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오'에 해당되는 글 112건

  1. 2009.06.01 온리전 후기 8
  2. 2009.05.05 [더블오]질투는 나의 힘, 폭풍의 언덕
  3. 2009.05.05 [더블오]반점 받고 분식
  4. 2009.05.02 드디어 해 보았습니다.
  5. 2009.04.29 [더블오]록온 생각 4
  6. 2009.04.27 [더블오]우리 오빠와 화로
  7. 2009.04.24 드디어 써 보는 25화 감상
  8. 2009.04.21 [더블오]반점 2
  9. 2009.04.18 L 모 님께 4
  10. 2009.04.01 [더블오]갭 8
  11. 2009.04.01 이오리아 영감, 설마
  12. 2009.03.31 결심했습니다. 6
  13. 2009.03.29 .......
  14. 2009.03.29 25화 감상 2
  15. 2009.03.29 [더블오]격동 300년 4

온리전 후기

더블오 2009. 6. 1. 07:33

우리 세이에이교를 섬기는 자매님들 안녕하십니까. 어제 입교한 유안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 하루 세 번 세이에이 사마를 외쳐봅시다.

테이큰 님은 일 때문에 밤을 새고 오셨고, 저는 일주일 뺑뺑이 돌고 마침 생리 시작하는 바람에 컨디션이 개판이라, 어제 한 모든 뻘짓의 책임은 날짜 하나 못 맞추는 멍청한 제 몸한테 물어주십쇼. 리린 님 좋은 거 챙겨주셨는데 정말 죄송하고요 테이큰 님 잘 못 챙겨드려 죄송하고 집에 가는 차시간 제대로 못 맞춰 정말 죄송합니다. 어제 뛰시게 해서;; 게다가 스토커 인증은 또 얼마나 했냐고;; 못 보시겠지만 L3님(수정했습니다.) 다른 모님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DT 건은 정말로 부러웠습니다.
그러고보니 또 뻘짓 했어......책에 사인 안 받아 왔네요.  다음에 해 달라고 들고 가서 조르면 해 주시려나.

즐거운 마음으로 기차 안에서 클루 보고 뿜고 북오프 가서 책구경 하고, 행사장에서 또 남 부스 내 부스인 양 책 팔면서 앉아있기 놀이하고, 이따 클루하러 먼저 가신 키사라 님 지벨 님 원이 님 테이큰 님이랑 합류해서 같이 게임 좀 하다 잘 놀고 집에 왔습니다. 요약하자면 그래요. 아니 그게 빈혈증상 때문에 행사장에서 좀 퍼져 있느라고요. 1시 반 이후엔 무대 앞에서 퍼져 있었습니다. 무대에 쭈그리고 앉아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놀이 하고......(예 : 내가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 책 많이 팔려면 잘 써야 하잖아? 그런데 난 잘 못 쓰고 잘 안 쓰잖아.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그 와중에 맥주는 잘 넘어가니 그것도 인체의 신비. 저 평소엔 그렇게 안 마십니다 정말입니다. 저 잘 안 마셔요. 물론 주류를 사랑하는 건 맞습니다. 한 주간 구르다보니 제정신이 아니었나보아요.

아무튼 모오든 뻘짓은 제 탓이지만 클루할 때 그거 뽑은 건 제 탓이 아닙니다. 잠시 신내림을 받은 것 뿐. 왜 다들 절 노려보고 제 목을 조르고 싶어하시냐고요오.

아무튼 좋아하는 작가들 책도 챙겼으므로 소비자로서 대만족입니다.

원이 님 처음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먼저 알아봐주시고 인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재밌었어요. 처음 뵙는데도 어색하지 않고.......다음에 또 뵙게 되면 그 때도 같이 놀아요.

보자마자 클루 아이디어 냈다고 버럭하신 키사라 님 잊지 않겠습니다.......라기보다 그래요 님이 최강공이고 도S고 먹이사슬의 정점. 표지 보고 굴렀습니다. 그 그그거, 주기도문이랑 사도신경 그거 뭐예요? 그리고 지벨님 예약할 때 개그라면서요? 개그라면서요? 개그라면서요? KISARA 님은 확실히 개그라 그겁니까 그런 거예요? 책 보다가 뿜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개그 맞다는 건 인정해요.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어느 분이 쓰신 건지 지금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핏.

