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쇼요는 교사로선 실격이라고 늘 투덜댔지만 왜 그런지 자세히 생각해보진 않았는데요, 오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인간도 어쩌면 닐 디란디 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수과라고도 하죠)

이 사람 양이지사입니다. 양이지사이니까 그 선생을 그렇게 따르던 제자들이 다 똑같은 길을 간 거라고 봐요. 애들한테 가르친 것도 그렇고. 하지만 과격파는 절대 아니었을 겁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걸 보면 온건파일 거예요. 당장 들고 일어나는 것보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믿었을 겁니다.
그런데 왜 죽었을까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고아들을 거두는 온건파 양이지사가 죽어야 할 이유가 얼마나 될까요? 분명히 막부와 천인들 때문에 죽은 걸로 추측되는데, 세상에 그 많은 과격파 양이지사를 두고 요시다 쇼요가 왜 죽었을까요? 사이고 토쿠모리도 살아있는데?
재야의 온건파 양이지사로 지내다가 막부와 천인들이 도저히 저 사람을 용납하지 못할 뭔가를 저질렀다고 봐도 괜찮을 겁니다.

자신이 언젠가는 없어질지도 모른다며 아이들에게 책을 줬지만 그게 그렇게 가까운 미래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렇게 일찍 죽을 생각은 없었을 걸요. 애들한테 가르칠 게 많았을 테니까요. 특히 사카타 긴토키의 경우는. '백야차강탄'을 참고하면, 아이들이 변성기도 맞기 전에 돌아가셨던 걸로 추측되지요. 어린 인간을 몇 년 가르친다고 사람 됩니까. 어른이 될 때까지 옆에서 계속 붙들고 있어야 사람이 되지요. 특히 어려서 사람이 받아야 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긴토키는 더요.
생각해 봅시다. 교사라는 작자가 애들을 놔두고 죽을 일이 얼마나 있겠어요. 저 직종은 사람 책임감을 극대화 시키는 효과가 끝내주는 직종이거든요.  전 진통 오는데 오후 수업 있다고 버티고 있다 야단 맞고 애 낳으러 간 사람도 알거든요. (당시 스물 넷이었고, 초산이었습니다.) 직업인일 뿐인 현대의 교사도 그러한데, 스승과 제자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저런 관계에서야 어떻겠습니까? 돌봐야 될 어린 것들이 수두룩한데 어딜 죽어요 죽긴. 저 사람 분명히 내가 언젠가는 죽으러 가더라도 이것들 다 사람 만들고 가야 한다는 각오 정도는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생떼같은 어린 것들 놔두고 죽었다 이거죠? 그것도 갑자기?
아무리 봐도 지금의 긴토키보다 젊거나 비슷한 나이로밖에 안 보이는 젊은 양이지사 요시다 쇼요, 남겨진 어린 것들은 생각도 안 날 만큼 충격적인 뭔가를 겪고 충동적으로 뭔가 저지르고 죽었습니까, 어? 아니면 뭐, 더 젊었을 때 나라를 뒤집을 만한 사고라도 치고 은거해서 애들 키우다 잡혀가 죽었습니까? 어느 쪽이건 그럴 거면 처음부터 애들을 맡지 말았어야 할 거 아냐 이 작자야! 그러고도 선생이냐!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아닙니까?

혼자 죽기 싫어서 키사라 님한테 이야기했고, 그랬더니 사수가 죽어서 게, 사자, 천칭자리가 피를 토한다는 비유를 해 주시고, 손견 파파가 죽어서 손책을 그렇게 만들었다느니 하는 비슷한 예를 마구 들어주셨습니다. 세인트 세이야 세계 내의 모든 문제가 누구 때문에 일어난 거였나요. 사수가 없었으면 사가가 그렇게 비뚤어지지도 않았을 테고, 사수가 그렇게 안 죽었으면 아이올리아가 그렇게 인지부조화 상태에 빠지지도 않았을 겁니다. 무엇보다 백 명의 아이들이 세인트가 되겠다고 그 고생을 할 일도 없었겠지요. 얼레 데자뷰?
그리고 둘이만 죽기도 아까워서 올립니다. 같이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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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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