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문제의 동영상입니다. 절대 혼자 죽지 않는 viai 양이 유튜브에서 저에게 보내준 물건입죠.
조그만 것이 참 진지하기도 하죠.



그리고 제가 찾아본 것. 엄청 격앙된 목소리가 부담스럽다는 단점은 있지만 화면이 귀여워서 봐 줍니다.
(이 시는 목소리 깔고 조근조근 읽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버전.
http://youtube.com/watch?v=i3yJJMLTijc&feature=related

직접 가서 보고 오세요. 귀엽다고 웃으면서 보다가 마지막 두 구에서 뿜었습니다.

유튜브에 은근히 이 시가 많더라고요. 이라크랑 부시에 대입한 것도 있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와 닿는 게 있으니 그런 거겠죠.
Posted by 유안.
,
이 시는 더블오 감상의 일환입니다. 왜 그런지는 제목에서 짐작하셨으리라 믿습니다.

I know that I shall meer my fate
Somewhere among the clouds above;
Those that I fight I do not hate,
Those that I guard I do not love;
My country is Kiltartan Cross,
My countrymen Kiltartan's poor,
No likely end could bring them loss
Or leave them happier than before.
Nor law, nor duty bade me fight,
Nor public men, nor cheering crouds,
A lonely impurse of delight
Drove to this tumult in the clouds;
I balanced all, brought all to mind,
The years to come seemed waste of breath,
A waste of breath the years behind
In balance with this life, this death

-W. B. Yeats

아일랜드 비행사가 죽음을 내다보다


나는 안다, 저 구름 속 어디에선가
내 운명과 만나게 될 것을,
내 싸우는 자들 내 미워하지 않고
내 지키는 자들 내 사랑하지 않는다.
내 나라는 킬티아탄 크로스
내 나라 사람은 킬티아탄의 가난한 사람들,
어떤 결말도 그들에게 해를 끼칠 것 같지 않고
전보다 더 행복을 줄 것 같지도 않다.
어떤 법, 어떤 의무, 어떤 저명인사들이
혹은 갈채하는 군중이, 나를 싸우게 하지 않았다.
한 외로운 환희의 충동이 나를
이 설레이는 구름 속으로 나를 몰아넣었다.
나는 모든 것을 재어보았다. 마음속에 떠올려.
이 삶, 이 죽음과 견주어 볼 때
앞으로 올 세월도 지나간 세월도
호흡의, 호흡의 낭비로 보였다.


저는 한 글자도 손 안 댔습니다. 예이츠가 쓴 그대로 적었습니다. 솔 출판사 세계시인선 7, 1916년 부활절에서 옮겼습니다. (번역은 황동규 씨가 하셨답니다.)
예이츠는 다 아시겠지만 아일랜드 독립운동과 관련깊은 시인이죠.
(그나저나 이 출판사에서 낸 로르카 시집 제목이 사랑의 시체로군요. 오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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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온 공식 설정 보고 뿜었습니다. 감자 요리 잘 하고 술 세고, 거기다가 아일랜드 민요를 흥얼거리면서 저격 대기를 한다고요? 맙소사 제작진 노려도 너무 노렸잖아요 이거 뭡니까?