토끼 님 존잘에 네임드......토끼님은 모든 것이 표지의 공인 듯 말씀하셨지만요, 물론 표지가 크게 작용한 점 인정하지만 표지만 예쁘고 글 안 좋으면 그 부수 안 나갑니다. 독자인 제가 보증해요. 8월 서플에 부스 신청 꼭 성공하시길.
리린 님께는 드릴 말씀이 없어서; 잘못했습니다. (넙죽) 다시 안 찾아주셔도 괜찮습니다! 제가 실수해서 그런 걸요. 이번 책은 참 예뻤습니다. 그리고 추천사.......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음, 매번 부스에서 잘 놀다 갑니다. 갈 때마다 부스에 죽치고 앉아서 내부스놀이하고 놀아요. 행사장 갈 때 마다 즐거워요.

그리고 존잘 Viai. 건담순문학연구회 아이디어 좋다. (그러게 건담 파면서 예이츠는 왜 파고 기형도는 왜 건드리고 로르카는 또 왜 잡았냐 물으시면 할 말은 없지요.)
너 가고 나서 나는 어제 너 낚은 걸로 우폭하고 다녔어. 내가 더블오 동인질 하면서 우폭할 게 두 갠데 하나는 김라일이고 하나는 동인생 유래 없는 낚시 성공이야. 사람들이 그건 우폭해도 된대. (으쓱으쓱) 평생 우폭할 거 없는 인생이었는데 그런 거 생기니까 되게 좋다.

테이큰 님 클루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간식제공하고 장소제공하고 파푸와 해적번역본도 보여드릴 테니 와서 게임을 제작해 주십시오. 더블오 게임계의 존잘이 되시는 겁니다.
그리고.....차 시간 계산 잘못해서 뛰시게 했군요 다음에 또 같이 갈 일 생기면 그런 일 없게 잘 할게요.

언니 저 책 열심히 쓸게요. 제가 쓰고 싶은 건 이미 대다수가 책으로 나왔지만 그래도 쓸 거예요. 그리고 우리 건담시집, 추천사 받아내서 참 잘 되었지 뭐예요. 꼭 열심히 합시다.

덧 : 리린 님 책 읽었습니다.
모든 기력을 상실했습니다. 대답이 없습니다. 시체인 모양입니다. 찾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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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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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둘이 밥 먹으면서 잘 놀았습니다. 요즈음 저희의 붐은 기형도이지요. 하필 피아가 기형도 시집을 들고 온게 문제였습니다. (그 애가 기형도의 빈집을 가지고 뭘 쓸 계획이었다더군요.)

이것은 윈디 언니 작품입니다.






사악하죠? 그래서 저는 답으로 이걸 패러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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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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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밥 먹다 나온 매운 떡볶이에 생각이 났습니다. 트랙백이 안 걸리네요......이 글을 읽고 읽으시면 아마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저번에 짜장면이라는 세상의 악의가 들어 있는 국수를 먹고 교관님에겐 비웃음당하고 밀레이나한테까지 동정어린 시선을 받은 김라일 라일 디란디 , 계란 한 판. 연장자의 체면이고 뭣이고 애초에 애한테 목줄 잡혀 끌려왔을 때 부터 없었지만 가끔은 억울했다. 20대 초반 솜털 보송보송한 애ㅅ......아니 애라고 부르기 힘든 구석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무어든 간에 지고는 못 사는 게 남자. 쓸 데 없는 데서 오기를 부리는 시점에서 계란 한 판이 아깝다는 건 뭐 그냥 넘어 가고 다 큰 어른이 왜 그러냐면 그게 세상 이치라고 치자. 세상의 악의는 원래 그런 오묘한 데서 시작하는 법이다.

