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세이야는 잘 몰라서 쓰느라 힘들었어요 크흑.
아무튼 흉측한 개그입니다; 보시고 난 뒤에 항의하셔도 전 몰라요.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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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에는 노동권 같은 현대적인 인권 개념은 없다, 특히 황금들에겐. 애초부터 없었고 지금은 더더욱 없다. 설령 그런 걸 어디서 주워들었다 쳐도 그걸 자기들에게 적용할 용자는 없다. 현 교황 아이올로스에게 개길 용자도 없거니와 개기기 이전에 아이올로스에게 큰소리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전 교황 시온부터 사이비교황 사가나 성역의 한 송이 꽃인 알데바란에 이르기까지. 게다가 만에 하나 간이 땡땡 붓다못해 푸아그라화한 어느 황금이 아이올로스에게 반항이라는 이름의 소심한 건의를 할 마음을 먹었다 쳐도, 성역에는 아이올리아가 있다. 그를 보는 순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아아, 내 인생은 괜찮은 인생이었구나. 저렇게 힘들게 살면서도 불평 한 마디 안 하는 세인트의 귀감을 두고 내가 감히 교황께 그런 걸 요구할 마음을 먹다니 반성하자. 구체적인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나에겐 제자도 있고 시베리아의 벌판도 있지/나에겐 거해궁의 유령들이라도 있지/나에겐 이야기할 노사라도 계셨지/난 그래도 형한테 대들기나 했지 저놈은, 크흑- 아무튼 저렇게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황금들은 오늘도 착취당한다. 그것도 감사한 마음으로. 이것은 성역의 일부에서 아이올리아 효과라고 불린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작 나머지 황금들이 짠한 눈으로 보거나 말거나 아이올리아는 그 시선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누군가 아이올리아의 어깨에 손을 얹고 힘들지, 불평해도 돼, 라고 말한다 쳐도 아이올리아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나는 황금으로서 내 삶에 만족합니다. 라고 말할 거다. 사실 아이올리아는 만족이 뭔지 모른다. 평생에 한 번도 제대로 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형이 자랑스러운 내 동생이라고 인정해 줬을 때 빼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는 불평이 뭔지, 불만이 뭔지, 회의가 뭔지 모른다. 특히 형에 관한 일이라면 더 그렇다는 점이 제일 큰 문제이지만 그건 일단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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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올린 글 수정했습니다. 중국어와 싸우는 마스라오 님 힘내시라고 쓴 건데 힘이 나셨을까나;
제목이 저 지경인건 요새 보는 글이 죄다 저래서입니다 크흑.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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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 더러워서 슬픈 여인이여
언제나 버닝하며 말이 많구나
눈이 번쩍이는 너는
무척 죄 많은 족속이었나 보다
모니터 속의 연성을 들여다보며
머릿속 커플링을 생각해내곤
어찌할 수 없는 망상에
맛간 눈을 하고 마구 자판을 두드려댄다

