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디언니 리퀘, 더워하는 사제씨입니다.
그녀는 카페의 출입문 앞 계단에 앉아 있었다. 여름의 돌계단은 뜨끈뜨끈해서 앉으면 몸 속으로 뜨끈한 기운이 바로 전달되는 것이 당연지사. 쇠로 된 계단 난간에 머리를 기댈 생각은 애초에 없었던 듯 난간 반대쪽, 즉 벽 쪽에 앉아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벽도 따끈해졌는지 금방 머리를 뗐다. 입고 있던 남방 소매를 걷어올리자 천으로 덮여 있던 팔에 살짝 시원한 기운이 감도는 기분이 들었는지 머리를 슬쩍 뒤로 젖혔지만 그 기분은 몇 초가 지나자 사라진 모양이다. 목 뒤가 답답하게 느껴져 풀고 있던 머리를 묶어올리려고 목덜미를 쓰니 손바닥이 조금 축축해졌다. 조금 젖은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세 번 감아 묶고, 조금 뒤에는 묶은 머리를 접어서 올렸다. 그래도 한 개 풀려있는 남방 단추에 더 손을 댈 생각은 없어 보였다. 미간에 조금 힘이 들어갔을 뿐, 눈매나 입매는 전혀 변한 바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들어 목 근처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는데 등 뒤에서 문이 열렸다.
"아, 여기 계셨네. 사제님, 뭐 하세요?"
"아, 월영이네."
"월광이 언니가 사제님 찾아요. 과장님한테 연락이 왔다고. 그런데 저기, 더우세요?"
평소 걷어올린 적이 없는 소매가 접혀 올라가고 머리는 어쩐 일인지 접어 올려묶고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는 심현을 보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는지라 월영의 표정은 흥미진진해 보였다.
"응, 여기 더워."
심현의 답에 월영이의 고개가 옆으로 갸우뚱, 기울었다.
"안에 에어콘 틀어놨잖아요?"
"나 그 바람 싫어, 만든 거잖니."
아, 그렇구나. 월영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여름이죠?"
"응, 이제 여름이구나."
창 밖을 보니 공기가 신기루인 양 일렁이고 있었다. 깊은 초록색 나뭇잎과 짙은 그늘과 쏘는 듯한 태양빛과 열기가 잔뜩 섞인 노르께한 공기가 선명했다. 창 밖을 보고 그녀는 살짝, 흔적도 남지 않을 미소를 짓고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일이 있는 모양이니 들어가봐야지."
피하기는 하지만 거부는 안 하지, 라고 무심결에 자신의 모국어로 중얼거리고 심현은 가게의 문을 열었다. 월영이 문 옆에 서 있다 살짝 몸을 비켰다.
그녀는 카페의 출입문 앞 계단에 앉아 있었다. 여름의 돌계단은 뜨끈뜨끈해서 앉으면 몸 속으로 뜨끈한 기운이 바로 전달되는 것이 당연지사. 쇠로 된 계단 난간에 머리를 기댈 생각은 애초에 없었던 듯 난간 반대쪽, 즉 벽 쪽에 앉아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벽도 따끈해졌는지 금방 머리를 뗐다. 입고 있던 남방 소매를 걷어올리자 천으로 덮여 있던 팔에 살짝 시원한 기운이 감도는 기분이 들었는지 머리를 슬쩍 뒤로 젖혔지만 그 기분은 몇 초가 지나자 사라진 모양이다. 목 뒤가 답답하게 느껴져 풀고 있던 머리를 묶어올리려고 목덜미를 쓰니 손바닥이 조금 축축해졌다. 조금 젖은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세 번 감아 묶고, 조금 뒤에는 묶은 머리를 접어서 올렸다. 그래도 한 개 풀려있는 남방 단추에 더 손을 댈 생각은 없어 보였다. 미간에 조금 힘이 들어갔을 뿐, 눈매나 입매는 전혀 변한 바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들어 목 근처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는데 등 뒤에서 문이 열렸다.
"아, 여기 계셨네. 사제님, 뭐 하세요?"
"아, 월영이네."
"월광이 언니가 사제님 찾아요. 과장님한테 연락이 왔다고. 그런데 저기, 더우세요?"
평소 걷어올린 적이 없는 소매가 접혀 올라가고 머리는 어쩐 일인지 접어 올려묶고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는 심현을 보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는지라 월영의 표정은 흥미진진해 보였다.
"응, 여기 더워."
심현의 답에 월영이의 고개가 옆으로 갸우뚱, 기울었다.
"안에 에어콘 틀어놨잖아요?"
"나 그 바람 싫어, 만든 거잖니."
아, 그렇구나. 월영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여름이죠?"
"응, 이제 여름이구나."
창 밖을 보니 공기가 신기루인 양 일렁이고 있었다. 깊은 초록색 나뭇잎과 짙은 그늘과 쏘는 듯한 태양빛과 열기가 잔뜩 섞인 노르께한 공기가 선명했다. 창 밖을 보고 그녀는 살짝, 흔적도 남지 않을 미소를 짓고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일이 있는 모양이니 들어가봐야지."
피하기는 하지만 거부는 안 하지, 라고 무심결에 자신의 모국어로 중얼거리고 심현은 가게의 문을 열었다. 월영이 문 옆에 서 있다 살짝 몸을 비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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