-이것은?
드물게 세츠나가 말을 잃고 접시를 쳐다보았다.
-이거? 저번에 그 인혁련 전통 요리 고마워서. 보답으로 좀 찾아봤어.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보내는 라일 디란디. 접시 위엔 무언가 붉은 소스가 가득 담겨 있었고 그 안엔 파스타의 일종인지 손가락 만한 하얗고 길쭉한 무언가가 소스 사이에 들어있었다. 익은 양배추와, 넓적한 가공식품인 듯한 무언가와 삶은 계란, 당근도.
-그거 떡볶이란 거래. 그 나라 애들이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라더라. 맛있게 먹어.
그리고 죽도록 맵고 먹기 힘들다더라. 저번에 날 엿먹였다 이거지, 어디 너도 한 번 당해봐라. 나 라일 디란디 지고는 못 산다. 회심의 미소를 날리자, 접시를 보며 한참 뭔가를 생각하듯 침묵하던 세츠나가 갑자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쓸 데 없는 복수심까지 형을 닮았나.
허를 찔려 굳은 라일이 아무 말도 못 하는 동안 세츠나는 포크를 들어 떡이라는 것을 집어 입에 넣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씹어 삼키고, 양배추에 당근까지 한 입 먹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맛있다. 고맙게 먹으마.
라일 디란디의 얼굴이 확 구겨졌다. 죽도록 매워서 먹기 힘들 거랬잖아 티에리아 교관님!
우적우적 말 없이, 아주 빠른 속도로 먹기만 하는 세츠나를 보고 혹시나 해서 한 입 입에 넣었다 우선 죽도록 매운 맛에 경악하고 질겨서 씹기도 힘든 촉감에 놀란 라일에게 묵념을. 그리고 매워 죽겠지만 근성으로 근엄하게 버티는 건담님세츠나에게 박수를.
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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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생각하던 건데, 제 취향도 참 일관성이 있어요.
알렐루야가 중국과 러시아 혼혈이라는 말을 들은 제 머릿속에선, 슬라브계 남자라 상체 근육이 좋았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부터 어쩐지 묘하게 내성적이더라는 생각까지 별 게 다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출신 독일 뮤지컬 배우 올렉 빈닉 씨를 아신다면 제 말을 이해하실 거예요.


이렇게 리터칭하면

전부터 해 보고 싶었는데 손이 안 가다가 연휴를 맞이하여 한 번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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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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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더블오로 이것저것 하는 데 재미 들리신 윈디 언니가 요런 것을 내놓으셨습니다.
이래 놓고 저보고 쓰는 글마다 염장이라고 뭐라고 하십니다 흥핏쳇. 저는 많이 억울합니다.

저는 원문 보고 기껏 생각한 게 나는 너를 위해 리본즈 뒤통수를 때렸지 나의 티에리아 이런 거 정도였다고요 흥.
그나저나 저거 찾아보면 시는 참 좋죠. 연시가 아닌 거 같은데 연시로 읽으면 굉장히 무시무시하군요. 이래서 시인이란.
예전에 글 쓰는 것들은 죄다 지옥에 떨어질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못 쓰는 사람들은 아마존 밀림이랑 에너지랑 낭비한 벌로 지옥에 떨어지고 잘 쓰는 사람들은 글로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 죄로 지옥에 떨어지고. 중독되게 만드는 것도 죄는 죕니다......중독당한 게 죄라고요 아 네 압니다 낚인 게 바보죠.
이래도 지옥가고 저래도 지옥가는 거 기왕이면 잘 써서 지옥가면 좋지 않겠나 싶었지만 어린 날의 치기 어린 꿈이었을 뿐이고. (먼산)

그래서 언니에게 답해드리는 의미에서 저는 기형도를 골랐습니다. 무난하게 엄마 걱정.


예이츠에 이어 브레히트를 읽었고 그 다음으로 릴케를 읽어야 하는게 아닌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나날입니다.
그러고보면 알렐루야는 진짜 윤동주 하나면 되니 너무 좋아요. 정말이에요. 윤동주 시집엔 순이라는 미지의 아가씨 이야기도 나온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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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가 단순하니 참 재밌단 말이죠. 임화는 한 떨기 꽃.......이 아니고!!!! 저 시만 교과서에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는........저게 그나마 시로 보이기 때문이리라고 생각합니다. 메이데이 어쩌고 하는 것도 봐줄 만 했어요. 나머지는 아 이 썩을 놈들이 문학이랑 삐라를 구분을 못 해서!!!!

흠흠, 죄송합니다. 아무튼 저기서 우리 피오닐 어쩌고 하는 대목을 세츠나를 보면 가끔 생각해요. 록온 때문인 듯.
그래서 저걸 베이스로 써 봤습니다.


개그를 추구했습니다. 정말입니다? 안 웃겨서 죄송하지만요. 아니 이거 뿌듯하게 호롱불 아래서 볼레로 바느질하는 티에리아 상상하면 웃겨요 정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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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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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서야 더블오 25화를 다시 봤습니다.