원작 : 말 안 해도 아시겠지만 노천명의 <사슴>

일복이 터질 대로 터져 한 주에 이틀 밤을 새우며 지내시는 키사라 님께 선물입니다.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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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라파엘의 고서점에 손님 따위는 안 든다. 뭐 가끔 양복에 선글라스 차림의 수상쩍은 남자가 왔다 가긴 하는데 책은 절대 안 사간다. 주위에선 저 사람 저래서 밥이나 먹고 사냐고들 수군대지만 기실 말이 고서점이지 자기가 좋아서 책 모으다 생긴 가게이니 아지라파엘은 이러나 저러나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다. 게다가 크롤리가 오는 건 언제든 대환영이고.
이웃집에서 고서점 주인 총각인지 아저씬지 알고보니 호모였다더라고 수군거리고 있는 것 따위 아지라파엘의 오래 되어 어두운 귀에는 들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가게도 아니고 아지라파엘의 사적 공간 안에 웬 남자 하나가 서성이고 있었다.
-크롤리, 처음 뵙는 분인데 저 분은 어떤 악마이신가?
-여기 나 말고 악마가 누가 있단 건가, 엔젤.
-어라 그럼 저 분은 뉘신가?
-손님이겠지.
-가게 문 닫은지 좀 됐는데.
-.......
천사와 악마가 동시에 그 쪽을 노려보는 진귀한 장면임에도 박력도 기백도 요만큼도 없었다. 어디서 왔는지 캔버스에 수트라는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차림을 한 남자는 어깨를 으쓱하고,
-아 이런, 내가 방해했나요? 그럴 마음 없었는데? 하던 거 마저 하시고 좋은 시간 보내세요, 그럼 전 이만.
하고 몸을 돌려 사라지려는 순간,
-이봐 이봐 이봐, 어딜 가?
크롤리가 잽싸게 헤드락을 걸고 아지라파엘이 뒤이어 발목을 붙잡고 늘어졌다.
-잡게 크롤리, 어쨌건 몇 년 만의 손님이야!
-책 사러 온 거 아닌데요!!!
-알 게 뭔가. 손님은 잡아야지!
타디스가 잠시 돌아버리는 바람에 평행우주에 잘못 떨어진 닥터는 대충 통성명을 마친 다음, 천사와 악마의 티타임에 초대되어 종교적이며 길고 꽤나 소모적이기까지 한 종교논쟁을 몇 시간 들어주는 가엾은 신세가 되었다.

-그러니까, 사운드 오브 뮤직이 뭐가 어떻느냔 말일세.
-자네도 싫어하잖나, 엔젤.
-그거야 너무 많이 들어서 그렇고, 처음 들어보면 그렇게 나쁘지도 않단 말이지.
-결국 많이 들으면 질린단 이야기잖나.
-하지만 크롤리, 신학적 견지에서 생각해 보세나. 따분한 곳이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기를 쓰고 천국에 가려는 이유가 뭐겠나. 따분한 걸 상회하는 좋은 게 있기 때문 아니겠나.
-하긴 뭐.
-다음엔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도 같이 보러 가세. 천국에 온 기분일 거야.
-그거 졸립단 말을 바꾼 거 아닌가. 뭐 좋아. 표는 자네가 내나?
-대신 저녁은 자네가 내는 걸세, 늘 그렇듯.
-그러지 엔젤.
-저기요 죄송합니다만, 거기 두 분.
 -뭔가.
둘 중 좀 더 부르주아 티가 나게 생긴 검은 머리 쪽이 불퉁하게 답했다.
-저 슬슬 일어나고 싶은데요.
-티타임일세. 그 정도 예의는 갖춰야지. 하여간 요즘 젊은 것들은.
-900살이면 젊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인상을 팍 쓴 악마-라고 하던 사람 쪽이 닥터를 노려보았다.
-900 가지고 어디서 폼을 잡나, 요즘 것들은 이래서 안 된단 말이지. 나와 엔젤이 자네 또래일 땐 좀 더 겸허했다네.
-이봐, 겸허함은 우리 쪽 덕목이라고.
-상관없잖은가.
천사라고 말했던 사람이 쓴웃음을 지으며 중재인지 먼지 알 수 없는 소리를 하자 악마는 심플하게 말을 씹었다.
-새벽 두 신데요?
-차를 사랑하는 마음엔 시간 같은 거 없네. 그래서 말인데 엔젤.......

아, 네. 세상에 신이니 악마니 하는 게 정말 있다면 어떨까 생각은 해 봤지만 그 어떤 상상 속에도 이런 웃기는 존재는 등장한 적이 없었는데요. 그런데 두 분 무슨 사이십니까. 닥터는 너무 오래 잔에 남아 쓰고 차가워진 홍차를 후룩 들이켰다.

-그런데 자네 여긴 왜 왔나?
-그러게 말일세. 그러고보니 자네 대체 어디서 왔나?
-그러게요......

