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츠나는 소년병이었다. 정말로 무서운 사실인데 어린 애들 보자 마자 바로 조직에서 키워서 쓸 거냐고 따져묻더라. 네 인생에 트라우마가 되었겠지. 그러니까 그렇게 무서운 반응을 보인 거지. 나부터도 보자마자 시설에서 보호하는 애들인가 생각했지, 그런 생각은 못 했어. 그리고 그 애들 있는 방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거 보니까 참; 트라우마가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지 그래. 아이들을 돌보는 마리나를 멀찍이서 구경하는 세츠나를 보니까 실감이 났다.
2. 좀 기분 나쁜 망상이고, Kisara 님 싫어하셨던 이야기니까 안 보이게 하얗게 해 놓겠습니다. (아니 저도 무서워요, 스토리 읽고 너무 무서워서 거북이도 난다 건드리지도 않고 있다고요. 보리밭보다 어떤 면에선 절 더 자극하는 데가 있어서; 저 그런 데 약해요;;;)
세츠나네 엄마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하여간 되게 어린 여자로 보이는 걸 보고 생각했습니다. (교복 입으면 여중생 내진 여고생이겠더만요.) 세츠나는 태어날 때 부터 전란의 피해자가 아니었나 하고. 쿠르디스는 원래 전쟁이 많았던 곳인 티가 나고(그 쿠르드족이니까. 사실 나라 세운 것도 눈물나게 장해요, 멋져요!)......혹시 어머니가 전쟁 때 강간당해서 낳은 아이가 아닌가까지 망상이 돌아갔단 말입니다. 어려서 강간당해 임신하고 어떻게 애를 없애지도 못하고 하는 수 없이 낳아서 키운 그런 예;
그러고 나중에 생각났는데 1시즌 7화의 그 장면에서 아버지를 본 것 같아서 다른 분들께 여쭤 보니까 아버지 있었대요. 그리고 어머니 쓰러지고. 하지만 아버지는 그냥 새아버지가 아닐까 하고요. 여자 혼자 애 키우긴 쉽나요 어디. 그래서 성실하고 착한 남자 만나 재혼하고 싶었겠지만- 세상이 강간피해자에게 친절한 거 봤습니까. 전쟁에 시달려서 까칠하고 삭막해진 남자 만나서 이리저리 시달리고 사는데 아들마저 전쟁에 희생당하고 결국 가정이 끝장난 거죠.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지만 어디에선가는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또 저 빌어먹을 소란 이브라힘이란 이름은 그 영화에서 따 온 거잖아요.
이런 망상을 한 저를 매우 쳐 주십사. 알아요, 이번엔 정말 제가 나빴어요. 그런 동네니까 당연히 조혼이겠죠 암요. 다른 뜻은 없겠죠. 제가 나빠요.
3. 라일 디란디(한숨) 유사가족이 얻어맞는 걸 보고 눈 돌아가는 걸 보니 네 형이나 너나 참.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테러에 희생당한 걸 또 자기 눈으로 보게 된 거지. 그 때의 자기들처럼. 이 형제들한텐 그게 트라우마가 될 텐데. 그 광경을 보고 바로 돌아버린 걸 보고 알았다 쌍둥이 맞고 테러에 희생당한 사람 맞구나, 하고.
4. 알렐루야 네 안에 할렐이 있대도. 전투씬 진짜 눈돌아가게 좋더라. 야수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이어서 저게 알렐루야 합티즘이구나 했다. 죄의식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바로 1시즌 11화가 생각났더랬지. 오래 곱씹어보고 계속 생각을 했었구나. 그리고 자기 손으로 죄를 제대로 지어 본 사람의 감상이었고.
5. 어로우즈를 칠 명분을 설명하기 위한 한 화가 아니었나 싶다. 하긴 저렇게 대놓고 설명해 주지 않으면 일요일 저녁 5시 시간대 유지 못 할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강압적인 거대권력이라는 점이 처음부터 티가 풀풀 났는데 굳이 저렇게까지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걸 보여줘야겠나 했는데 어머나, 설명 안 해 주니까 못 알아먹는 사람이 있어서 좀 놀랐다. 당연히 합법적 권력을 쥔 초거대조직이 학살하는 건 나쁜 짓이다. 권력을 쥐지 않은 입장에서 해도 테러고 권력을 쥔 입장에서 해도 범죄다. 그렇구나, 거대국가의 권력이 당연한 나라에서 만들고 방영해서, 저걸 저렇게 설명 안 하면 못 알아먹을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거야. 이런 조직이 적이다, 라고. 그런데 설명해도 뭐 테러조직인데 오토마톤 쓰면 어때서, 라고 나오는 건 어쩌지;
국가의 폭력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야. 이 나라 왜 이리 권위적인가요 OTL 아니 50년.....일제시대까지 근 100년을 저 꼴을 봤으면 저게 나쁜 걸 알아야지 왜 그게 당연하다고 믿고 수긍을 하는데?
6. 세르게이 씨 심문을 좀 아시더만. 그리고 이번에 소마 참 안 됐더라고? 솔직히 소마가 세르게이 씨 역키잡 하길 바랐는데 물 건너가서 아쉬웠다. 안드레이의 어머니가 되어서 알렐이하고 엄마 경쟁하면 재밌을 것 같았는데. (반농담)
......아니 근데 댁들 군대 왜 그리 당나라 군대요. 어로우즈 내에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내부분열 쩐다? 군대는 단순명쾌한 조직 아닌가요 상명하복의 원리로 돌아가는. 저 부분도 언젠간 적절하게 활용해 먹겠지.
7. 리본즈가 일으키는 분쟁이 이오리아의 뜻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라고 믿는거라면 대체 뭘 할지가 궁금하다. 어로우즈는 CB의 적이 맞는데 이오리아는 CB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물론 내 편이라고 믿지는 않겠지만 좀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오리아의 뜻이란 게 뭔데; 1기 보고는 CB가 대표로 십자가를 지고 앞으로 단결할 세계를 위해 희생양이 되는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근데 지금 저 정세가 세계가 단결한 거긴 한 거냐. (이상주의자들의 이상 중 하나 아닌가 전 세계가 단합한다) 마지막으로 전부 단합하기 위해 어로우즈를 죽이고 CB를 죽이고 카탈론의 이상주의만 수용한 채 세계 정부는 전세계인의 꿈과 희망을 안고 달려갑니다 키랏☆이냐? 마지막으로 모두 손에 피를 묻히고 난 후에 피묻은 애들은 다 태워 버리고 순결한 세계로 나아가는 그 짓......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내가 적고도 되게 웃기네;
8. 이로서 사지 크로스로드는 속 편하게=순전히 피해자의 입장에서 세츠나를 비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못미 민간인 청년. 사지는 그동안은 철저한 피해자, 민간인의 입장이었으니까 세츠나를 비난할 수 있었고 세츠나도 자기변명 따위는 하나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사지는 그렇게 싫어하던 입장으로 떨어져버렸다. 이 청년이 어떻게 될지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