저 처음에 봤을 떄 전반 15분은 정말 숨도 못 쉬고 지켜봤거든요. 다시 봐도 두근거리던데요, 리본즈와 세츠나의 접전. 아버지 죽이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성인이 될 수 없는 법이죠. 전 이 작품을 성장물로서도 상당히 즐겁게 봤거든요. 지금까지 믿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새로 태어나는 거- 그거 제법 오래된 소년성장물의 도식 아닙니까.
게다가 하필 엑시아. 드라마CD에서 그랬잖아요. 건담을 구축하는 건담 엑시아. 쿠로다가 이런 걸 일부러 흘렸을 리가 없죠. 새삼 그 악랄함에 치를 떨며, 참 즐겁게 봤습니다. 엑시아가 자신의 신이었던 오건담의 목을 뚫는 장면 진짜 마음에 들었어요.
(물론 퍼스트건담을 보고 있는 입장에선 다시 보니까 30년만에 건담 탄 소감이 어떠시오 아무로,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티에리아는 인간도 이노베이드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어요. 게다가 자신의 어미오리인 베다가 되었으니 얼마나 잘 성장했습니까. 1기의 티에리아가 남고생 같다는 소리가 괜한 게 아니었어요. 세상을 눈 아래에 깔고 보는 거, 오만한 10대나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세상 무섭다는 말을 이해하는 고등학생 봤습니까.) 그런 거대한 에고, 거기에 걸맞는 신경질적이기까지 한 결벽증, 결국 어리니까 그런 거죠. 멘토를 잘 만났어요. 멘토가 충격요법을 좀 과하게 시전하시긴 했지만. 록온이 보는 눈이 있었죠. 쟤가 원래 자질이 괜찮은 앤데 어려서 걸핏하면 버럭대는 걸 알아본 걸지도. 남고생 시절을 거쳐 이제 티에리아도 진짜 어른이 된거죠. 무려 육신을 바꿔서.
딱 정-반-합 구도지 않나요? 난 인간이 아니야- 나는 인간이야- 나는 베다요 우주요(...) 아니 이건 농담이고요;

저는 더블오에서 가장 마음이 편했던 게 사지는 조용히 잘 살게 될 거라는 점이었어요. 끝내 그 미친놈들 집단에 투신 안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전 절대 사지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지가 무기를 잡고 일어나는 순간이 저 동네에 망조가 드는 순간입니다. 실제로 자기 행복이 무너지려는 순간에는 무기를 들었고요. (더블오라이저) 민간인이 손에 짱돌이랑 소주병으로 만든 화염병 드는 나라가 정상입니까? 우리 일본인 아니고 한국인이잖아요. 우리는 저거 보고 고개 끄덕거릴 수 있어요. 민간인이 손에 무기 든 비극적인 역사가 없는 나라 아니잖아요.
우리와 같은 민간인 사지 크로스로드가, 주위에 무관심하고 조금 비겁하기도 한 소시민이 세상에 짱돌(치고는 좀 사이즈가 크죠?)을 들고 달려드는 인간들을 이해하는 순간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모순은 있지만, 그들을 인정해 주었어요. 긍정이 아니고 인정.
그런 일을 겪고도 끝끝내 사지는 소시민으로 남아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그런 장면을 보여준 것 만으로도 저한텐 의의가 있습니다.

이 작품의 다성성이 마음에 들어요. 역시 21세기라 그런가. 다성성이란 게 한 작품 내에 여러 가지 목소리가 등장한다는 건데, 당장 주인공인 세츠나의 목소리가 정의가 아니잖아요. 세츠나의 방법일 뿐. 이 작품은 마리나의 목소리도 사지의 목소리도 동등하게 다루고 있어요. 14화부터 농담으로라도 마리나를 거지공주라고는 부를 수 없었거든요. 공기히로인이라고도 못 부르겠고. 마리나의 노래는 그냥저냥 지나가는 노래가 아니었잖아요. 그녀가 다시 아자디스탄을 일으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고 그녀가 끝끝내 싸우지 않고도 싸움을 하는 방식이었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요. 끝까지 자기 의지 관철시키는 거 보통 어려운 게 아니잖아요. 마지막에 굉장히 시원스러운 얼굴로 웃는 걸 보니 이 분도 전장을 구르면서 많이 성장하셨구나 싶고- 애초에 어른이긴 했지만요.
그래서 마리나의 편지는 인상깊었습니다. 세츠나가 1기 마지막에서 편지했잖아요. 세상 왜 이렇냐고. 거기에 대한 답이 2기 마지막에 나오는 것도 꽤나. 서로 이해하고 있지만 가는 길은 다르다는 것까지도. 저 분은 진짜 히로인이 맞아요. 이 작품의 여자주인공이니까.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다성성이 드러난 작품은 참 오랜만이에요.