Posted by 유안.
,

이젠 가리지도 않습니다. 수치도 모르는 여자가 되었습니다.
이게 전부 그레이엄 때문입니다. (응?)
선영 님이 쓰신 글이랑 모 처에서 록온 묵주반지 소재로 쓰신 글 보고 삘 받아서 이렇게 되어버렸답니다.
세츠나가 14세 정도라고 생각하고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따로 떼서 써야 할 글인데 두 개를 묶었더니 주제가 애매모호합니다 OTL
......다른 분들이 쓰신 거 보면서 만족하고 살라는 하늘의 뜻인가요 흑.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예수님 또한 복되십니다.
머리에 하얀 베일을 쓴 여자가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저녁종이 울리는 걸 보니 삼종기도인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성모상과 종이 있으면 여기는 성당이 아닌가. 어린 아이들도 종이 치는 소리를 들었는지 조용히 성호를 긋고 있었다. 접선이 끝났으면 테러리스트답게 후딱 귀환할 것이지 어느 틈에 이런 곳으로 들어왔는지. 게다가 이런 이상한 골목-조용한 주택가를 이상하다고 부르면 온 세상이 테러리스트니까 그런 소리나 한다고 비웃겠지만 접선장소로는 확실히 뭐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록온의 귀에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렸다.
-뭐 하나.
-아, 아니.
발걸음이 멈추어져 있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니 수동형이라도 이상할 것이 없겠지. 옆을 보니 세츠나가 무표정한 얼굴에 참 이상한 일도 다 보겠다는 의문을 담아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무의식중에 성호라도 그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수치심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이야, 여기 성당인가 봐. 성당은 처음 와 보는데.
알렐루야가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성당인가. 그러면 여기는 기도하는 곳이로군.
세츠나도 성당은 처음 와 보는 듯 했다. 테러리스트니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크리스트교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태생에 아예 거리감으로 치면 몇 억 광년은 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이니 성당을 처음 보는 것이겠지. 록온이 한숨을 쉬었다.
-이것이 크리스트교, 라는 느낌이지?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다.
분명히 이렇게 조용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분위기는 잘 경험해 보지 못 한 것이리라. 알렐루야는 아예 두리번두리번거리며 건물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고 세츠나는 기도하는 사람들이 신기한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하는 수 없구나. 록온은 상냥하게 말을 이었다.
-그럼 우리 좀 들러서 쉬었다 갈까? 5분 정도만.
-찬성. 시간도 아직 있으니까.
알렐루야가 얼른 찬성했다. 성당이 신기한 듯 했다. 록온이 성당 안으로 들어가자 알렐루야가 주저없이 그 뒤를 따랐고 세츠나가 멈칫 하다가 고개를 한 번 젓고는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건물인 듯 스테인글라스에 세월의 무게가 묻어났다. 용케 오랜 세월 버텼구나. 록온은 아기예수를 안고있는 성모마리아를 표현한 스테인글라스를 빛이 통과해 바닥에 일그러진 무늬를 그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몇 천 년을 싸워서 이루어낸 세계종교를. 물론 종교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 한 예로 이 아이들이 지금 이 곳에서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은가.
-예쁘네.
스테인글라스에 노을이 비치자 복도가 색색으로 물들었다. 붉은 색을 띤 바닥을 보며 알렐루야가 말했다.
-그렇지? 세츠나, 너도 감상 한 마디 정도는 남겨라.
-그런데 마리아란 뭔가?
기껏 말을 걸었더니만 세츠나는 엉뚱한 소리를 했다. 마리아? 아까 사람들이 외우던 게 성모송이었지. 세츠나에겐 크리스트 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있지만 자세한 것은 모른다. 그저 하느님과 독생자 예수에 대한 것 정도일까. 록온이 설명했다.
-마리아란 신의 어머니야. 성령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했다고 하지.
-그러고 보니 신을 낳은 어머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
세츠나는 덤덤하게 중얼거렸다. 이슬람교에는 신이 여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없었던가, 하며 알렐루야는 건물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다.
