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에는 노동권 같은 현대적인 인권 개념은 없다, 특히 황금들에겐. 애초부터 없었고 지금은 더더욱 없다. 설령 그런 걸 어디서 주워들었다 쳐도 그걸 자기들에게 적용할 용자는 없다. 현 교황 아이올로스에게 개길 용자도 없거니와 개기기 이전에 아이올로스에게 큰소리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전 교황 시온부터 사이비교황 사가나 성역의 한 송이 꽃인 알데바란에 이르기까지. 게다가 만에 하나 간이 땡땡 붓다못해 푸아그라화한 어느 황금이 아이올로스에게 반항이라는 이름의 소심한 건의를 할 마음을 먹었다 쳐도, 성역에는 아이올리아가 있다. 그를 보는 순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아아, 내 인생은 괜찮은 인생이었구나. 저렇게 힘들게 살면서도 불평 한 마디 안 하는 세인트의 귀감을 두고 내가 감히 교황께 그런 걸 요구할 마음을 먹다니 반성하자. 구체적인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나에겐 제자도 있고 시베리아의 벌판도 있지/나에겐 거해궁의 유령들이라도 있지/나에겐 이야기할 노사라도 계셨지/난 그래도 형한테 대들기나 했지 저놈은, 크흑- 아무튼 저렇게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황금들은 오늘도 착취당한다. 그것도 감사한 마음으로. 이것은 성역의 일부에서 아이올리아 효과라고 불린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작 나머지 황금들이 짠한 눈으로 보거나 말거나 아이올리아는 그 시선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누군가 아이올리아의 어깨에 손을 얹고 힘들지, 불평해도 돼, 라고 말한다 쳐도 아이올리아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나는 황금으로서 내 삶에 만족합니다. 라고 말할 거다. 사실 아이올리아는 만족이 뭔지 모른다. 평생에 한 번도 제대로 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형이 자랑스러운 내 동생이라고 인정해 줬을 때 빼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는 불평이 뭔지, 불만이 뭔지, 회의가 뭔지 모른다. 특히 형에 관한 일이라면 더 그렇다는 점이 제일 큰 문제이지만 그건 일단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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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올린 글 수정했습니다. 중국어와 싸우는 마스라오 님 힘내시라고 쓴 건데 힘이 나셨을까나;
제목이 저 지경인건 요새 보는 글이 죄다 저래서입니다 크흑.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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