록온즈는.......됐어요. 그냥 동인지나 쓸래요. 라일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면서 죽은 게 닐인데 동생이란 놈은 형 뒤를 고대로 이었어요. 와 록온 스트라토스가 된 라일이 기체에 총 박아넣고 쏘는 장면에선 이 놈이 그 라일 맞나 싶더라니까요; 그래봐야 라일 디란디지만 뭐. 형의 뒤를 잇는 게 저 놈이 어른이 되는 방식이라니 뭡니까 이거, 형님이 빨치산하다 죽으니까 다니던 대학에서 삐라 만들고 운동하다가 화끈하게 방향전환해서 지리산에 짱박힌 동생? 무서우니까 그만 좀 하라고 그래요.
굳이 추가하자면 닐 디란디 당장 와서 꿇어라 누나한테 열 대만 맞자. 이 정도? 이 작품 부제는 록온스트라토스傳입니다. 히로인 소리도 괜한 게 아니에요. 세츠나의 이야기 다음으로 미친 듯 공을 들였잖아요 주인공도 아닌 애들을;

근데 진짜 알렐루야 어쩔 겁니까. 이러니까 어디 가서 건담 스루라는 소리를 듣죠! 2기 와서 떡밥의 희생양이 된 듯한 저 할렐루야를 어쩝니까. 알렐루야로 할 이야기가 저 정도가 아니었을텐데 분명히!
그리고 전, 알렐루야는 아직 속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리랑 하는 여행은 일종의 순례? 저 애는 인생이 속죄겠죠. 마리가 이름 참 잘 지었어요......하지만 속죄한다는 게 손 씻는 거랑 동의어는 아니라는 점이 포인트. 분명히 돌아옵니다. 다른 데서 속죄할 수 없어요 쟤는.

그리고 그레이엄. ......저 사람의 이야기도 굉장히 중요할텐데, 어쩜 저렇게 그 중요함이 무색할만큼 스루하고 넘어가 버릴 수 있는 겁니까 너무했어요. 기존체제의 수호자였다가 확 나락에 떨어진 후의 이야기도 제대로 해 줘야!!!

사실 엔딩 보면서 뿜었던 거 쿠로다한테 살짝 미안해질 정도로 재미있게 잘 봤어요. 제가 마음에 들어했던 부분은 잘 남아있었고요. (사지나 마리나나.) 1년간 참 즐거웠습니다.

그렇지만 완급 조절 실패, 라고 해야 할까, 캐릭터를 다 풀어먹지 못해 아쉽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했다 다 보여주지 못한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만큼 스루한 건 지금도 많이 아쉽습니다. 잘 할 수 있는 아이가 기대에 못 미칠 때 이런 기분이 들겠죠. 어쨌건 애니에서 시작한 건 애니에서 끝을 내 주는 게 좋지 않겠어요. 알았어 그래 노벨라이즈 보면 될 거 아니냐고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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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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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기 싫었던 저는 이런 걸 생각했습니다.

저기, 세츠나가 어린애입맛이잖아요? 핫도그나 먹고. 그런데 사실 핫도그 먹는 거 보면 종교 버린 거 보여주고 싶었던 거 같기도 하거든요. (규범에 맞게 도축된 것도 아니고 무려 돼지고기)  돼지고기는 안 되잖아요. 그런데 세츠나는 돼지 좋아할 거 같고. 그래서 인혁련 소속 모 반도국에 와서 짜장면 먹는 세츠나를 망상했습니다.