-성모님이라니 굉장히 자비로운 분이실 것 같네.
애초에 어머니고 아버지고 있지도 않았던 알렐루야지만 어머니란 말이 무슨 뜻인지 정도는 안다. 유독 마리아상 앞에 머리를 조아린 사람이 많은 것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며 자신이 생각한 답을 내놓자 세츠나가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크리스트교의 신은 재미있다.
-어떤 점이?
-신이 인간으로 강림하자 인간이 신을 십자가에 매달더군.
-세츠나, 너무한다.
지극히 신성모독적인 요약에 지나가던 사람 몇이 발걸음을 멈추었고, 세츠나는 뭐가 문제냐는 얼굴로 주위를 쳐다보았다. 알렐루야는 사레라도 들렸으면 했다. 그러면 저 애가 이 기막힌 심정을 이해하련만. 얘한테 교리공부를 시킨 건 누구냐, 스메라기 씨? 아니면 만에 하나, 티에리아? 어떻게 교리를 요약하면 저 지경이 되는 겁니까.
하지만 의외로 록온은 그 말을 듣고 웃었다.
-그래, 인간이 신을 십자가에 매달았어.
-어째서 그런 짓을 했지? 구원받기를 원한다면서?
-글쎄…….
록온은 말끝을 흐리고는 계속 걸었다. 알렐루야는 록온의 뒤를 얼른 따라갔다.
-록온. 거기선 설명을 제대로 해 줘야지!
-아니 난들 뭐 제대로 알겠어? 넘어가, 넘어가.
어린아이한테 설명을 그렇게 해 주는 법이 어딨냐고 물어도 록온은 웃으면서 나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런 곳이 상당히 익숙해 보이는데.
-그렇게 보였어?
알렐루야가 무심코 뱉은 말에 순간 록온이 조금 굳은 것을 세츠나는 보았다. 아까 성당 앞에서부터 록온이 평소와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다. 역시 이 종교는 록온에게 뭔지는 몰라도 싫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세츠나는 몸을 돌렸다.
-그만 가자.
-어? 어? 그래 뭐.
알렐루야가 잠시 내가 뭘 잘못했나는 표정을 지었지만 세츠나는 먼저 걸음을 옮겼다. 지나가며 흘끗 본 바로는 알렐루야는 태평한 얼굴로 여전히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따라오고 있었다. 록온은 표정을 잘 감추고 걸어오고 있었다. 아주 평온했다. 참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얼굴이었다.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은총을 저희에게 내려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성당을 지나는데 아까와는 다른 사람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기도문을 들은 세츠나가 중얼거렸다.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에 이를 수 있단 말인가.
-새로운 세계에는 고난이 따른다는 말이겠지.
셀레스티얼 비잉. 천상의 존재들. 하지만 천국에 들어가긴 애저녁에 글러먹은 주제에 목표만은 이상향인 그들은 참으로 태평하게도 중얼거렸다.
-수난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런 뜻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이 종교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선 많은 피가 필요했던 건 사실이야.
록온이 말을 받자 세츠나가 록온을 돌아보았다.
-그럼 우리도 하면 된다. 우리의 무력개입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 그것이 셀레스티얼 비잉 아니었나.
록온이 순간 눈을 가늘게 좁혔다. 세츠나의 표정은 어디까지나 진지했고, 록온은 잠시 웃을까 말까를 망설이다 그냥 손을 세츠나에게 뻗었다.
-세츠나.
록온이 세츠나의 이름을 부르자 세츠나가 록온을 쳐다보았다. 록온은 그에게 한 발짝 걸어가서 세츠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뭐 하나.
-아니 그냥. 앞으로 형님이 할 일이 없어지면 심심할 것 같았는데 아직 그건 기우인 것 같아서.
세츠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록온은 키들키들 웃었다.
-자기자신 보고 형님이라고 하지 마.
어린아이 취급에 세츠나가 발끈했고 알렐루야가 웃으며 세츠나를 달랬다.
-에이 두 사람 참 사이 좋아보이는데 뭐.
록온은 아무 말도 없이 세츠나의 머리를 한참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들은 성당을 나왔고 CB로 돌아갔다. 아무도 그 날 있었던 일을 입밖에 내지 않았지만 록온은 종종 웃으며 그 날 일을 생각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일을 알아채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배려해준 동지와 자기들이 걸어갈 험난한 길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올리는 어린 소년이 한 사람이라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

