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아워크스 멤버들과 피씨방에서 놀고 있습니다. 마비노기 하다 밥 먹고 또 마비노기 하러 왔습니다. 나흘 째 수업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약이 되는 시간이네요.
오늘 수업을 듣다 생각난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마비노기 깔릴 동안......거타지 이야기, 다들 알고 계시나요?
일단 원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진성여왕 때, 왕의 막내 아들 양패(良貝)가 당나라 사신으로 가려고 할 때, 백제의 해적들이 길을 막는다는 말을 듣고 활을 잘 쏘는 군사 50여 명을 뽑아 호위시켜 호위하도록 했다. 배가 곡도(鵠島)에 이르니 풍랑이 크게 일어 그곳에서 10여 일을 보냈다. 양패공이 점을 치게 하였더니 점장이가 말하기를 "이곳에 신지(神池)가 있어 그곳에 제사를 지내면 좋겠다."고 하였다. 이에 못위에 음식을 차려 놓으니 못물이 한 길이 넘게 치솟았다. 그 날 밤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활을 잘 쏘는 사람을 하나만 남겨 두면 바람을 자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일행들이 숙의한 결과, 나무조각 50개에 이름을 써 물 위에 띄우고 가라앉는 사람이 남기로 하여 거타지가 남게 되었다. 그러자 배는 순행을 하게 되었다. 거타지가 조심스럽게 섬 위에 서있었는데, 그 때 한 노인이 연못에서 나와 이르되 " 나는 서해의 용신(龍神)이다. 날마다 하늘에서 요괴(어린 중)가 내려와 주문을 외우며 이 못을 세번 도는데, 그러면 우리 부부와 자손들은 물에 뜨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린 중은 우리 자손들의 간과 창자를 빼 먹는다. 그리하여 이제는 우리 부부와 딸만 남았다. 활로 어린 중을 쏘아 죽여 달라."고 하였다. 거타지는 노인(龍)의 부탁대로 사미승을 쏘아 죽인다. 그러자 어린 중은 늙은 여우로 변하여 죽었다. 그리고 거타지는 그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는데 거타지는 당나라를 거쳐 귀국하여야 하므로 용은 자기의 딸을 꽃으로 변하게 하여 거타지에게 주었다. 그리하여 당나라를 갔다가 귀국하여 소매 속에 감추어 온 꽃을 도로 내놓으니 어여쁜 처녀로 변하였다. 둘은 결혼하여 함께 여생을 마치게 되었다. 더불어 당나라로 가는 길에 두 마리의 용이 거타지와 사신들의 배를 호위하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본문 중 작은 따옴표 안의 말은 공과 수를 가리키는 말로 수를 여자로 보는 게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 때 사람들이 공과 수를 뭐라 불렀을지 짐작도 안 가는 데다 좋은 단어를 못 골라서요. 혹시 용어를 아시는 분이 말씀해 주시면 고치겠습니다.
진성 여왕 때의 일이다. 거타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활을 잘 쏘고 그 인물이 마치 반쯤 핀 모란꽃 같아 서라벌 내에 그를 찬양하지 않은 자가 없었다. 당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왕의 막내아들을 호위하는 군사로 뽑혀 배를 탔는데 배가 곡도에 이르니 풍랑이 크게 일어 그곳에서 발이 묶여 배가 갈 수 없었다. 양패공의 꿈에 한 신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이 배에 잘 난 남자가 하나 있으니 그를 남겨두면 바람이 가라앉으리라."하였다. 이에 일행들이 만장일치로 거타지를 남겨놓기로 결정하여 거타지를 섬에 두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시 뱃길을 재촉하였다.
거타지가 집에 돌아갈 일을 걱정하며 바닷가에 있었는데 갑자기 한 신인이 나타났는데 긴 머리카락이 비단결같고 키가 큰 호남자였다. 거타지가 왜 나를 섬에 남겨두었느냐 물으려는 찰나 신인이 거타지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말하였다.
"저와 혼인하여 주시겠습니까?"