-이 음식은 이런 곳에서 먹어야 가장 맛있다고 한다.
세츠나는 어디서 배웠는지 능숙하게 젓가락질을 하며-현지인으로 위장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아이였다.-면을 비비고 있었다. 검고 기름진 소스가 면에 묻어났다. 채소와 고기를 볶아넣은 듯, 돼지기름 냄새가 사방에 진동했다. 그리고 식초냄새가 진동하는, 얇게 썬 반달모양의 채소와 양파가 검은 소스와 함께 놓여있었다. 식전 전채인가 하고 입에 물어 봤다 후회했다. 식초에 절인 무였다. 그 옆에는 양념통이 세 개-무언지 확인해 볼 마음도 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붉은 장식을 한 가게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는 듯도 했다. 인혁련 전래의 글자라는 괴상한 문자가 벽에 붙어있었고-세츠나에게 묻자 입춘대길이라고 읽는다고 했다. 그건 또 무슨 뜻인데?- 벽에 붙은 긴 메뉴판은 네모지게 생긴 글씨로 읽을 수 없는 메뉴 이름이 주욱 적혀있었다. 아무 말 없이 따라오라며 사람을 데려오더니 마음대로 이상한 국수를 주문하고, 난 젓가락질 할 줄 모른단 말이다....... 젓가락을 들고 부들부들 거리던 라일은 항의했다.
-야, 하필 여기냐?
-여기가 어떤가. 면 불어터지니 어서 먹어라.
세츠나는 오늘도 근엄했다. 예, 어련하시겠어요. 그렇지만 난 얌전히 못 먹겠다 어쩔래. 라일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는 빡빡 머리를 깎고, 세월의 변화에 뒤쳐진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몇몇 있었고 검은 색 국수를 먹고 있었다. 하나같이 짐보따리를 끌어안고 있었다. 옆에선 희고 네모진 뭔가를 손에 들고 훌쩍이는 노모, 그 앞에선 화를 내며 국수 먹는 남자를 노려보는 여자........
-짜장면은 교도소 앞이 제일 맛있다고 들었다.
그렇다고 테러리스트가 교도소 앞에서 밥을 먹냐? 뭐 하는 짓인데? 전직 카탈론 멤버이자 현직 테러리스트는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청년을 노려보았다.
-짜장면은 또 뭔데?
들은 척도 않고 세츠나는 하던 말만 계속했다.
-이 나라에선 300년전부터 교도소에서 출소한 사람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 짜장면이었다고 한다. 이 나라만의 독특한 국수지. 그래서 교도소 앞 짜장면집은 다 맛있다고 한다. 이 집은 대대로 교도소 앞에서 짜장면을 팔았다고 한다.어서 먹어라.
아, 그렇구나. 자신이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었던 것을 먹여주려는 배려였던 거다. 어느새 자신의 면을 다 비빈 세츠나는 언제 봐도 대인배다운 근엄한 얼굴로 라일의 그릇을 당겨와 면을 비벼주었다. 야, 그거 내 거........하던 라일은 입을 꾹 다물고 세츠나의 손만 쳐다보았다,주위를 둘러보니 면을 비벼주는 쪽은 모두 형이거나 아버지거나, 혹은 애인이었고 면을 비비는 상대를 보며 어쩜 잘 비비기도 하지 하며 감탄하는 쪽은 어린 동생이거나 아이거나 뭐 그랬다는 건 넘어가자.

세츠나가 열심히 비벼준 국수는, 짭짤하고 달고 기름졌다.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맛이었다. 남기지 말고 먹으라는 세츠나의 말을 들으며 라일은 뭔가 좀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뭐 어떠랴. 눈 앞의 청년이 보여주는 무뚝뚝한 배려는 기꺼웠다.

잠시후 젖소마냥 검은 얼룩을 온 얼굴에 묻히고 라일이 귀함하자마자 베다는 풋, 웃음소리만 남기고 접속을 종료했다는 건 비밀이고. 얼룩을 지우겠다고 허둥대는 라일의 얼굴에 묻은 것을 세츠나가 입으로 닦아준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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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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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모 님께

더블오/2차창작 2009. 4. 18. 23:43
쓰신 글을 읽고, 마음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한 쪽 푸딩이 살짝 뭉개지게 한다는 게 그만 왕창 뭉개지고 말았네요 흑흑. 게다가 폰카라 색감마저 안 좋아......원래는 더 선명한 빨간색에 더 선명한 분홍색이었는데 다른 사진은 없어요 흑흑.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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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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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오]갭

2009. 4. 1. 20:32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나 25화 하기 전에 아서 클라크의 낙원의 샘 좋다고 추천받았다.
궤도엘리베이터가 나오기에 읽으셨는데 좋았다던가.....................................