전에 오며 가며 신학 이야길 좀 들었는데, 백문이 불여일견이었다. 신적 존재 앞에서 인간은 그저 겸허할 뿐. 어찌나 말들이 많은지, 천하의 이 닥터가 끼어들 틈이 없다니, 이건 일종의 기적이라고 봐도 좋을 터. 나중에 심심하면 14세기 파리 대학에라도 가서 신학에 대해 한 마디 하겠노라고 닥터는 결심했다. 에, 여러 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닥터입니다. 말하건대 신이란, 놀랍고도 신비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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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님 리퀘입니다. 마음에 드시나요.
......저기 던져놨더니 닥터가 말을 못 해요 이를 어째;;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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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에 루저 님이 떨어졌습니다. 청의 일족이 왜 성역엘 가냐 애초에 다른 세계잖아 그보다 어떻게 하면 거기 떨어질 수 있는데? 코스모도 없잖아? 등등 질문이 쏟아집니다. 어떻게 된 거냐고 묻지 마세요. 성역에 코스모가 있으면 여기엔 청의 일족의 비밀이 있고 비석안이 있습니다. 이거면 모든 게 해결됩니다. GN입자보다 편합니다.
"와, 여기 신기하네."
처음 보는 곳에 갑자기 떨어졌는데 이상하지도 않은가봅니다. 하긴 재밌으면 장땡인 사람이죠. 겁도 없이 여기저기 마구 헤매고 있군요. 과학자의 탐구심입니까 아니면 루저 님이라 그런 겁니까. 앗 순식간에 주위가 3차원에서 4차원으로 바뀝니다. 화려무쌍한 인도풍 벽지를 보아하니 여기는 처녀궁이군요. 루저님은 벽을 보며 마구 즐거워하고 있는데 어디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너는 누구냐? 다른 궁을 거치지 않고 이 처녀궁에 들어온 자가 있다니?"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봅니다. 그랬더니 웬 반짝거리는 갑옷을 걸친, 머리도 반짝이는 금발인 미남자가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고 있습니다. 찰랑이는 머릿결이 어쩐지 동생을 닮았네요. 루저 님은 금발 미남자 앞으로 다가가서 그를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그의 머리에 빠직 하고 힘줄이 돋아날 때까지요.
"오호. 그거 참 예쁘군요."
"어허, 이까지 오고도 이 비르고의 샤카에게 예를 갖추지 않는 자가 있다니. 게다가 아까 누구냐 묻지 않았느냐!"
부처님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20년 살며 이렇게 황당한 경우는 처음 봤어요. 자신을 경배하지 않는데다,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래도 되는 건 여신이신 아테나 한 분 뿐. 황금들은 저 잘난 맛에 살거나 인지부조화 상태거나 하여간 바쁘므로 다들 예외 신과 가장 가까운 이 샤카 님의 고마우신 말씀을 들었으면 엎드려 빌며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 인간된 도리 아니겠어요. 세인트도 아닌 주제에 어디서 뻗댑니까 뻗대기를. 잇키가 뻗대면 귀엽기나 하지요. 저 인간은 보아하니 코스모도 모르는데 뭘 믿고 저리도 방자하게 굴까요. 게다가 어쩌면 이렇게 태평할까요. 저건 겁도 없나 봅니다.
"참 신기한 곳이로군요. 시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니. 연구가치가 있어요."
자신에게 관심을 잃은 듯 처녀궁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이것 저것 살펴보고 있습니다. 어째 기분이 나쁩니다. 결국 부처님은 화가 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놈, 자기 이름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너 이놈! 내 얼굴이 곧 인도이며 진리이거늘 무릎을 꿇지 않고 뭐 하는 거냐!"
주위가 부처님의 코스모로 가득찼습니다. 이 정도 했으면 저 건방지기 이를 데 없는 인간도 대충 알아먹었겠지요. 이해를 못 했더라도 대충 분위기 파악은 했겠지요. 건방진 인간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무슨 말씀을, 제가 법이고 진리입니다."

부처님, 처음으로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잘 됐어요......일 리가 있습니까.