거타지가 대로하여 신인의 손을 뿌리치고 사내와 결혼할 일은 없으리라 외치면서 나갈 길을 찾았으나 섬에서 본국으로 돌아갈 길이 없었다. 신인이 거타지에게 다가가 말하기를 "저와 결혼하시는 게 싫다시면 하는 수 없사오나 저로서도 이 섬에서 나갈 길은 모릅니다. 다른 배가 이리로 오기를 기다려 봅시다. 그 동안 여기서 사시는 것을 돕겠습니다."하였다. 달리 방도가 없으므로 선인의 말대로 바닷가에 집을 짓고 신인과 함께 살았다. 집을 지으면서 신인에게 어찌 이런 섬에서 홀로 사느냐 묻자 신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다.
"저는 서해의 용신입니다. 얼마 전에 요괴에게 부모님과 여동생을 잃고, 요괴를 죽여 복수를 한 다음 가족들이 없는 용궁에 돌아가기 싫어 홀로 섬에서 살아가고 있었는데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많기로 구경을 왔다 당신이 탄 배를 보고 마음이 움직여 공의 꿈에 나타났습니다."
이에 거타지가 기가 막혀 말했다.
"그럼 나는 그대가 하늘의 뜻을 속인 탓으로 이 섬에 있게 된 것입니까?"
"제 뜻을 하늘의 뜻인 양 속인 것은 저의 죄이고 당신이 고향에 못 가는 것도 저의 죄이니 성을 내셔도 달게 듣겠습니다. 하오나 저로서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는 점을 헤아려 주소서."
이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살게 되었다. 거타지가 선인이 음심을 품을까 경계하여 냉담하게 대하였으나 하루하루 보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히 사이가 가까워졌고 함께 지난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울고 웃을 만한 사이가 되었다. 본디 신인이 성품이 순후하고 의리가 있어 거타지의 생활을 물심으로 도우니 거타지가 고향을 떠나 외롭던 차에 점차 마음이 움직이니 이는 사람이 사람에게 정성을 기울인 결과라.
하루는 거타지가 선인에게 말하기를
"전에 내게 혼인 말을 하시더니 아직 그 뜻이 변치 않으셨습니까?"
"변할 리 있겠습니까. 제가 원하던 바입니다. 그러시면 제가 '낭군'으로 모시겠습니다."
신인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이에 거타지가 당황하여 말하기를
"저를 '여인을 대신할 자'로 보신 것이 아니셨습니까?"
라고 하였다. 이에 신인이 말하였다.
"제가 당신을 마음에 두었다 하나 마음에 두었다 하여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으실 분을 억지로 '여인을 대신'하시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혹시 그 쪽이 마음에 드신다면 좋으실 대로 하시지요."
거타지는 남자 역 쪽이 좋다고 대답하였다. 그날 부로 두 사람이 운우지정을 나누는 것이 날이 갈수록 그 즐거움이 더해갔다.
차설, 1년쯤 지나고 사신으로 갔던 배가 돌아오다 거타지를 생각하며 그 뱃길로 돌아오다 섬에 잠시 배를 대었는데 사람들이 거타지를 보며 반가워하였다. 거타지가 고향도 그립고 가족도 그리워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갈 뜻을 비치니 신인이 말하기를
"같이 살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제 와서 당신 혼자 돌아가시렵니까?"
하며 자신의 몸을 작은 묘목으로 변하게 하였다. 거타지가 묘목을 품 안에 넣고 소중히 돌보며 고향으로 돌아가 마당에 심으니 묘목이 자라나서 신인으로 변하였다. 두 사람이 세상을 피해 산중으로 들어가 함께 살다 시간이 흘러 거타지가 나이들어 죽었다. 신인이 울며 거타지를 화장하여 그 재를 안고 섬으로 돌아갔다. 그 후로 신인이 간 곳을 모르나 그 뱃길은 항상 길이 험하여 아무도 접근할 수 없으며 혹시 험한 뱃길을 뚫고 섬을 찾으러 가는 자가 있어도 그 섬을 찾을 수는 없다고 한다.