이오리아 슈헨베르그. 고전 SF 빠이며 아서 클라크를 숭앙하여 인생을 바쳐 그의 소설을 현실화하는 프로젝트 실행. 그거냐? 설마하니 이거 전세계 규모로 덕질한 한 오타쿠의 이야기야? 근데 오타쿠질 잘못 해서 다른 오타쿠들에게 나의 클라크땅은 그러치 안타능! 하며 욕먹는 이야기냐?
(극장판이 저러면 진짜 만우절 개그겠다.)

아무튼 닥치고 SF를 읽겠습니다. 아서 C 클라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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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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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서 클라크 선생의 유년기의 종말을 찾아읽어야 할 거 같습니다.
이 작자들이 애니 만드는 척 하면서 지들이 좋아하는 고전 홍보용 영상자료를 만들었다 이거죠?
(정작 유년기의 끝이라는 제목 들은 건 10년도 더 전. 고등학교 땐 책을 못 찾아서 못 읽었고 대학 가서 도서관 가면 찾아봐야지 했다가 은영전에 발목 잡혀 패배함.)

아무래도 카탈론과 라일 디란디와 제작진이 죄다 스루하고 넘긴 것과 알렐루야와 할렐루야 뭐 기타등등 기타등등에 대해, 지금도 납득이 가다가도 어어 싶다가도 이해가 안 가는 그런 것들에 대해
우리더러 팬픽으로 써서 알아서 뇌내보강한 다음 극장판을 기다리라는 소리인 듯 합니다. 우리가 안 썼으니까 너네가 알아서 쓰라 그거인 겁니다 분명해요!
죄값? 그건 원래 언제 어떻게 받을지 모르는 거잖아요. 인과응보란 게 바로바로 피드백이 돌아오는 거랍디까. 팬픽에서라도 죽도록 구르면 죄값 받는 거라고 제작진이 믿을지 알게 뭡니까.
분명히 우리에게 뭔가 바라는 게 있는겁니다. 1년간 알아서 열심히 쓰고 쓰고 그리고 그리라 이거죠. 오냐 소원대로 해 주마. 내가 1년 전에 1기 23화 보면서 이건 하고 성불한다고 결심한 게 하나 있거든?

열심히 구멍을 메꾸고, 극장판을 본 다음에 그래도 개판이거들랑.......레이드 뜨러 갈 거예요. A4 종이 한 뭉치 들고 가게요. 종이에 베이면 되게 기분나쁘게 따갑잖아요? 손을 슥슥 썰어주겠어요,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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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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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블오/감상 2009. 3. 29. 20:02

저녁 먹으면서 생각해 봤는데 이 뜬금없는 전개를 이해할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극장판에서 그 엔딩까지 가기까지 뭔 일이 났는지 설명해 주면 그래도 한 번 더 생각해 보지요. 전 관대하답니다.
아니면 극장판에서 완벽하게 정리를 하던가요.

허무하고 허무합니다. 내려가서 책이나 읽을래요.

-------------------------------------------
사실 전 이런 엔딩에 익숙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밍이 이짓을 한 두번 했어야 말이죠. 아는 분은 아실 '가자, 미카즈키'사건이나 진짜 뒷골 때리는 라스트 보스가 나왔던 파푸와나 기타등등. 어지간한 엔딩은 다 봐줄 수 있어요. 정말입니다. 저 코드기어스 엔딩도 납득했어요. 마크로스도 아밍에 비하면 양호합니다. 아밍의 역작 탬버린이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그 엔딩을 모르면 말을 말아요.

그런데 더블오에서 이렇게 힘을 뺀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납득을 못 하겠어요.
확실히 군부는 정상이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군인이죠. 결혼 같은 평화적 제스처를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미스터 무(...) 아니 아무튼 그레이엄이 정상적인 인간이 된 것만 봐도 그렇고 책임자가 일본식으로 책임지고 배도 갈랐고. 그것만 해도 저 세계는 굉장히 많은 왜곡을 해결했다고 봅니다. 아자디스탄도 평화롭고요.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희망이 생긴 게 어딥니까. 애들이 총을 안 들고 웃고 있어요! 세츠나가 그걸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일입니다. 세츠나는 자기 같은 아이들이 안 생기는 세상을 바랐잖아요.
알렐루야도 변호를 듣고 나니 납득이 가고요. 걔 1기에서 마약밭 불태웠잖아요. 이제 본인이 화전민이 되어 보고 그 틈에서 살아 보면 자기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묘비에서 인사하는 거, 라일의 각오를 보여주는 방법이죠. 무덤 좋잖아요. 지구에서 잠든 아뉴 하며 형 무덤에 성묘 온 라일이며.
세계 도처에 널린 이노베이터? 이제 그 짓 안 하고 잘 살겠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어요.
깔끔하게 정리 잘 했습니다. 맞아요. 1기 1화에서 이오리아 영감의 뭣 같은 선언이 나오던 그 자리에서 세계정부 출범 선언이 나왔습니다. 저 그 장면 의미깊게 봤어요.