"뭣이 어쩌고 어째! 오냐, 그 버릇을 고쳐주마! "
"왜 화를 냅니까, 감마포!"
코스모와 감마포가 격돌했습니다. 쿠궁! 배경음악은 뭐든 쿵쾅쿵쾅 거리는 게 좋겠어요. 마음에 드는 곡으로 골라 깔아주세요.

원래 주먹으로 대화해 본 남자들은 말이 통하는 친구가 되는 게 세상 소년 만화의 법칙이지만 둘은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남의 말은 안 듣거든요. 뭐 아무튼 그 후, 아테나께 송구하옵게도 처녀궁이 부서졌다며 샤카는 조금 슬퍼했으나, 루저는 청의 일족 말고도 세상엔 신비로운 사람이 많다며 근성으로 성역에 눌러앉아 애꿎은 유니콘의 세인트를 잡아다가 생체실험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그 시간, 하렘은 어쩐지 루저 형의 독기가 느껴진다며 부들부들 떨어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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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실 분이 테이큰 님밖에 없을까봐 슬퍼하며 썼던 건데 이제 알아보실 분이 많아요 와아 기뻐라.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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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 2로 나누어 놓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낮,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Taken님과 Kisara 님과 잡담을 하던 중 T 모 님이 요런 걸 그리신 겁니다. 거기에 대한 답이에요.
 



그리고 옆에서 이걸 지켜보시던 K 모 님은 저를 구축하려고 달려드셨습니다. 아니 원래 사람이 오덕 모임을 하다 흥이 나면 연성을 하기 마련이고, 연성은 지 본성대로 달리기 마련 아닙니까.
그리고 나쁜 건 모 형제입니다.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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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제자가 뭔지 궁금했습니다. 카뮤가 나의 제자 효가여 어쩌구 하며 다시마 같은 눈물을 쫙쫙 뽑아낼 때부터 궁금했어요. 제가가 도대체 무얼까 하고요. 노사님도 제자가 귀엽다고 가끔 말씀하시고요. 그래서 부처님은 제자가 뭔지 물어보기로 했어요.

"카뮤, 뭐 하나 묻고 싶다."
"오, 샤카. 뭐든 물어보게."
"제자란 무엇인가?"
"음, 제자란 말일세……."
평온하고 냉정침착한 얼굴로 앉아 있던 카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미역 줄기 같은 눈물을 엄청난 속도로 흩뿌렸어요.
"제자란! 샤카여, 제자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또 소중하며 보배로운 것일세. 알겠나? 성역에 아테나가 있으면 세상엔 제자가 있는 것이야! 나의 제자 효가로 말할 것 같으면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고! 영특하기는 또 얼마나 영특한지 하나를 가르치면 하나를 안다네. 코스모는 또 얼마나 맑은지! 아, 효가. 굶지 않고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속옷은 하루 한 번 갈아입고 있는지, 동상 안 걸리게 매일 꼭꼭 손발은 씻고 있는지! 아, 나의 제자 효가여!!"
참고로 카뮤가 일 때문에 보병궁에 들어온 지 겨우 이틀째랍니다. 아무튼 부처님은 한 줄로 요약해서 기억했습니다.
-제자란 이쁘다.

"교황성하. 하나 여쭙겠습니다."
"샤카인가. 신에 가깝다는 그대도 물을 것이 다 있는가. 이 스타일엔 어떻게 왔고?"
"신에 가까운 저이니 교황께서 노구를 이끌고 올라오시는 이 곳에 못 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이백 하고도 삐- 세 교황 성하. 슬슬 열이 받습니다. 그 때 사가를 쥐어패고 바로 아이올로스에게 양위를 했으면 이런 꼴은 안 봐도 좋았을 거예요. 이것들을 믿느니 내가 해처먹고, 흠흠, 아니, 세상을 다스리고 만다는 갸륵한 결심이 화근이었습니다.
"……오냐, 물어보거라."
연륜으로 교황님은 화를 다스리셨어요. 역시 교황은 아무나 하면 안 되나봐요. 샤카는 태연히 자기 할 말을 했습니다.
"제자란 무엇이옵니까?"
"뭣이?"
"제자 말입니다. 카뮤 말로는 매우 예쁜 거라더군요."
"으흠, 제자란 말이다……."
가면 속 교황님의 눈이 음흉하게 반짝였어요. 기분이 나빠도 제자 이야기에 신명을 내지 않는 성투사는 없는 법입니다.
"만만한 장난감 같은 거지. 저도 성깔 좀 있다고 종종 속을 박-박 긁어대는 꼴이 참 귀엽다만 그래봐야 고작 므우 아니냐. 네가 나에게 대적하려느냐 한 마디면 상황 종료지. 샤카여, 제자란 그런 것이다. 잘 밟아주면 기어오르지 않고 자라는 게야."
과연 교황님이세요. 부처님은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제자는 밟기 좋다.