그리고,
지상에서 천국을 보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기 위해 천상인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천국에 갈 수 없을 것이다.
록온은 멀리서 보면 아름다워 보이는 지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
세상을 바꾸기는 커녕 인생만 나락이지 말입니다 세츠나 F 세이에이.
천상인들에 이름은 천사. 이오리아 슈엔베르그도 참 부끄러움을 모르더군요. 민망하지도 않나. 아무튼 세츠나는 건담교의 교리 빼고는 종교에 무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록온은 집안 대대로 카톨릭 신자였음이 틀림없고요. (아일랜드 사람이라니까요!) 어려서 교리문답 좀 잘 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성경암송대회 같은 거 나갔을지도 몰라요! 복사도 해 봤을지도 모르죠. 견진성사 받기 한 달 전에 테러를 당했다 이런 설정도 좋을 것 같고요. 알렐루야? 중국과 러시아가 합작해서 만든 인혁련에 종교 따위 있을 리 없잖습니까 마르크스 가라사대 종교는 아편이랬어요. (그리고 분명히 북한은 인혁련이고 남한은 유니온일 겁니다.)
티에리아......에게 종교가 있을 리 없죠. 쟤한테 종교란 건 가족만큼이나 생소한 개념일 겁니다.

선영 님 말씀대로 록온이 작정하면 티에리아는 열성신도가 될 수 있다에 한 표 걸 수 있긴 합니다, 물론. 알렐루야도 열심히 다닐 테고 세츠나는 주일학교에서 달란트 모아 건담 준다 그러면(교회 주일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저렇게 굳어진 것은 동네 교회가 저랬기 때문입니다. 교회와 성당은 좀 다르다고요? 넘어갑시다.) 분명 가고 남습니다.

티에리아는 베다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느라 못 나왔습니다. 미안 티에리아, 그런데 누나는 다른 애들도 다 쓰기 힘든데, 유독 너는 더 어렵단다. 이해해 주렴. (티에리아 이야기 잘 쓰시는 분 부럽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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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
1. .......

2. 누가 저한테 말 걸면 울다가 웃으면서 주절주절 네 아이들 이야기를 하는 걸 볼 수 있을테니 건담 키워드로 말 거실 땐 각오하십쇼.
지금 녹색에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입니다.
생각해보니 나 코드네임 미스 그린이었네요? 아놔 이건 또 왜 녹색이야 썩을.

3. 모 처에서 모 팬픽 end of me를 보고 산화했습니다.
록온은 복수에 온 힘을 쏟아서 더 살아갈 힘이 없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좀 더 적극적인 의미의 죽음일지도 몰라요. 스스로가 테러리스트라고 하면서도 죄값은 나중에 치르겠다는 뻔뻔한 논리까지 붙들고 살아야 했던 건 결국 저 순간 때문이었던 건지도. 정말로 그 때 세츠나를 쏘려고 했을 때의 록온은 그냥 세츠나를 시험해 보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 표정은 진심이었겠죠. 진심으로 원한을 풀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던 거예요.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던 동생이자 친구에게. 록온 스트라토스는 정말로 세 소년들을 사랑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예뻤겠죠. 가족은 못 되어줘도 유사 가족은 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렇게 사랑하고도 그걸 뒤로 하고 복수심부터 불태울 만큼, 그에겐 복수가 전부였던 거예요.
바보라고 욕도 못 하겠네요 이제.

4. 록온은 아일랜드 남자입니다. Whiskey in a jar'o 같은 민요가 전해지는 나라입니다. 술 좋아하죠. 카톨릭 국가입니다. 아일랜드 싸나이는 강렬하지요.
저 사람도 아일랜드 남자의 전형성을 탑재하고 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렇게 강렬한 거예요. 과연.
한 편으로, 록온이 마지막으로 기도를 해 본 건 가족이 살아있던 10년 전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 순간 과거고 신앙이고 뭐고 다 버렸겠죠. 그래서 록온은 누가 강권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술 같은 건 마시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아일랜드 위스키 같은 건. (그 동네에서 스카치 위스키 최고다 따위 소리 하면 돌 맞아 죽는다면서요.)

