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1'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1.11 은혼 새 오프닝 엔딩을 성토한다. 6

은혼 새 오프닝 엔딩에 대한 말들이 여러 가지로 오가는 와중, 적과 흑, 까마귀, 검은 고양이 같은 수상쩍은 키워드를 발견했습니다. 척 봐도 에드거 앨런 포우를 연상시키는 수상쩍은 분위기 하며, 다 아시다시피 여러 일러스트에서 까마귀는 다카스기 신스케의 상징이었죠. '삼천세계의 까마귀를 죽이고'가 다카스기 신사쿠 작품으로 알려지기도 했고, 불길하고 음울한 건 다카스기 신스케한테 잘 어울리죠. 어느 엔딩을 봐도 불길하게 웃고 있잖아요.
두려움에 떨며 오프닝을 봤습니다.


전례 없이 긴상이 혼자 음울한 얼굴로 스쿠터를 타고 있습니다. 핏빛 노을을 배경으로요. 아이들과 떨어져서 음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 긴상 표정이 좋긴 좋은데; 그 다음이 걸립니다. 불길한 핏빛 노을과 가부키쵸를 돌아다니는 까만 고양이. 심지어 놈과 긴상은 눈이 마주칩니다. 오른 눈이 클로즈업 되었어요. 무슨 뜻입니까 이거.
고양이가 돌아다니다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두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심지어 요로즈야 세 명은 모두 뭔가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죠. 너네 지금 뭐 하니? 그리고 까마귀가 계속 하늘을 날고 있고요.
종말의 이미지를 팍팍 풍기는 오프닝은 처음 봅니다. 은혼이잖니 개그만화잖니. 이러지 말아.

그리고 엔딩. 오가타 코린 풍으로 한다더니 정말이었습니다. 무로마치 말을 대표하는 일본화가인데 매우 장식적인 화풍이 특징입니다. 처음 보시면 어라 클림트? 하실지도.  게다가 일본화 풍이라더니만 은근히 카츠시카 호쿠사이 그림 비슷한 부분도 있어요.
저 이제 오가타 코린과 호쿠사이가 닥터 타디스 얻어 타고 21세기로 와 엘리자베스 안의 옷상과 죽이 맞아서 엔딩 원화 작업 하며 신나 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망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어떡해요?

아 일단 보세요. 화려한 일본화의 향연입니다.

 

일본 속담에 남자는 사무라이, 꽃은 벚꽃이라 하였으니 긴상은 벚꽃이죠.
즈라는 대쪽 같은 테러리스트니까 대나무. 사카모토는 반딧불. 공기 같이 날아가서 반딧불입니까? 곤도는 매. 저래뵈도 두령이죠. 히지카타는 5월 5일 생이니 창포.오키타는 등나무 꽃(오키타 소지가 자를 후지와라 카네요시라고 썼던 거 같지만 넘어갑시다.그럴 리 없잖아요.)......몇 개는 농담인데, 아무튼 주로 저런 꽃들입니다.아무튼 각자 나름 어울리는 이미지를 갖고 그렸습니다. 심지어 카무이는 산수화예요 그냥.
그런데 거기 다카스기. 혼자 희고 붉은 모란꽃? 남들 죄다 한색이나 수묵화톤일때 왜 너 혼자 남화? 게다게 웬 모란? 화중지왕이 왜 저기 있는 겁니까? 너님 최종보스라 이겁니까. 왜 군왕의 꽃이냐고요 아우 정말;
아니 그건 좋아요. 하지만 일본엔 모란에 대한 이런 시가 있습니다.

 牡丹散て打かさなりぬ二三片 -蕪村
모란꽃 지니 부딪히고 겹쳐진 꽃잎 두세 점 -부손

이 이미지가 다카스기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크흑. 그리고 저 모란 그림, 호쿠사이 그림 중에 비슷한 거 있어요;;
그리고 호랑나비 뭐죠. 일본은 아니지만 속미인곡 마지막이 어떻게 끝나는지 다들 아실 겁니다. 범나비 되어다가 님의 옷에 앉으리라.
......범나비가 여성의 상징이므로 정철의 동성애적 욕망이 무의식중에 어쩌구 하는 논문 있습니다. 제목은 기억 안 나는데 이능우 선생이라고 국문학계 원로의 논문입니다. 죄송합니다. 저 보자마자 그것부터 떠올렸습니다. 아니 모란에 호랑나비를 그리는 게 보통인 거 같긴 하지만;
모란에 나비를 같이 그리는 건 동양화에서 남녀간의 화합을 뜻하는 그림입니다. 뭐 하자는 거냐. 그리고 화중지왕인 모란이므로, 절세미인도 상징합니다. 아 열받아. (시엘 님 제보 감사합니다.)

감독 신났더군요. 성토하고 싶어졌습니다.

'여러분의 해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티시즘 10제  (6) 2011.01.28
별자리점마저  (0) 2011.01.12
은혼을 이 작가들이 썼다면-4  (4) 2011.01.03
불의 강  (0) 2011.01.02
시귀 이하를 탐구한다.  (0) 2010.12.08
Posted by 유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