"노사님."
"오오 샤카 아니냐. 어쩐 일인고?"
오로봉에서 해바라기하는 노친네처럼, 흠흠. 아무튼 조용히 앉아계시는 마스터 요다, 아니아니, 노사님이 샤카의 전파를 수신하셨습니다.
"여쭙겠습니다. 제자란 무엇인지요."
"오호, 제자라. 너도 그럴 때가 되었느냐?"
"교황님 말씀으로 제자란 좋은 것이라 하옵니다."
"그래, 좋은 것이지."
노사님은 눈을 가늘게 뜨고 흐뭇하게 웃었습니다.
"내 제자 시류는 참 좋은 아이지. 어떤 훈련을 시켜도 죽지 않고 잘 버티는 근성이 있느니라. 강인한 정신을 가진 제자를 키우는 게 우리 선배들이 할 일이지. 샤카여, 성투사는 옳은 마음으로 의를 행해야 하느니. 의를 행하는 길에는 무릇 강인함이 따라아 할 터. 죽여도 죽지 않는 근성은 필수이니라."
샤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제자는 죽여도 안 죽는다.

"그런 고로 너. 처녀좌를 계승해라."
"뭐야? 야, 너 뭐야? 눈도 안 뜬 게 어디서 사람 얼굴도 안 보고 하라 마라 떠들어. 내 동생 어딨어, 슌!"
피닉스의 잇키. 예쁘고 밟기 좋고 죽여도 안 죽는다. 세 가지 조건에 완벽히 부합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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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 님을 만나 떠들다 세인트 이야기가 나와 몇 가지 이야기했어요. 그 중 하나입니다.
이래서 부처님은 잇키를 좋아하시는 겁니다.