5. 한 편으론 은혼 2기 엔딩이 얼마나 무서운 곡인지 깨달았습니다. 아주 절절한 걸 한 편 보고 났더니만 맥이 빠지네요.

6. 4년 뒤 떡밥 하면서 세츠나 이야기는 많이 나오는데, 알렐루야 이야기는 **** 잃고 어찌 살 것인가 하는 거랑 마리 이야기 뿐이네요.
4년 뒤면 알렐루야 스물 넷입니다? 이거 완전 그거잖아요. "그 때의 당신과 같은 나이가 되었다."
같은 나이는 되었지만 알렐루야는 록온처럼은 되지 못하겠죠. 죽은 자는 이상화되고 나이를 먹지 않는 법.
거기다가 이제 알렐루야도 변할 때가 되었지요. 그는 어떻게 변하고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7. 또 모 처에서 읽은 더블오 커플링 문제인데......
전 건담 마이스터즈 중에는 오른손하고도 못 사귀어 본 것들이 제법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만에 하나 한 두 명 정도는 모르지만서도. .......특히 티에리아 불능일 것 같아요;;;;;; 나는 테러리스트다. 세계는 왜 비뚤어 졌을까. 나는 세계한테 그 답을 듣지 못했다. 이러고 사는 쟤네한테 연애질도 사치죠. 그렇게 붙어 살면서 정상적인 교류조차 2년동안 못 맺은 것들한테 연애질은 무슨 놈의 얼어죽을 연애질입니까.

8. 저 밑에 쓴 거, 24화 보니까 콱 지워버리고 싶네요 아 정말; 보고 싶은 건 누군가 다 써 버린 느낌이에요.
Posted by 유안.
,

-록온 스트라토스. 잘 부탁해.
처음 만나자마자 붙임성 좋아 보이는 얼굴로 웃으면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 것이 록온이었다. 자기 이름만 말하고는 꼭 시험지를 채점하는 시험관 같은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던 티에리아와 먼저 손을 내밀었더니만 내민 손 무색하게 제 이름만 말하고 싹 돌아선 세츠나의 반응 탓에 희대의 테러리스트가 되려면 사교성은 부족해야 하는 것인가 하고 혼자 고민했던 알렐루야에겐 또 새로운 인간형이 하나 추가되었다. 사교적인 테러리스트.
-알렐루야 합티즘입니다.
말이 끝나자 사교적인 테러리스트는 손을 내밀었다. 알렐루야도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해 보았다. 앞으로 자주 보아야 하는 사람과 악수를 해 보는 것도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지를 잘 몰라 손을 잡고 가만히 서 있자 록온이 잡은 손을 살짝 흔들었다. 그런 악수는 처음이라 조금 놀란 알렐루야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록온이 손 너머로 전해지는 긴장감에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손을 놓으며 웃었다.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까. 잘 해 보자, 알렐루야.
서글서글한 사람이라는 것이 알렐루야의 록온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각 기체의 마이스터들의 훈련을 모니터하는 일이 끝나자마자 마이스터들은 건담에서 내려 제각각 사라져버렸다. 모니터 너머에서 마이스터들을 보고 있던 선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절대로 안도의 한숨은 아니었다.
-베다는 무슨 기준으로 마이스터를 고르는 걸까요?
-베다의 의지겠지요.
크리스티나가 딱히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던진 질문에 펠트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로만 대답했다.
-그건 그런데, 쟤네가 한 팀이 되어서 잘 해나갈지가 영 의문이라서.
-크리스티나 너 저번에 다들 꽤나 미남들이라고 좋아하던 애가 며칠 만에 말 바꾸는 거 아냐.
스메라기가 웃었다.
-스메라기 씨, 마이스터들이랑 밥 먹어본 적 없으시니까 그런 거예요.
크리스티나가 스메라기 쪽으로 몸을 홱 돌리더니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저번에 좀 늦게 식당에 갔더니 세츠나랑 알렐루야랑 티에리아가 앉아있는 거예요, 자리는 걔네들 사이에 빈 자리 하나밖에 없고. 밥 받아서 갔는데 세상에 얘네 정말 인사도 하나 없이 먹던 밥만 계속 먹는 거예요. 거기다가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숟가락이랑 입만 움직이는데, 먹다 체할 뻔 했다니까요. 자기들끼리도 한 마디도 안해! 그래서 싸웠냐고 물어보니까 그것도 아니래요. 그런데 왜 그래요 대체? 저 나이 어린애들은 붙여놓으면 알아서 친해지는 거 아니에요?
리히터도 끼어들었다.
-그뿐이 아니에요. 어찌나 서로 냉랭한지, 제대로 말 한 마디 나누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아직 애들이라 그렇겠지. 있다 보면 다 친해지게 되어 있다고.
-저희 훈련 시작한 지가 3개월인데요.
리히터가 대답했고 답이 궁해진 라쎄가 말을 돌렸다.
-으음, 그래도 치고받지는 않잖아?
-차라리 치고 받았으면 좋겠는데요. 그러면 좀 친해질 수 있잖아요.
싸운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서로 예의를 차리며 눈치를 보는 것도 아니었다. 아예 관심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3개월이 지나도 티에리아는 함내 선원 전원을 성과 이름을 붙여 불러주었고, 안 그래도 된다는 스메라기에게 근무원칙 같은 것을 들먹이며 냉정하게 굴었다. 세츠나는 아예 나는 상처받은 10대요 사춘기소년이니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표정으로 웅크리고 있는 형국이었다. 거기에 알렐루야는 아예 대화에 끼는 법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 선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그나마 나이가 가장 많은 록온이 있을 때는 분위기가 그럭저럭 찬 바람은 안 도는 정도까지는 가능했지만 록온이라고 네 명의 사이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일까지는 하지 못했다. 그저 천천히 적응해간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그래도, 뭐랄까 조금씩 조금씩 서로 적응은 해 가고 있는 것 같잖아요?
리히터가 어떻게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을 돌렸고 스메라기가 이야기를 정리했다.
-하긴 애초에 우리들이 친분관계 때문에 모인 것도 아니고. 테러리스트들 주제에 친분은 무슨 친분인가 싶기도 하다. 이야기는 관두고, 아까 훈련 자료 한 번 줘 보겠어?
그 때 해치가 열렸다.
-알렐루야?
-아 저기, 음, 안녕하세요.
알렐루야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이럴 때 인사말은 뭐라고 하는 게 좋은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야기 다 끝나신 것 같아서 왔어요. 여기, 아까 찾으시던 시뮬레이션 자료요.
-뭐야, 다 듣고 있었냐?
-네.
소년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파일을 스메라기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럼 가서 쉬겠습니다.
-알렐루야.
-네?
스메라기는 알렐루야의 얼굴을 살폈다. 참으로 평온한 얼굴이고 자신을 왜 불러세웠는지도 모른다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스메라기는 전부터 궁금했지만 물어보나마나 답이 뻔한 것을 물어보고 말았다.
-혹시 분위기 파악 못 한다는 소리 들어본 적 없어?
-네? 없는데요. 그런데 왜 물으시나요?
-아무 것도 아냐. 그럼 가서 쉬어.
해치가 열리고 알렐루야가 나가자마자 스메라기는 피식 웃고 말았다. 저렇게까지도 못 알아듣는데 면전에 대고 분위기 파악 못 하는 놈이라는 소리를 해 줄 만한 인물도 주위에 없었으리라. 크리스티나가 입을 열었다.
-물론 건담 마이스터에 관련된 거 일급보안사항이긴 한데, 저 애 말이야.
-알렐루야요?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안 해 봤다, 그런 분위기 아냐?
-자자, 잡담 금물. 더 이상 이야기하면 곤란해요.
건담 마이스터들을 뽑을 때 인성은 고려사항에 들어있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런 불협화음의 화신 같은 녀석들이 세 명이나 모여있을까. 불협화음도 둘 이상이 모여야 나는 거라지만 저 셋은 혼자만 있어도 능히 주위와 불협화음을 낼 수 있는 재주를 갖춘, 말하자면 기인 같은 존재들이었다.

