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알코올음료를 마시나."
어린 건담마이스터의 질문에 사이좋게 부어라, 마셔라, 한 잔 하고 있던 성인들은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러니까 세츠나, 술이란 건 말이다, 아무리 금지해도, 못 먹게 해도, 율법으로 금해도 없어지지 않잖아."
이안의 설명에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질 말을 예상한 어른들이 피식피식 웃었다. 아이가 눈살을 찌푸리자 얼른 랏세가 그 뒤를 이었다.
"인간이 아무리 애를 써도 없어지지 않는 게 술이라는 건 알겠지? 그래서 우리 CB에선, 술에 무력개입을 하기로 했다, 이거고."
어른들의 농담섞인 설명에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먹어서 없앤단 말이야. 농담이니까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스메라기 리 노리에가의 설명에 아이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이거 농담이 지나쳤나, 어른들이 아이를 주목하고 있자 잠시 생각하던 아이가 강한 어조로 단언했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모순이다."
"심한 모순이잖아. 그러니까 농담이지."
"그런 농담은 하는 게 아니다."
어른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 아이에겐 질이 나쁜 농담이었다.
"세츠나, 거기서 그렇게 진지하게 나오면 반칙이야."
록온이 웃으며 말하자 소년이 대뜸 쏘아붙이듯 대답했다.
"뭐가 반칙이냐, 넌 무력에 의한 무력개입이 모순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겠나."
"그러게 농담이래도."
청년의 말에도 아이는 요지부동, 자신의 의견을 고수했다.
"그건 농담이 될 수 없다. 모순이 아냐. 나는 틀리지 않았어."
아이가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신념을 주장하듯 당당히 입에 올린 말은 참으로 그다운 것이었다.
"그래."
어른들은 제각각 다른 표정으로 웃었다. 실제로 모순임을 모르지 않는 자는 톨레미 안에 아무도 없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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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털어넣고 전기장판 켜고 배 지지면서 자다가 왜 이런 거 생각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현실도피라고도 부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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