실은 이거 빌미로 키사라 님 마감을 좀 쪼아볼까 했는데 이미 다 쓰셨다네요, 쳇. 절호의 기회를 놓쳐 원통합니다.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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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선 여자에게 잘 하라고 가르치셨고 그 결과 여성의 호의를 거절할 줄 모르는 아이로 자라서 코찔찔이 10대 시절에 누님들 손에 총각딱지는 떼이고 말았지만 그래도 남자한테까지 홀랑 먹힌 기억은 없었다. 이럴 땐 이불 돌돌 말고 누워서 훌쩍훌쩍 울어야 하나요 아니면 가슴까지 이불을 끌어올리고 다리를 세워 앉은 자세로 무릎에 머리를 얹고 엉엉 울어야 하나요 아니 왜 전부 이불이야?
루시퍼는 왜 나는 감정이 부족해서 이럴 때 슬퍼하지도 않는걸까 하고 한탄하고 있었다.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이 들었다간 멱살을 틀어쥐고 싶어지는 생각이었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언제 날 덮칠 마음을 먹은 거야? 그러면 그렇다고 말이나 해 주지, 몰랐잖아. 말도 안 하고 덮치는 게 어딨어. 같은 거 달린 놈하고 할 마음도 없었는데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거지? 아니 뭐 싫은 건 아냐. 닥터는 예쁘고 키스도 참 잘 하고.......스톱, 내가 미쳤나. 그런데 왜 닥터가 내 침실을 습격한 거야? 왜 닥터가 공이야? 누가 봐도 내가 공 아니냐고.......역시 라일라 말이 맞아. 퍼플헤븐 그만 봐야겠다. 정서에 해로운가봐. 그런데 일단 덮치고 나면 끝이라니 그거 가르친 것도 라일라 너야? 심심하면 잠자리를 습격하곤 하는 부관의 이름부터 생각이 났다. 그래, 일단 덮치고 나면 그 다음은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는 게 남자라 이거지. 우리가 무슨 짐승이냐, 아니 이런 경우엔 덮치러 오는 쪽이 짐승 아냐? 게다가 뭐? 마음에 들면 일단 덮치고 보라니 우리 남자한테 인권은 없는 건가요? 그런 거예요?
-물론 그런 거 없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읽었는지 옆에 누워있던 살라딘이 대답을 했다.
-그치만 닥터도 남자잖아.
언제 깬 건지, 생각을 어떻게 읽었는지는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인권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그러나 봉래인 군의관은 우아하게 미소지었다.
-눈치없는 남자가 인권 같은 걸 찾으면 3대가 벌 받는답니다. 입 다물고 얌전히 잠이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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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월도 안 된 애도 아니고 어떻게 인간이 열 네 시간을 잘 수가 있을까요? 아무튼 자다가 요상한 꿈도 많이 꾸고 요상한 네타도 많이 생각나서 기억난 김에 하나 써 봅니다.
살라딘이 루시퍼드를 덮치러 가면 저 작품은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BL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 저 삼천세계 좋아해요. BL 아니라는 사람들 많은데 BL 맞다고 생각해요. BL을 비웃는 BL이라 그렇지; 대놓고 BL을 비웃으면서도 그걸 인정하는 자세는 소중하죠. 사실 BL은 여성의 욕망의 결정체고, 그걸 대놓고 이야기하는 거 사실 잘 못 봤거든요. 그리고 솔직히 웃기긴 웃기잖아요.......저도 소비층이지만.

실은 이거 마감도피였습니다. 마감은 방금 끝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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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크 님 : 이제 제가 글 쓰면 다 더블오로 보이는 건가요. 하긴 제가 요새 더블오만 죽어라 파 댔죠? (쓴 거 손으로 꼽아보고 좀 놀랐어요. 게으른 제가 이렇게 써대다니!) 삼천세계랑 그 앞의 상신의 비도 카라완기 사가라도 좋아해요. (사실 제일 좋아하는 건 카라완기 사가라.) 삼천은 쓰다 보면 유쾌해서 좋아요.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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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에서 시커먼 남자가 굴러나왔다.
-아 씨, 꼬리뼈가 나갔나.
남자는 사납게 눈을 치켜뜨고 한 손으로 허리께를 쓰다듬으며 옷장에서 굴러 나와 바닥에 주저앉은 자세 그대로 천장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아저씨, 언니들, 휘안 오빠!
옷장문을 열어 젖힌 아소가 잡은 문고리를 놓고 뛰어갔다.

나의 의문에 답하라, 옷장.
탕아월드+오펜 크로스.