-쟤들 왜 저러냐?
-그, 글쎄.
록온이 기체적응훈련을 마치고 마이스터 세 명이 모여있는 곳에 와 보니 아까까지 거기 있다던 세츠나는 자리에 없고 티에리아는 미간에 주름을 잡고 건드리는 놈은 물어버린다는 듯 으르렁대고 있었다. 알렐루야는 둘을 어떡하면 좋을까 하는 표정으로 난감해하고 있었다. 이때까지 서로 냉담했던 녀석들이 웬일로 싸웠을까, 록온이 알렐루야에게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말하려는 순간, 티에리아가 화난 표정을 지우지 않고 말했다.
-어떻게 봐도 세츠나 F 세이에이는 건담 마이스터로 실격입니다.
-티에리아. 무슨 말이야 그게?
-아, 아까 둘이 좀 싸웠…….
-알렐루야 합티즘, 너는 끼어들지 마라. 록온 스트라토스. 우리는 베다의 의지에 따라 건담 마이스터가 된 겁니다. 저 녀석은 너무 제멋대로예요.
-저기 티에리아, 아직은 좀 판단하기 이르지 않을까?
-알렐루야 합티즘. 끼어들지 말라고 했다!
강경한 어조로 세츠나를 성토하는 티에리아를 말리려던 알렐루야에게 불똥이 튀었다. 으르렁거리는 티에리아와 당황한 알렐루야의 어깨에 록온이 손을 짚었다.
-티에리아, 나사 좀 풀어라.
-하지만 저건 아니잖습니까. 록온 스트라토스도 아까 그 행동을 봤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따지고 보면 저 아이를 고른 것도 베다의 의지 아니겠어? 다 이유가 있겠지. 일단 좀 진정하고 여기 좀 앉아봐라.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록온은 티에리아를 진정시키고 세츠나를 따로 불러서 한 마디 해 주고 그날분의 훈련내용을 정리까지 했으며 두 사람을 형식적이나마 화해까지 시켰다. 옆에서 그 모든 것을 구경한 알렐루야는 그저 록온의 행동이 신기할 뿐이었다. 내가 말을 걸면 안 듣고 록온이 말을 걸면 듣는 이유는 뭘까, 하며 신기해하던 알렐루야는 그제서야 얼마 전, 브릿지에 모인 선원들이 하던 말을 기억했고, 선원들이 자신을 가리켜 하던 말이 무슨 뜻인지도 기억해냈다. 록온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알고 있고 남을 대하는 법도 사람에게 웃어주는 법도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할 줄 모르는 것은 물론 많았지만, 남이 가진 것이 신기해 보이기는 그 날이 처음이었다. 혼자 우주를 내다보며 한숨을 쉬고 있는 록온을 발견하고 알렐루야가 날다시피 달려간 것도 아마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참 오지랖도 넓어요, 나도.
-록온!
혼잣말을 하다가 갑자기 등 뒤에서 사람 목소리가 나서 놀랐는지 록온이 얼른 등 뒤를 돌아보았다.
-어, 알렐루야.
-오늘 수고했어. 덕분에 잘 해결되었어……요.
-돈마이☆ (Don't mind.)
알렐루야의 어색한 존댓말에 록온은 잠깐 놀란 듯 알렐루야를 쳐다보다가 씩 웃으며 알렐루야의 어깨를 한 대 쳤다.
-고마워요. 록온.
-아니 뭘. 나도 별로 한 건 없는데.
-아니에요, 정말 대단한 거예요.
-그 녀석 괜히 사람 띄워주기는. 그래봐야 별로 나오는 것도 없어. 아냐?
-아뇨, 몰랐어요. 충고 감사합니다.
-농담은 좀 농담같이 들어라. 그럼 이만-.
록온이 점프하듯 살랑거리는 움직임으로 그의 옆으로 돌아갔다. 알렐루야는 록온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의전을 해 보는 날이었다. 큐리오스와 듀나메스가 한 팀, 엑시아와 버체가 한 팀으로. 물론 팀 구성을 짠 것은 록온이었다. 며칠 전에 싸웠던 세츠나와 티에리아가 연계플레이를 통해 조금이라도 사이를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스메라기의 각본대로 듀나메스가 멀리서 숨어 저격을 하고, 엑시아와 버체는 듀나메스의 위치를 찾아 듀나메스를 공격하고, 큐리오스는 두 기체를 방어했다. 어느정도까지는 각본에 따른 기계적인 움직임이 필요했다. 덕에 처음에는 훈련이 순조로웠다. 그러나 지구전에 들어가면서 엑시아가 고전하기 시작했고, 버체와 엑시아의 움직임이 점차 손발이 안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알렐루야가 여기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까 하던 차에 재미도 없네, 이딴 걸 해 봐야 무슨 소용이람,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동안은 자신에게 말을 잘 걸지 않던 할렐루야였다. 모의전을 열심히 해 봐야 나중에 미션을 수행할 때 별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다른 인격을 타일러 보았으나 인격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 때 록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큐리오스, 그게 무슨 짓이야!
화면을 보니 큐리오스의 방어망을 뚫고 엑시아가 접근해 있었다. 큐리오스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버체가 쓰러진 큐리오스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 있었다. 할렐루야를 원망해 보았으나 그의 다른 인격은 이미 뇌 속에 숨어서 그를 비웃고 있을 뿐이었다.
알렐루야는 당황했다. 록온이 나무라듯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고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티에리아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럴 때는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그, 그러니까!
-알렐루야 합티즘, 변명은 소용없다.
도대체 이럴 때는 뭐라고 말해야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들어줄까? 알렐루야는 머릿속을 뒤져 자신의 기억에 남아있는 명대사를 입 밖에 꺼내었다.
-돈마이☆!
화면에 떠 있던 건담 세 대가 모두 움직임을 멈추었다. 잠시 후, 끅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옆을 보니 록온이 정말로 배를 움켜쥐고 웃고 있었다.
-알렐루야 합티즘. 헛소리를 할 때가 아니다.
티에리아가 언성을 살짝 높여 잔소리를 시작했고 건너편에 앉아있는 세츠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노골적으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록온은 어느새 웃음을 멈추고 알렐루야를 짐짓 노려보고 있었다.
-그게 거기서 나올 대사가 아니잖아! 너 때문에 나까지 엉망이다. 어떡할래?
-아하하하, 뭐 그렇죠?
록온이 재미있어 해 주어서 기뻤다. 농담이란 무엇보다 들을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웃어주는 맛에 하는 거 아닌가. 알렐루야는 다음번에도 이 사람들이 들어주고 웃어준다면 또 똑같은 말을 해 보겠다고 생각했다. 난생 처음으로 농담에 성공한 날이라고 뇌리에 기록해두려고 하자 할렐루야가 너는 바보냐며 비웃어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그렇게나 기뻤던 것이다.