다만 제가 어제 막 짜증을 내면서 메신저에서 이를 간 것은.......
제가 더블오에서 아밍식 뒤통수맞기를 당할 줄 몰라서 그랬습니다. 저 정말 찡한 마음으로 봤단 말이에요 5시 15분까지. 그런데 제가 납득할 만한 게 없었던 거예요. 도대체 이거 어떻게 정리한 건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엔 1기에서 스스로 파괴한 세상을 2기에서 재구축했으니 이제 죄값을 치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얘가 또 무력근절하겠다면서 함에 타고 있는 거예요 근엄하게. 거기서부터 혼란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저런 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해요. 싸움이 없어지지 않으리라는 상징이고 그래서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간 듯 보이지만 저거 원점은 아니죠. 원점일 리 없어요. 인류는 무력개입이라는 것을 경험했고, 독재를 경험했고, 신인류 개조계획을 경험했습니다. 한 번 뭔가 겪어보고 돌아간 과거가 절대로 원점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감독도 그 이야길 하고 싶었을 거예요. 싸움 없는 세계는 있을 수 없다고. 마지막에 근엄하게 서서 톨레미를 지휘하는 포즈이던 세츠나가 들은 답이 그것이겠죠.
지금 생각하면, 글로 정리하면 마음에 드는 건 참 많은데 그래도 허무했어요. 대체 뭘 본 건가 싶고. 이거 탈덕하란 신의 계시인가 싶고. 너무 생각을 많이 해서, 그래서 끝나고 나니까 허무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폭이라고도 부르죠. 아무튼, 그랬습니다. 그랬죠.
한 마디로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이겁니다. 이제 제가 어제 느꼈던 게 뭔지 좀 알겠네요. 가지스파게티를 만들었는데 가지가 없을 때 느꼈던 그 기분 같기도 하고 나한테 작업 걸던 인간이 양다리 걸쳤을 때 느꼈던 감정 같기도 하고. 이거 세츠나가 정의의 편이란 말이냐 쿠오오 욕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니까 말이에요. 이 불친절한 인간들.

그래도 그 허무한 정리는 좀, 지금도 좀 많이, 그래요.

하룻밤 자고 나니까 마음정리가 되었습니다. 충공깽이나 현시창 같은 건 아니었어요. 저는 제가 생각해도 참 관대한 여자인 거 같습니다.
게다가 성불할 좋을 기회가 생겨서 기쁘네요. 이제 깔끔하게 회지 하나 내고 더블오에 대해 할 말을 모두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저의 더블오 버닝은 이제 슬슬 끝을 낼 때가 되었어요. 잘 불탔으니 잘 완결짓고 싶었는데 그 점 기대에 못 미쳐서 아쉬웠나 봅니다.
물론 록온 스트라토스 이야기는 정말로 훌륭히 완결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것만 납득이 가니까 더 황당한 거예요. 캐릭터만 파려고 한 거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냐면 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그냥 그랬다고요.

----------------------------------

20시간이 지난 지금, 그래도 이만하면 괜찮았지. 음. 하면서 납득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쪽팔림에 몸부림치다 혼자 이런 증상을 겪는 거 아닌 거 알고 안심했습니다.

탈덕은 면했으니 이거 다행인지 불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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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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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감상

더블오/감상 2009. 3. 29. 17:34

끝나고 나니 개운한데요. 지금 슬슬 화가 난단 말입니다.
사실 저 결말 좀 더 생각해봐야 겠는데......아직 쟤들에게 뭔가 남아있긴 하단 말인가요; 극장판에서 마무리지어주리라 기대하겠습니다. 안 하면 제가 저것들을 죽일지도 몰라요.
유리재떨이가 필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레이드 뜨게 될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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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벨 님 리퀘입니다.
제가 개그라도 하면서 이 압박감을 견뎌야지 다른 수가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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