-어떻게 된 거니?
-몰라. 앞치마 꺼내려고 문 열었더니 저 사람이 튀어나왔어.
-특이한 경우네.
월영이 사태를 평하는 동안 초로가 옷장 안을 살펴 보았다. 하기야 흔적이 남아있을 리는 없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옷장이었다. 물론 이 옷장은 이계로 들어가거나 나갈 수 있는 특이한 옷장이긴 했다만 카페에서 그 정도는 특이한 일 축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일이 있어 나간 월광과 동풍, 심현을 뺀 모두가 모여 있었다. 카페로 남자를 안내하고 마실 것을 내어주자 남자는 음식에 손을 대지 않고 경계하는 자세를 취했다. 아소와 휘안, 초로, 월영, 시열이 옷장에서 나온 남자를 지켜보고 있었다. 남자는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이 거북스러운 모양이었다.
-그건 그렇고 손님?
초로가 운을 떼었다.
-손님? 마실 것 값을 내라는 거요?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묻는 남자에게 초로는 웃는 얼굴로 답했다.
-이 옷장에서 나온 사람은 모두 손님입니다. 성함이?
옷장에서 나온 시커먼 남자는 조금 안심한 듯 한 손으로 어깨를 잡고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대답했다.
-오펜.
-예?
-오펜. 그렇게 부르쇼.
오펜이라는 남자는 비딱한 자세로 탁자에 기대어 빨대를 물고 주스를 마셨다. 평범한 외모에 검은 머리, 검은 눈, 중간보다 약간 작은 키에 눈이 위로 치켜올라갔다.
-그런데 저희 가게엔 무슨 일로?
초로의 질문에 오펜이 눈을 크게 떴다.
-그냥저냥 지나가다 어쩌다보니 들렀는데, 여기가 가게라고?
-에, 뭐 옷장에서 나오신 분들은 주로 저희에게 의뢰할 걸 하나씩 들고 오시거든요. 손님은 의뢰할 게…….
-없는데요.
-네?
-없다고요.
오펜은 심드렁한 어조로 대답했다.
-딱히 어려운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뭐 어려운 일이라고 해 봐야 내가 하는 거고. 그런데 여긴 어디요? 대륙 밖이긴 할 텐데.
-대륙, 이라고요?
-그래요. 키에살히마 대륙. 들어본 적도 없남?
모두 침묵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아소가 말했다.
-여긴 어, 그러니까. 아시아 대륙에 속한 나라인데요.
-한 대륙에 나라가 여러 개라고?
오히려 놀란 것은 오펜이었다. 잠시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아예 창가로 가서 바깥을 살펴보는 것이다. 안도하는 것도 같고 놀라는 것도 같은 묘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오펜은 두 손을 깍지낀 채로 턱을 괴고 눈을 감았다. 대륙 밖의 다른 세계라고……. 이까지나 왔단 말이야? 하며 중얼거리는 소리를 휘안이 들었다. 오펜이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을 꺼냈다.
-그럼 저 여기서 며칠 신세 좀 져야겠는뎁쇼.
-왜죠?
-찾을 게 좀 생겼다- 이거요. 의뢰하면 손님이라고 하셨으니 그래도 문제 없겠지?
다섯 명은 모두 얼굴을 마주보았다. 뭐 옷장에서 나온 손님은 어지간한 경우엔 박대하지 않는다. 게다가 의뢰까지 하겠다는데야. 이런 일이 흔치 않은 것도 아니니까.
-그러세요.
-고맙수다.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하죠. 에 또, 의뢰할 것은…….
오펜은 조용히 의뢰사항을 이야기했다.

-다녀왔어요.
월광이 인사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 뒤로 조용히 다녀왔습니다, 라고 인사하는 동풍과 심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월영이 뛰어나가 세 사람을 맞이했다.
-월광언니 왔어?
-가게가 왜 이리 조용해, 무슨 일 있어?
-응, 옷장 손님이 오셨는데, 조금 특이한 경우랄까.
-특이?
-돌아가는 법도 알고 자기가 누군지도 아는데 그 뭐랄까…….
-뭐랄까?
-의뢰 내역이 이상해. 이곳의 신이 어떤지 알고 싶대.
월광과 동풍은 묘한 표정을 지었고 동시에 심현을 쳐다보았다. 두 명의 시선이 동시에 심현을 향하자 심현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월광이 물었다.
-사제님, 친구 데려 오셨어요?
-응? 나 친구 없는데?
심현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대답했고 월광은 혀를 찼다. 말을 말자.
-아니에요. 제가 잘못했어요. 월영아, 손님 어디 계셔?
-저기. 아 그리고, 또 의뢰가 하나 더 있는데…….
월영이 말을 하려던 찰나 그 손님과 함께 나머지 네 명이 가게로 들어왔다.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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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쌍화점에 쌍화 사러 갔더니만
회회아비 고기쌍화만 싹 골라 먹었더이다
이 소문이 로레인 밖에 나고 들면
소문낸 놈 감봉
그 쌍화점에 나도 먹으러 가리라
그 육회푸딩같이 괴한 게 없다

-이슬람 상인 하 모 씨를 보고 생각났습니다. 왜 쌍화점은 아무도 안 해 주신 걸까요......
쌍화점은 앞부분(편의상 이렇게 부르죠)과 뒷부분의 화자가 다르다는 게 정설이라는 걸 알아두시면 보시기 좀 나을 겁니다.