그리고 훈련을 모니터하려고 모인 선원 전원은 폭소도 아니고 비웃음도 아니고 미소도 아닌 묘한 웃음을 짓고 말았다.

-------------------
제가 생각하는 알렐루야는 바보인 모양입니다.
돈마이☆는 어떻게 번역해야할지, 자신이 없어서 그냥 저렇게 쓰고 말았답니다.

그 뭐냐, 알렐루야가 좀 특이한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게 전부다 록온 한정이에요. 게다가 록온을 굉장히 동경하고 있고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저 녀석은 록온에게 말을 배운 건 아닌가 하고요. 쟤한테 인간사회에 적응할 시간 같은 게 있었겠어요. 여기 와서 사람답게 사는 법을 조금씩 배운 거겠죠.
알렐루야는 왜 저렇게 핀트 안 맞는 농담을 하는가, 를 생각해 보려고 썼는데 뭔가 굉장히 마음에 안 듭니다. 으음.......록온이 록온이 아니고 알렐이가 알렐이가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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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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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더블오 감상.

에 일단 이 애니는 종교애니입니다. 건담천국 불신지옥이라는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지요.
요즘 젊은 것들이 건담과 슈로대와 건프라의 삼위일체를 믿지 않고 하*히니 를*슈니 하는 것들을 섬겨대며 빨간 것이 어째서 세 배 빠른지 알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한 건담교의 상층부에서 몇 년 전 포교애니로 건담시드를 냈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에 절망하지 않고 새로이 포교용 애니를 열심히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 증거로 주인공은 신앙심 깊은 중동 출신 소년으로 건담을 믿어서 목숨을 구원받았습니다. 1화부터 신의 모습으로 강림하신 건담을 보고 주인공은 감동을 받아 건담교에 귀의하고 건담교의 교리를 몸으로 실천하여 외칩니다.
"내가 건담이다."


................농담이고

이하 내용누설이 좀 있는 내용과 인물평이니까 볼 분은 넘어가시고.














폭력을 통한 폭력근절 같은 무슨 이상주의자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은 소리를 해 대길래 일본애들의 파르티잔 활동에 대한 로망이 집약된 작품인 줄 알았어요. (트리니티 블러드에서는 열일곱 먹은 어린 게 파르티잔 대장을 하고 그 이외에도 어쨌건 싸움은 나쁘다며 삽질만 해 대는 여러가지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얘네가 혁명을 못 겪어봐서 혁명에 로망이 좀 있나봐요?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폭력을 통한 폭력근절 같은 소리를 정말 진지하게 하는 놈이 있구나 싶어서 한 번 봤습니다. 미국이 하는 뻘짓도, 현 세계정세도 잘 나와서 웃으면서 봤어요.

그런데 전쟁근절 자체가 떡밥일지도 모르겠어요.
아주 종류며 색깔이 다른 떡밥이 잔뜩이라 모아 놓으니 이거 완전 잔칫상이네요.

폭력으로 전쟁을 근절시켜 보겠다고 세상에 싸움을 건 아이들은 결국 자신들에게 돌아온 전세계의 집중포화를 맞게 됩니다. 세상은 자신들 때문에 단결했지요. 어떻게 보면 자신들의 모순을 통해 뜻을 관철시킨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하지만 계속 단결하리라는 보장은 없고 싸움도 어디에선가 계속됩니다. 그럼 쟤들은 이제 뭘 믿고 사나요,
이 이야기가 나올 시점에서 사고가 터졌지요. 이제 죽은 자의 유지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될 테고, 어디에선가 새로운 이념이 하나쯤 나올 겁니다.

록온 스트라토스 : 가장 어른으로 보이고 또 어른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프톨레마이오스 선내에서 아저씨들 빼고 나면 얘가 제일 어른 같고, 마이스터들의 리더노릇하기에 손색이 없는 애고요. 리더라기보단 알렐루야 말마따나 어린애보기일지도 모르지만요. 어쨌든 동네 형님입니다, 딱. 말은 건들거리면서 하고 옷은 택배기사처럼 입고 (그 조끼 당장 벗지 못할까!) 대충 사는 것 같은데 꼬마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고 조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요. 스물 네 살이라는 나이 치고도 꽤 어른답답니다.
그런데 분명히 어른 맞는데 결정적인 부분에서 트라우마가 있고, 그 부분만 자라지 못한 거예요. 뭐랄까 전족? 다른 데는 모두 록온 스트라토스로 자라서 어른이 되었는데 한 부분만 닐 디란디로 남아서 못 큰 탓에 천벌은 할 일을 다 끝내고 나서 받겠다고 해 놓고선, 자신의 복수를 완료하자마자 더 이상 뭔가 해 볼 힘도 없이 죽어버리고 말았지요. 자라지 못한 부분 주제에 영양분은 제일 많이 필요했던 모양이에요.
건담 뒤나메스를 타는 저격수입니다. 네라이우츠! 라면서 건담을 출격시키는 거 보면서 참 호청년이다 싶었는데 역시 성격 좋은 놈 치고 오래 사는 놈이 없다니까요. 항상 옆구리에 하로를 끼고 다니고, 23화에서 한국, 일본의 수많은 여성들 가슴에 대못을 쳤습니다. 그 결과 네이버에서 록ㅇ까지 치면 록온스트라토스가 완성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알렐루야 합티즘 : 공기 같은 남자. 인혁련(이라니까 80년대 운동권 조직 같잖아요) 출신 개조인간입니다. 개조 중에 인격이 하나 더 생겼는데 그 놈 이름이 할렐루야 입니다. 내심 본 인격은 천주교고 다른 인격은 개신교인가 했습니다. 본인격은 사람 좋고 뭘 죽이는 것에 저항감이 큰 편인데, 폭력적인 성격은 다 다른 인격인 할렐루야가 떠맡고 있습니다. 당신이 지킬앤하이드입니까. 그런 주제에 자신의 과거를 제 손으로 싸그리 없애버리기도 합니다. (할렐루야가 없애라고 종용하긴 합니다만.) 그리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데 남들 전부 대화합의 장을 여는데 혼자 못 끼이게 된 후부터 공기 같은 남자가 되었습니다.
록온을 잘 따르고, 티에리아랑은 친하지는 않지만 잘 지내고 싶어하고, 은근히 세츠나를 귀여워하는 것 같긴 한데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큐리오스를 탑니다. 명 대사로 "아이해브콘트로-ㄹ" "이걸로 희대의 살인자로구나." "돈마이(DON'T MIND)" "건담 마이스터는 혼자가 아니야!" 등등, 셀 수 없는 주옥같은 명대사를 남겼습니다. 대사만 보면 짤없이 개그캐릭터입니다. 제발 쫄티 말고 가끔은 다른 거 좀 입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만히 보니까 슈트 입을 때 속에 검은 쫄티를 입는 것 같던데 그걸 늘 입고 다니나요 알렐루야 합티즘?