오늘 수업을 듣다 생각난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마비노기 깔릴 동안......거타지 이야기, 다들 알고 계시나요?
일단 원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진성여왕 때, 왕의 막내 아들 양패(良貝)가 당나라 사신으로 가려고 할 때, 백제의 해적들이 길을 막는다는 말을 듣고 활을 잘 쏘는 군사 50여 명을 뽑아 호위시켜 호위하도록 했다. 배가 곡도(鵠島)에 이르니 풍랑이 크게 일어 그곳에서 10여 일을 보냈다. 양패공이 점을 치게 하였더니 점장이가 말하기를 "이곳에 신지(神池)가 있어 그곳에 제사를 지내면 좋겠다."고 하였다. 이에 못위에 음식을 차려 놓으니 못물이 한 길이 넘게 치솟았다. 그 날 밤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활을 잘 쏘는 사람을 하나만 남겨 두면 바람을 자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일행들이 숙의한 결과, 나무조각 50개에 이름을 써 물 위에 띄우고 가라앉는 사람이 남기로 하여 거타지가 남게 되었다. 그러자 배는 순행을 하게 되었다. 거타지가 조심스럽게 섬 위에 서있었는데, 그 때 한 노인이 연못에서 나와 이르되 " 나는 서해의 용신(龍神)이다. 날마다 하늘에서 요괴(어린 중)가 내려와 주문을 외우며 이 못을 세번 도는데, 그러면 우리 부부와 자손들은 물에 뜨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린 중은 우리 자손들의 간과 창자를 빼 먹는다. 그리하여 이제는 우리 부부와 딸만 남았다. 활로 어린 중을 쏘아 죽여 달라."고 하였다. 거타지는 노인(龍)의 부탁대로 사미승을 쏘아 죽인다. 그러자 어린 중은 늙은 여우로 변하여 죽었다. 그리고 거타지는 그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는데 거타지는 당나라를 거쳐 귀국하여야 하므로 용은 자기의 딸을 꽃으로 변하게 하여 거타지에게 주었다. 그리하여 당나라를 갔다가 귀국하여 소매 속에 감추어 온 꽃을 도로 내놓으니 어여쁜 처녀로 변하였다. 둘은 결혼하여 함께 여생을 마치게 되었다. 더불어 당나라로 가는 길에 두 마리의 용이 거타지와 사신들의 배를 호위하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본문 중 작은 따옴표 안의 말은 공과 수를 가리키는 말로 수를 여자로 보는 게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 때 사람들이 공과 수를 뭐라 불렀을지 짐작도 안 가는 데다 좋은 단어를 못 골라서요. 혹시 용어를 아시는 분이 말씀해 주시면 고치겠습니다.
진성 여왕 때의 일이다. 거타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활을 잘 쏘고 그 인물이 마치 반쯤 핀 모란꽃 같아 서라벌 내에 그를 찬양하지 않은 자가 없었다. 당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왕의 막내아들을 호위하는 군사로 뽑혀 배를 탔는데 배가 곡도에 이르니 풍랑이 크게 일어 그곳에서 발이 묶여 배가 갈 수 없었다. 양패공의 꿈에 한 신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이 배에 잘 난 남자가 하나 있으니 그를 남겨두면 바람이 가라앉으리라."하였다. 이에 일행들이 만장일치로 거타지를 남겨놓기로 결정하여 거타지를 섬에 두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시 뱃길을 재촉하였다.
거타지가 집에 돌아갈 일을 걱정하며 바닷가에 있었는데 갑자기 한 신인이 나타났는데 긴 머리카락이 비단결같고 키가 큰 호남자였다. 거타지가 왜 나를 섬에 남겨두었느냐 물으려는 찰나 신인이 거타지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말하였다.
"저와 혼인하여 주시겠습니까?"