근데 진짜 이번 이벤트 너무 좋아서 하는 내내 미친 듯 달렸지 뭡니까.
(일이 바빠서 더 달렸을 겁니다 아마)
왜 소설 커뮤니티는 잘 없는 거예요;;; 나도 한 번 달려보고 싶어요.
(밀린 글이나 써라.)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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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휴일이니 쓰려던 건 쓰고 자렵니다. 봄이 남아있던 자리, 진청은 루트고 의진이랑 청은이만 나옵니다. 내용들 대충 짐작이 가시죠? 게임 내용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니만큼 미리니름이 좀 섞여있습니다.
조-금 수정했습니다. 원래 인용하려던 인용문도 넣어서.


사실 저런 내용 아니었던 것 같은데 쓰다 보니 얘네가 제 멋대로 놉니다?
제 의진이는 청은이 마음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하진이 속도 좀 꿰고 있고요. 좀 징한 오빠잖아요. 다 알기 때문에 제일 무서운 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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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바람의 빛에 나오는 신선조는 예외랄까요, 아니 그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신선조이되 신선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처음 써 보는 바람의 빛 팬픽이네요. 자급자족이 이런 건가 싶습니다.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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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발사모에게 빠져 그야말로 무섭게 버닝하고 계신 올렉파 분들을 보며, 저도 그 분들 홈에 있던 발사모의 곡이며 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노래 잘 하고 괜찮은 배우인데 참 아깝습니다. 하지만 지저스로는 어떨지는 아직 말을 못 하겠어요. JCS를 잘 몰라서요. 아직 미성의 예수를 더 좋아하는지조차 알 수 없으니 말입니다. (유다 때문에 지저스를 제대로 못 들었어요.)그러고 보니 동생에게 일본에서 부른 슈퍼스타 가사를 들려준 기억이 나는군요. 동생 말이 예수가 무슨 올드보이냐고. 아무튼 JSC나 지킬앤하이드는 보고 싶습니다. 저번에 노틀담 못 본 거나 라만차의 사나이 못 본 게 이제 와서 마음이 아파요. 그 때는 뮤지컬에 관심도 없었으면서.

이게 다예요. 전 그냥 올렉파로 살렵니다. 이제 와서 다른 버닝하기엔 너무 늦었어요. 요새 우크라이나 미인이 제 버닝심을 막고 있습니다. 사서 보는 거 빼고 제대로 만화책을 본 적도 없고 다른 걸 들은 적도 없어요. 저 분의 힘이 언제까지 제게 미칠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며칠 전엔 페이트에 빠질 뻔한 걸 글쎄 저 아저씨가 손을 내밀어 잡아 주셨다니까요.

그래서 제가 쓸 편지엔 이런 구절이 들어가지요. 제가 당신의 공연을 본 적도 없고 당신의 죽음에 대해 아는 것도 얼마 없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합니다, 당신의 죽음은 제가 생각하는 것과 가장 흡사했고 당연히 저는 거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어요.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고, 그래서 고맙습니다.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고, 앞으로 어떤 죽음을 만나게 되더라도 당신의 죽음을 절대로 잊지 않을 거예요.

올렉 아저씨가 제 역할 모델까지는 가지 않지만, 제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신 분이십니다. 뭔가 더 쓰고 싶은데 더 썼다간 아저씨가 한국 여자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갖게 되실 것 같아서 무서워요. 네, 저 저런 빠순이스러운 편지 쓰겠다고 이러고 살아요, 으하하. (하지만 저 아저씨에게서 배울 점이 있어요, 분명히 제게도.)

랑크 님 빨리 쓰려고 노력할게요-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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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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