 신기한 걸 보면 잘 이래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과하는 닥터를 보고 랏세가 기막힌 표정을 지었고 세츠나는 조용히 어깨를 털어내고 침묵했다. 그 때 미레이나가 말을 꺼냈다.
-그런데 세이에이 씨, 아까 외계인이라고......
-네, 정답. 저는 외계인입니다.
순간 침묵이 흘렀다.
-외계인이라고 해도 여기 들어오면서 톨레미의 감시체계를 다 통과했다는 건 말이 안 돼요. 생체반응이 있는데 그게 외계인이라고 해서 없을 수는 없잖아요.
펠트가 주장했고 닥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나도 호흡기관을 이용하고 있으니까. 산소도 소비하고, 열반응도 있고.
그는 계속 농담을 하듯 말을 빙빙 돌렸고 참다 못한 라일이 한 마디 했다.
-어서 이야기해. 어떻게 들어온 거야?
-으흠 뭐. 그런데 당신들 참 독특하군?
라일이 닥터를 노려보자 닥터가 라일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뭐?
-보통 내가 어떻게 들어오건, 나에게 관심을 가지지 어떻게 왔고 왜 왔냐에 그렇게 관심을 가지진 않거든요. 그런 경우는 보통 남에게 알려지면 안 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란 말인데, 나 모르게 남에게 알려지면 안 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 치고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을 못 봤단 말이지? 대체 이 적은 인원에- 다른 사람들 더 없는 모양이죠? - 이만한 테크놀로지, 게다가 무기까지 굉장히 많이 갖고 있더군? 그게 왜 필요한 걸까? 응?
닥터는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웃을 수가 없었다. 웃으며 이야기하는 닥터의 눈빛이 점점 싸늘해지고 있었다. 마치, 있어서는 안 될 것을 보는 것처럼.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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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온데이를 맞이하여 그냥 넘어가긴 뭣해서 시집에 들어갈 원고 하나 올립니다.
(방금 썼습니다만 실을 건 맞으니까요)


원작, 함형수의 '해바라기의 비명'
손은 거의 대지 않았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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