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파르르륵 하긴 했는데 이제 마음은 평온하다. 뭐 그 화면만 직접 안 들이대면 발작 안 할 정도로는.
사실 나는 2기를 걱정했는데(선라이즈에서 2기라고 만든 것 치고 잘 된 걸 못 봤다.) 잘 해 줄거라는 믿음이 좀 생겼다. 저렇게까지 한 건 저게 필요했다는 뜻이니 어떻게든 피가 튀기는 스토리를 만들어 주겠지. 십자가를 진다는 말이 공염불로는 안 끝나기를 바란다. 내가 S라서 그런 건 아니고 -실지 내가 S더냐 M에 가까운 수륙양용이지.-이 이야기가 사람을 죽이면 나빠요라던가, 그래도 주인공은 불쌍하니까 봐 줘야 해요라던가 이렇게 끌고 갈 이야기는 아니잖나. 이 이야기는 어느 정도는 잔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1기는 결국 어느 테러리스트 조직이 어떤 모순을 안고 어떻게 무너졌는가를 보여주는 이야기니까, 문제의 2쿨부터 그렇게 난리도 아니었지. 이제 2기는 시간도 많이 흘렀고 그간 애들한테 온 변화도 상당하던데 걔들이 뭐든 답을 찾아야 하지 않나. 애들도 분명히 성장했으니 더더욱.
사실 티에리아의 굳건한 모습이 가장 반가웠다. 그래 1기에서 네가 인간이 될 계기는 충분했으니 이제 인간이 되어야지. 록온이 죽어 아이들은 자랐다. 거름은 저렇게 뿌리는 것. 자 선라이즈 이제 세츠나가 개초딩이 아니고 알렐루야가 소녀가 아니며 티에리아가 푼수가 아니라는 것을 세계만방에 알릴 때다, 잘 해 봐라. (아니 그렇다고 쟤네가 좋은 놈이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고.)

이래놓고 스토리 안드로메다로 가면 정말로 죽이러 현해탄을 건너가 버릴 테다. 가서 누가 날 잡고 동기가 뭐냐고 묻거든 웃으면서 저 작자가 우리 록온을 죽이고도 스토리 말아먹었으니 죽어마땅하다고 하던가 아니면 낄낄 웃으면서 동기? 그건 죽음이 원했기 때문이오! 하면서 좀비춤을 추던가.
어머 쿠로다는 잘 해도 죽고 못 해도 죽겠네. 당신 처신 잘 해야겠다?

그리고 다시 보니까 건담 더블오 1시즌 마감한 후 최대의 수혜자는 빌리였다.
결국 둘이 잘 된 거면 저거, 세상에 드물다는 그 첫사랑이랑 잘 된 케이슨데 나이 서른 몇까지 첫사랑 소녀 기다리는 저 놈도 보통은 아니잖아. 좋겠다 빌리 카타기리. 순정남이 기밀 팔아서 연애하더니만 결국 소득이 있었구나. 좋더냐? 사실 처음에는 보고 엄마야 저거 뭐야 애들도 보는 데 저런 애프터 나와도 되냐? 하면서도 살짝 애매했던 게 저게 둘이 잤다고 보기엔 미묘한 거다. 스메라기는 술 퍼먹고 퍼져 자고 있고 빌리는 공돌이 답게 컴질이나 하고 있는 분위기기도 했고. 그런데 자세히보니까 마누라 재워놓고 잔업하는 남편 모드; 뭐야 동거 몇 년은 한 분위기 저거 뭐야!
스메라기는 조직을 나올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게 후회하고 삽질했으니까. 더 이상 감당 못 할 것 같아서 나왔으려니. 록온 말마따나 강한 척 하는 것 뿐이었으니까. 그런데 나와봐야 이미 민간인으로 행복하게 살긴 글러먹었다. CB에 관여해놓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냐.
 그래서 앞으로도 빌리가 최대의 수혜자일 거라고는 말 못하겠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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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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