거타지가 대로하여 신인의 손을 뿌리치고 사내와 결혼할 일은 없으리라 외치면서 나갈 길을 찾았으나 섬에서 본국으로 돌아갈 길이 없었다. 신인이 거타지에게 다가가 말하기를 "저와 결혼하시는 게 싫다시면 하는 수 없사오나 저로서도 이 섬에서 나갈 길은 모릅니다. 다른 배가 이리로 오기를 기다려 봅시다. 그 동안 여기서 사시는 것을 돕겠습니다."하였다. 달리 방도가 없으므로 선인의 말대로 바닷가에 집을 짓고 신인과 함께 살았다. 집을 지으면서 신인에게 어찌 이런 섬에서 홀로 사느냐 묻자 신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다.
"저는 서해의 용신입니다. 얼마 전에 요괴에게 부모님과 여동생을 잃고, 요괴를 죽여 복수를 한 다음 가족들이 없는 용궁에 돌아가기 싫어 홀로 섬에서 살아가고 있었는데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많기로 구경을 왔다 당신이 탄 배를 보고 마음이 움직여 공의 꿈에 나타났습니다."
이에 거타지가 기가 막혀 말했다.
"그럼 나는 그대가 하늘의 뜻을 속인 탓으로 이 섬에 있게 된 것입니까?"
"제 뜻을 하늘의 뜻인 양 속인 것은 저의 죄이고 당신이 고향에 못 가는 것도 저의 죄이니 성을 내셔도 달게 듣겠습니다. 하오나 저로서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는 점을 헤아려 주소서."
이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살게 되었다. 거타지가 선인이 음심을 품을까 경계하여 냉담하게 대하였으나 하루하루 보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히 사이가 가까워졌고 함께 지난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울고 웃을 만한 사이가 되었다. 본디 신인이 성품이 순후하고 의리가 있어 거타지의 생활을 물심으로 도우니 거타지가 고향을 떠나 외롭던 차에 점차 마음이 움직이니 이는 사람이 사람에게 정성을 기울인 결과라.
하루는 거타지가 선인에게 말하기를
"전에 내게 혼인 말을 하시더니 아직 그 뜻이 변치 않으셨습니까?"
"변할 리 있겠습니까. 제가 원하던 바입니다. 그러시면 제가 '낭군'으로 모시겠습니다."
신인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이에 거타지가 당황하여 말하기를
"저를 '여인을 대신할 자'로 보신 것이 아니셨습니까?"
라고 하였다. 이에 신인이 말하였다.
"제가 당신을 마음에 두었다 하나 마음에 두었다 하여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으실 분을 억지로 '여인을 대신'하시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혹시 그 쪽이 마음에 드신다면 좋으실 대로 하시지요."
거타지는 남자 역 쪽이 좋다고 대답하였다. 그날 부로 두 사람이 운우지정을 나누는 것이 날이 갈수록 그 즐거움이 더해갔다.
차설, 1년쯤 지나고 사신으로 갔던 배가 돌아오다 거타지를 생각하며 그 뱃길로 돌아오다 섬에 잠시 배를 대었는데 사람들이 거타지를 보며 반가워하였다. 거타지가 고향도 그립고 가족도 그리워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갈 뜻을 비치니 신인이 말하기를
"같이 살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제 와서 당신 혼자 돌아가시렵니까?"
하며 자신의 몸을 작은 묘목으로 변하게 하였다. 거타지가 묘목을 품 안에 넣고 소중히 돌보며 고향으로 돌아가 마당에 심으니 묘목이 자라나서 신인으로 변하였다. 두 사람이 세상을 피해 산중으로 들어가 함께 살다 시간이 흘러 거타지가 나이들어 죽었다. 신인이 울며 거타지를 화장하여 그 재를 안고 섬으로 돌아갔다. 그 후로 신인이 간 곳을 모르나 그 뱃길은 항상 길이 험하여 아무도 접근할 수 없으며 혹시 험한 뱃길을 뚫고 섬을 찾으러 가는 자가 있어도 그 섬을 찾을 수는 없다고 한다.
by 유안 | 2005-08-31 21:34 | 개쑥-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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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