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둘이 밥 먹으면서 잘 놀았습니다. 요즈음 저희의 붐은 기형도이지요. 하필 피아가 기형도 시집을 들고 온게 문제였습니다. (그 애가 기형도의 빈집을 가지고 뭘 쓸 계획이었다더군요.)
이것은 윈디 언니 작품입니다.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워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건담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이 더블오건담은 이 검을 떨어뜨리리 그 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비틀림을 찾았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구축할 것이 많았구나. 우주 어딘가를 떠다니는 잔해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결심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싸워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나 그 누구도 나를 부러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집착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묘비명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평화를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 평안하지 못했노라.
사악하죠? 그래서 저는 답으로 이걸 패러디했습니다.
이튿날이 되어도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간유리같은 밤을 지났다.
그날 우리들의 언덕에는 몇 백 개 칼자국을 그으며 미친 바람이 불었다. 구부러진 핀처럼 웃으며 누이는 긴 팽이 모자를 쓰고 언덕을 넘어갔다. 어디에서 바람은 불어오는 걸까?어머니 왜 나는 왼손잡이여요. 부엌은 거대한 한 개 스푼이다. 하루종일 나는 문지방 위에 앉아서 지붕 위에서 가파른 예각으로 울고 있는 유지 소리를 구깃구깃 삼켜넣었다. 어머니가 말했다. 너는 아버지가 끊어뜨린 한 가닥 실정맥이야. 조용히 골동품 속으로 낙하하는 폭풍의 하오. 나는 빨랫줄에서 힘없이 떨어지는 아버지의 런닝셔츠가 흙투성이가 되어 어디만큼 날아가는가를 두 눈 부릅뜨고 헤아려 보았다. 공중에서 휙휙 솟구치는 수천 개 주사 바늘. 그리고 나서 저녁 무렵 땅거미 한 겹의 무게를 데리고 누이는 뽀쁠린 치마 가득 삘기의 푸른 즙액을 물들인 채 절룩거리며 돌아오는 것이다./아으, 칼국수처럼 풀어지는 어둠! 암흑 속에서 하얗게 드러나는 집. 이 불끈거리는 예감은 무엇일까.나는 헝겊 같은 배를 접으며 이 악물고 언덕에 섰다.그리하여 풀더미의 칼집 속에 하체를 담그고 자정 가까이 걸어갔을 때 나는 성냥개비 같은 내 오른팔 끝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무서운 섬광을 보았다. 바람이여, 언덕 가득 이 수천 장 손수건을 찢어 날리는 광포한 바람이여. 이제야 나는 어디에서 네가 불어오는지 알 것 같아. 오, 그리하여 수염투성이의 바람에 피투성이가 되어 내려오는 언덕에서 보았던 나의 어머니가 왜 그토록 가늘은 유리막대처럼 위태로운 모습이었는지를.
다음날이 되어도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폭풍의 밤마다 언덕에 오르는 일을 그만 두었다. 무수한 변증의 비명을 지르는 풀잎을 사납게 베어 넘어뜨리며 이제는 내가 떠날 차례였다
이튿날이 되어도 록온은 돌아오지 않았다. 록온은 간유리 같은 밤도 지낼 수 없다.
그날 우리들의 전장에는 몇 백 개 칼자국을 그으며 미친 바람이 불었다. 구부러진 핀처럼 웃으며 다들 어디론가 가 버렸다. 어디에서 바람은 불어오는 걸까? 아버지 왜 나는 건담인가요. 우주는 거대한 한 개 악의다. 하루종일 나는 사막에 앉아 모래 위에서 가파른 예각으로 울고 있는 모래바람 소리를 구깃구깃 삼켜넣었다. 엑시아가 말했다. 너는 록온이 끊어뜨린 한 가닥 실정맥이야. 조용히 고철 사이로 낙하하는 폭풍의하오. 나는 우주에서 힘없이 부유하는 록온의 시체가 어디까지 날아가는가를 두 눈 멍하니 뜨고 지켜보았다. 공중에서 휙휙 솟구치는 수천개 주사바늘. 그러고 나서 저녁 무렵 땅거미 한 겹의 무게를 데리고 세상은 바탕 가득 악의를 얼룩덜룩 물들인 채 절룩거리며 돌아오는 것이다. 아, 모래처럼 사그러지는 어둠! 암흑 속에서 하얗게 드러나는 건담. 이 불끈거리는 예감은 무엇일까. 나는 빈 깡통처럼 배를 접으며 이 악 물고 사구(沙丘)에 섰다. 그리하여 칼집과 총구 속에 몸을 담그고 자정 가까이 걸어갔을 때, 나는 성냥개비 같은 내 오른팔 끝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무서운 섬광을 보았다. 바람이여, 언덕 가득 이 세상을 찢어 날리는 광폭한 바람이여. 이제야 나는 어디에서 네가 불어오는 지 알 것 같다. 오 그리하여 수염투성이의 바람에 피투성이가 되어 내려오는 우주에서 보았던 나의 록온이 왜 그토록 가늘은 유리막대처럼 위태로운 모습이었는지를.
다음날이 되어도 록온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나는 폭풍의 밤마다 언덕에 올랐다. 무수한 변증의 비명을 지르는 풀잎을 사납게 베어넘어뜨리며 이제는 내가 떠날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