세츠나 F 세이에이 : 본명 소란 이브라힘. 중동 소년 주제에 코드네임은 왜 일본이름이죠?
팀의 막내입니다. 자기가 건담인 줄 아는 이상성격의 소유자에 애가 아직 개념이 없어서 한 번씩 형들 뒤통수를 때립니다. 그러다 록온한테 세게 맞았습니다.
좀 더 설명하자면 건담교를 믿습니다. 어려서 자기 부모님도 쏴 죽이고 성전에 참여한 전적이 있는데 거기서 충격받고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천사의 형상을 한 건담을 보고 건담교에 귀의해서 건담을 타는 것, 전쟁을 막는 것 빼고 다른 건 아무 것도 생각 안 하면서 삽니다. 그러다가 한번씩 폭주를 하지요.
지금은 건담을 타면서 자신이 왜 건담을 타는가, 자신이 넘어서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청소년이지요.
건담 엑시아를 탑니다. 명대사로 "나는 건담이다"가 있습니다. 하도 저러니까 이젠 전부 다 포기하고 그래 너 건덕후다. 너만한 건빠가 없다고 인정해 주는 분위기입니다.

티에리아 에데 : 사실 얘가 제일 막내일지도. 누가 봐도 참 아가씨처럼 생겼습니다. 까칠까칠합니다. 베다하고 말고는 협조할 줄 모릅니다. 베다가 내린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르고, 건담 마이스터들의 자격에 대해 깐깐하게 따집니다. 자신은 당연히 건담을 탈 자격이 있다고 믿는데 그게 이 녀석 태생 탓인 듯 합니다. 건담 버체/나드레를 타고, 나드레의 특수능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마이스터입니다. 이것이 인간인가, 등 본인의 정체를 드러내는 말을 종종 남깁니다.
이런 놈한테 록온이 사람을 좋아하는 법을 가르치거든요. 그래서 티에리아는 사람과 친해지고 사람과 말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런데 그래놓고 록온이 죽습니다.

저는 저기에서 베풀 줄만 알고 받을 줄 모르는 썩을 놈한테 정 주는 게 미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만 제작진이 록온을 양분 삼아 아이들을 기르고 세상을 바꿀 결심을 한 모양이라 처음부터 들인 공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밟고 죽으라고 작정하고 깔아놓은 지뢰 안 밟을 자신 있으신가요.

아무튼 간만에 볼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이런 작품에서는 먼저 싸움을 건 쪽이 붕괴되는 게 맛이죠.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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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가 좀 있긴 있는데 요새 록온 스트라토스 모르는 사람도 있나요.







그리고 다들 낚여주지도 않으니 내가 네타 좀 한들 무슨 장애가 되겠습니까.







그래도 간격 좀 띄우고.................................................


록온 스트라토스 이, 이, 이 어린 놈이!!!
이 천하에 쓸모 없는 것아, 보상해 주지도 못할 애정은 왜 뿌리고 다녀!

내가 하로 쓰다듬을 때 헉 했다가 세츠나 달려올때부터 막 심란하더니
결국 록온록온록온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엔딩에서 재붕괴당했다. 이 나쁜 놈.

자세한 감상은 다음에 쓰겠습니다. 지금 마음이 허해서 아까 사 놓고 마시던 술병도 눈에 안 들어와요, 젠장!
(오해 없으시길. 저 술은 올해도 목련이며 매화며 벚꽃이며 진달래며 예쁘게 핀 걸 축하하기 위해 마시는 겁니다.)

하여간 저러고 죽는 놈이 제일 나쁜 놈이에요.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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